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표 '비전2030' 순항…ESG 투자 가속
ESG 경영성과 업계 최고 수준 유지
장기적 경쟁력 위해 전략적 비용 감수
지속가능연계대출(SLL) 등 재무 전략 기대
공개 2025-08-06 06:00:00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홀딩스 회장이 제시한 비전2030이 순항하고 있다. 2021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불과 5년 만에 주요 계열사들이 우수한 ESG 평가를 받으면서 장기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실적과 ESG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현대백화점홀딩스)
 
ESG 중심 질적 성장 ‘안착’...주요 계열사 성과 도드라져
 
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주요 ESG 평가 기관으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연이어 받으며 ESG 중심의 경영 전략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상반기 ‘ESG 베스트 기업 100’에 현대홈쇼핑(057050)현대백화점(069960)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 등 주요 상장 계열사 6곳이 포함됐다. 특히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 앞서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의 평가에서도 현대백화점그룹 12개 계열사 중 10곳이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통합 A+를 획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주회사 중심의 ESG 협의체를 운영해 각 계열사의 부족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 각 부문에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전략을 실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20년 이전 일부 항목에서 B등급을 받으며 ESG 경영 미흡 지적을 받았으나, 창립 50주년을 맞아 정 회장이 지난 2021년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경영 평가에 ESG 항목을 도입하면서 빠르게 개선됐다. 재계에서는 보수적인 그룹 문화에서 벗어나 유통업계 ESG 성과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최남수 서정대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ESG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CEO 등 경영자가 그룹의 전략과 체질 개선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CEO의 진정성 있는 리더십과 조직원들의 공감이 필수적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ESG 등급만 집중하는 ESG 워싱으로 흐를 수 있다"고 강조조했다.
 
최 교수는 이어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처럼) 결국에는 1~2년의 단기적 성과보다는 최소 5년 이상 장기적 관점의 기업 가치 상승을 목표로 ESG 경영성과를 이뤄야 하는데 기업 경영자의 추진력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전략적 투자 ESG 경영 안정화…5년 내 매출 40조 목표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인수합병(M&A) 후폭풍, 면세업 악화 등으로 최근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23년 398억원, 지난해 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ESG 관련 비용은 오히려 확대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다.
 
현대백화점은 지속가능연계대출(SLL)을 통해 ESG 성과와 연계된 금융비용 절감 전략을 기대 중이다. 실현된다면 기준금리 대비 최대 0.15%포인트 금리인하 효과를 통해 연간 약 3억원대의 금융비용 절감으로 ESG 투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회사는 탄소중립을 위한 설비 투자에도 매년 약 30억원의 자본지출(CAPEX)을 지속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부터는 15억원 규모 탄소배출권 구매비용이 추가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환경설비 투자비용은 재무제표상 유형자산으로 계상돼 초기 현금 유출 및 미지급금 증가로 나타나며, 장기적으로는 감가상각비 증가로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과제로 꼽힌다.
 
현대백화점 측은 보고서를 통해 "ESG 목표 달성 시 SLL을 활용한 금융비용 절감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기적으로 재무적 성과와 비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은 1조981억원, 영업이익 112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4%, 63.3%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백화점그룹은 비전2030에서 향후 5년 내에 매출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신규 출점과 적극적 M&A 등을 통해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는 ESG 투자로 인해 재무 지표가 악화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에는 필수적인 전략"이라며 "현대백화점이 재무성과와 ESG 투자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김규리 경청하고 질문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