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기술, 비용 절감 삼킨 매출 공백…인도 수주로 반전 모색
수주 위축에 상반기 매출 57% 급감…적자 확대
해외 중심 수주잔고 회복세…매출 전환이 관건
자회사 펄스 포메이션 기술력 등 경쟁력 강화 필요
공개 2026-10-27 06:2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22일 18: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이차전지 장비 제조사 하나기술(299030)이 영업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섰지만,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 여파로 국내외 고객사 수주가 크게 위축된 데다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길어지면서 본업 영업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회복된 수주가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에 반영되고 차세대 충·방전 기술을 확보한 자회사 하나셀트론의 본격적인 매출 확대도 2027년부터 예상돼 실적 개선 여지는 남아 있다.
 

(사진=하나기술)
 
영업비용 줄였지만 상반기 적자 폭 두 배 이상 확대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기술이 각종 영업비용을 절감했음에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기술은 이차전지 조립과 화성 공정용 장비를 개발 및 공급하는 기업이다.
 
최근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국내외 고객사들이 설비투자를 미뤘고, 이로 인해 하나기술의 수주도 급격히 위축됐다. 2023년 말 3839억원이던 수주잔고는 2024년 2분기부터 줄기 시작해 2024년 말 1535억원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말에는 3262억원으로 다시 3000억원대를 회복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4825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1년에서 1년 반이 걸려 실적 회복은 더딘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매출은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316억원 대비 57%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100억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커졌다. 연간 영업손실도 2023년 63억원, 2024년 264억원, 지난해 3981만원으로 3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나기술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24년부터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각종 영업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2024년 255억원이던 종업원급여는 지난해 197억원으로 58억원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1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억원 감소했다. 원재료 및 소모품 사용 비용도 지난해 365억원으로 전년 485억원보다 120억원 줄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다.
 
 
이런 비용 감축으로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2024년 104.5%에서 지난해 84.4%로 20.1%포인트 낮아졌고, 판매비와관리비 비중도 같은 기간 23.6%에서 15.7%로 7.9%포인트 내려갔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비용 효율화를 이어갔음에도 외형이 쪼그라들면서 비용 비중이 다시 커졌다.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121.7%로 전년 동기 88.6%보다 33.1%포인트, 판관비율은 52.3%로 전년 동기 26%보다 26.3%포인트 높아지며 비용 효율화 효과가 상쇄됐다.
 
외형이 축소되면서 적자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물량 축소 여파로 본업의 영업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다시 악화됐다. 비용 효율화를 단행했지만 외형이 급격히 쪼그라들면서 영업비용 감축 효과가 제한적인 모습이다.
 
백종석 한국IR협의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하나기술은 2024년 비용 효율화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건비 감소 효과가 지난해부터 본격화 됐다"며 "다만 2024년 4분기와 지난해 1분기 저조한 수주잔고로 인해 매출 규모가 크게 줄어 올해 상반기 외형과 수익성 모두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인도 대형 수주 하반기 반영…하나셀트론 2027년 '기대'
 
다행히 하나기술은 지난해부터 회복된 수주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말 수주잔고는 4825억원으로 인도 A사향 3190억원, 북미 E사향 546억원, 국내 S사향 120억원, 기타 969억원으로 파악된다.
 
주목할 점은 인도향 대규모 수주 확보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인도는 다른 해외 지역과 달리 현지 배터리 생산기반 구축이 막 시작된 초기 성장 시장이다. 특히 원유 수요의 88%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안보와 배터리 국산화를 위해 전기차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신규 설비투자가 시작되는 지역은 경쟁 부담이 적고 수주 확보에 유리해 앞으로도 하나기술의 장비 공급이 인도 시장에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를 제외하더라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가 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출하량은 461.3GWh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고, 지역별로는 북미와 유럽이 각각 83%, 74% 늘었다. 이에 따라 ESS를 중심으로 하나기술의 글로벌 배터리 제조장비 수요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나기술은 올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사이 프랑스 S사, 이탈리아 모 기업과도 추가 수주를 체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자회사 하나셀트론의 성장도 주목된다. 하나셀트론은 지난해 12월 하나기술이 9억원을 출자해 설립했으며, 올해 상반기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하나기술의 현재 지분율은 65%다.
 
특히 하나셀트론은 펄스 포메이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실적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펄스 포메이션은 배터리 충·방전을 빠르게 진행하는 기술이다. 기존 정전류·정전압(CC-CV) 방식과 달리 전류 흐름을 주기적으로 조절해 배터리 내부의 물리적·화학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첨단 기술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국내외 여러 고객사와 펄스 포메이션 기술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업계에 따르면 고객사들의 초기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기술을 사용하면 공정 시간이 기존 대비 30~50% 단축되고 배터리 수명은 12~30%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여서 올해 상반기 매출은 4038만원, 영업손실은 약 6억원에 그쳐 실적에 기여할 만큼 본궤도에 오르지는 못했다. 다만 상반기 말 기준 44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고, 2027년부터 양산 라인용 펄스 포메이션 제품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매출 확대는 2027년부터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인도, 영국 등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해 올해 하반기부터 납품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하반기부터 외형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회사 하나셀트론이 보유한 펄스 포메이션 기술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 기술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수주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내년부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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