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C스틸, 설비 투자 마무리 했지만…원료 수급 문제 '비상'
1105억원 규모 니켈도금강판 시설 투자…연간 생산량 13만톤 확대
석도강판으로 재무 안정 가능하지만…수익성 높은 니켈도금강판 전환 필요
대규모 원료 조달 확보가 최대 관건…포스코 등 한정된 원료 공급선
공개 2023-07-20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TCC스틸(002710)이 최근 니켈도금강판 생산량 확대를 위해 대규모 라인 증설을 완료했지만, 원재료 수급 문제가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니켈도금강판 원료인 BP(Black Plate)를 공급하는 업체가 한정돼 있어 도금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대규모 원료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TCC스틸이 1105억원을 투자한 신규 라인 증설은 오늘 8월 말 완료된다.
 
대규모 투자에 단기 재무부담…양호한 시장 지위는 강점
 
18일 업계에 따르면 TCC스틸은 신규 라인을 설치함으로써 니켈도금강판 연간 생산량을 7만톤에서 20만톤으로 대폭 확대한다. TCC스틸은 1천억원이 넘는 자금 투입으로 약해진 재무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니켈도금강판 사업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TCC스틸이 당초 밝힌 니켈도금강판 생산 라인 투자액은 760억원이었으나, 라인 설치에 투입되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1105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TCC스틸의 유동성 차입금은 1729억원으로 지난해 말(1486억원)보다 243억원 늘었다. TCC스틸은 지난해 875억원, 올해 283억원을 유형자산 취득에 지출했다. 새로 차입한 자금의 대부분이 신규 니켈도금강판 라인용 설비 투자에 들어갔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기말 연결 기준, 143.04%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59.68%로 증가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 1분기 순차입금의존도는 34.33%로 지난해 말(28.34%)보다 6%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순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가면 재무건전성에 주의를 요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TCC스틸에 대해 신규 투자로 인해 단기적인 자금 소요가 예상되지만, 석도강판 시장에서의 양호한 시장 지위 등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이 현 상태(BB+)를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 석도강판 시장은 TCC스틸과 KG스틸(016380), 그리고 SHD(001770)(신화실업)이 과점하는 구조다. 점유율이 낮은 신화실업을 제외하면, KG스틸과 TCC스틸이 석도강판 시장에서 안정적인 양강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이 구축돼 있는 것이다. 다만, 석도강판의 수요가 정체에 빠져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매출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니켈도금강판 사업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니켈도금강판의 수익성이 석도강판보다 더 우수하고, 니켈도금강판은 2차 전지 원통형 배터리 케이스용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에 향후 시장 성장성도 높다.
  
포스코 등 한정된 원료 공급선…대규모 물량 확보 '시급'
 
니켈도금강판 라인이 신설되면서 생산 능력 확장에 따른 원료 확보 방안이 TCC스틸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창업주 시절부터 포스코(005490)와 인연이 깊은 TCC스틸은 포스코와의 오랜 거래 관계를 기반으로 1990년대부터 포스코로부터 원료 전량을 공급받고 있다. TCC스틸은 포스코로부터 구입한 냉연 처리된 원판에 주석이나 니켈 등을 금속 처리해 제품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국내외 업체들에게 원판을 공급하는 포스코가 연간 생산량을 구매 업체들에게 배분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업체로 판매되는 물량을 늘리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니켈도금강판 시장의 원료 확보전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산업(005160)이 니켈도금강판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2025년부터 니켈도금강판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 시장에 새 경쟁자가 들어오면서 니켈도금강판 업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TCC스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니켈도금강판 원료 확보에 대해서) 민감한 사항이다"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관계자는 "현재 원료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포스코와 논의 중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