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황병훈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예보 실무 거쳐 로스쿨 진학한 M&A 전문가
한화오션·두나무 빅딜 자문한 '룰 브레이커'
"안 되는 이유보다 될 수 있는 방법 찾는다"
공개 2026-09-28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23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인수·합병(M&A)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는 법률 지식만으로 부족하다. 상대방이 왜 그 조건을 고집하는지, 이를 받아들였을 때 거래의 경제적 실익은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짚어야 한다. 법조인이 되기 전 예금보험공사에서 자산 매각과 사후관리를 맡았던 경험은 황병훈 변호사가 거래를 읽는 눈을 키우는 밑바탕이 됐다.
 
법무법인 율촌의 황병훈 변호사는 C&F(Corporate & Finance)그룹 기업·M&A자문본부에서 M&A, 사모펀드(PEF), 일반 기업자문을 담당하며 PE팀 공동팀장을 맡고 있다. 2012년 율촌에 합류한 이후 14년째 관련 업무를 해왔고, 자본시장법상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PEF)를 통한 M&A와 회생회사 M&A를 다수 수행했다.
 
황병훈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다음은 황병훈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먼저 자기소개와 함께 율촌에서 맡고 있는 업무를 소개해달라.
△법무법인 율촌 C&F그룹 기업·M&A자문본부에서 M&A, 사모펀드, 일반 기업자문 등을 담당한다. 2012년 율촌에 합류한 이후 14년째 관련 업무를 하고 있으며, 현재 율촌 C&F그룹 PE팀 공동팀장을 맡고 있다. M&A 중에서도 자본시장법상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를 통한 M&A와 회생회사 M&A 업무를 다수 수행했다. 최근에는 전략적 투자자(SI)들을 대리하는 업무 비중이 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예금보험공사에서 실무를 경험한 뒤 법조인의 길을 택했다. 당시 경험이 지금의 M&A 자문 업무에 어떤 강점으로 작용하나.
△사실 예금보험공사에서 3년간 근무한 경험이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 근무 당시 법률적 베이스가 없다는 한계를 많이 느껴 로스쿨에 진학하게 됐다. 변호사가 되고 보니 역설적으로 법률을 배우기 전에 기업과 거래를 먼저 경험했다는 점이 상당한 강점이 됐다.
M&A에서 법률은 거래의 한 부분일 뿐이다. 고객이 정말 궁금해하는 것은 단순히 '법적으로 가능하다·어렵다'가 아니라 '그렇다면 어떤 구조가 가장 현실적인가', '상대방이 왜 이런 조건을 요구하는가', '이 조건을 받아들이면 경제적으로 어떤 효과가 생기는가'인 경우가 많다. 계약서 문구를 볼 때도 문구 자체보다 경제적 이해관계와 리스크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려 한다. 예금보험공사에서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경험한 것도 좀 더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됐다.
 
-최근 M&A 시장의 '룰 브레이커'로 소개되기도 했다.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해법을 찾았던 경험이 있다면.
△'룰 브레이커'라는 표현은 다소 부담스럽다. 다만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원래 이렇게 해왔다’는 이유만으로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반드시 처음 생각했던 방식으로만 거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통상적인 주식매매방식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어려운 경우 '주식을 반드시 지금 사야 하는가', '한 번에 취득해야 하는가', '주식매매여야 하는가', '다른 주체가 사면 안 되는가', '합병이나 주식교환·현물출자 등을 결합하면 다른 길이 생기지 않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전혀 다른 해법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물론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 자체가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거래구조는 '새로운 구조'가 아니라 '처음에는 안 될 것 같았던 거래를 되게 만드는 가장 단순한 구조'다.
 
-'15조 두나무 빅딜' 등 대형 거래를 자문하면서 가장 크게 고민한 부분은 무엇인가.
△대형 거래일수록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규제를 하나의 실행 가능한 구조 안에 어떻게 정렬할 것인가가 가장 어려운 문제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거래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컸고 여러 이해관계인이 관련돼 있었다. 서로 다른 영역의 이슈를 함께 검토해야 해 거래구조와 실행절차를 매우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리스크가 거래의 본질적인 장애물이고 어떤 리스크는 적절한 계약과 절차로 관리할 수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다. 저희 팀도 각 이슈를 회사법, 자본시장, 금융규제, 공정거래, 세무 등으로 나눠 검토한 뒤 그 결과를 다시 하나의 거래구조 안에 모으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대형 M&A에서 중요한 점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게 만들고 필요한 순간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병훈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지금까지 맡은 거래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을 느낀 사례는 무엇인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042660)) 인수 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거래 규모가 컸을 뿐 아니라 C&F그룹뿐 아니라 공정거래, 송무, HR, IP, 세무, 국방·공공계약, 국제중재 등 관련 업무에 80명이 넘는 각 분야 전문가가 투입될 정도로 회사의 역량이 총동원된 딜이었다. 율촌의 전문가적 역량이 정말 뛰어나다는 것을 새삼 느꼈고, 혼자가 아니라 여러 전문가와 유기적으로 협업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특히 보람을 느꼈다.
 
-율촌의 차세대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성장하면서 업무에 접근하거나 팀을 이끄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졌나.
△주니어 때는 좋은 변호사가 되는 기준이 정확하고 빠른 일처리로 비교적 명확했다. 그런데 시니어가 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정답을 찾는 사람'에서 '방향을 정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M&A 거래에는 정답이 없는 문제가 훨씬 많다. 결국 시니어가 책임을 져야 한다.
팀을 운영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팀이 커지면서 후배들에게 단순히 업무를 나누기보다 왜 이 업무를 하는지, 이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고객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최대한 공유하려 한다. 좋은 팀은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ASAP형 인재'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실행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M&A 분야에서 성장하려는 로스쿨생이나 주니어 변호사들에게 조언한다면.
△'ASAP형'이라는 표현을 들으면 조금 쑥스럽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M&A에서는 속도도 실력이다. M&A 거래는 변호사의 검토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좋은 M&A 변호사라면 정확성과 속도 둘 다 갖춰야 한다.
후배들에게는 세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문제를 찾는 데서 멈추지 않는 것 △법률 밖의 것에 관심을 가질 것 △자기 일의 경계를 너무 빨리 정하지 않는 것이다. 적어도 전체 그림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M&A 변호사는 가장 많은 법률지식을 외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신뢰를 주는 변호사다. 후배들도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변호사'보다 '될 수 있는 방법을 끝까지 찾아보는 변호사'가 됐으면 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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