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2월24일 이사회에서 미디어에스 지분 100%를
SK텔레콤(017670) 자회사 SK스토아와 함께 라포랩스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당시 두 회사를 합친 매각 규모는 약 1100억원으로 알려졌다. 매각 상대인 라포랩스는 40~50대를 겨냥한 패션 플랫폼 '퀸잇'과 식품 커머스 '팔도감'을 운영하는 이커머스 스타트업이다.
당초 거래는 올해 초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 관문부터 제동이 걸렸다. 라포랩스는 올해 1월 SK스토아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에 신청했으나, 7월22일 심사위원회에서 자금조달 및 운영계획의 적정성과 합리성이 기준에 미달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받으면서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물로거래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 라포랩스는 거래구조를 다시 짜는 방식으로 매각을 이어갔다. 반기 마감 이후인 지난 11일, SK텔레콤과 새로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방미통위에 변경승인을 재신청했다. 이번에는 SK텔레콤이 지분 일부를 남겨 주주로 잔류하고 인수자금은 라포랩스가 전액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구조로 거래조건을 바꿨다.
라포랩스 측에 따르면 이번 재신청 당시 미디어에스를 포함한 거래대금은 이미 확정된 상태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번 재신청이 다시 승인받지 못하고 향후 손상차손이 계속 더 쌓일 경우, 그다음 이뤄질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이미 계약이 체결돼 가격이 정해진 상태에서도 그 계약이 최종 성사되지 않고 당사자 간에 다시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라면 그 사이 확인된 자산가치 하락분이 새 계약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에스 자체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런 우려에 힘을 싣는다. 2021년 설립돼 이듬해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거친 미디어에스의 올해 반기순손실은 12억 3631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순손실(11억 3912만원)을 넘어섰다. 매각 협상이 길어지는 동안 정작 매각 대상 회사의 영업 기반도 약해지고 있어, 재협상이 벌어질 경우 가격 산정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매각 승인 절차가 다시 시작된 만큼 거래가 실제로 성사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SK스토아 노동조합은 라포랩스가 방미통위 승인 전부터 직매입·가격 정책에 개입했다며 방송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방미통위 심사 결과와 노사 갈등이라는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디어에스는 SK스토아와 함께 묶여 SK텔레콤 주도로 인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원래 계약에 따라 미디어에스도 포함돼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