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캐피탈(023760)의 차입 만기가 짧아지면서 유동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단기차입 의존도가 높아진 데다 자산과 부채 간 만기 불일치도 심화됐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차환 비용마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자비용 증가와 수익성 둔화 우려가 나온다.
(사진=한국캐피탈)
단기부채 급증에 만기 불일치·차환 부담 확대
17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단기성 차입부채 비율이 63.8%로 지난해 말 54.6% 대비 9.2%p 상승했다. 단기성 차입부채는 남은 기간이 1년 이내인 부채를 뜻한다.
총 차입부채 4조 2589억원 가운데 2조 7165억원이 단기성 차입부채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총 차입부채가 2.5%(1041억원) 증가한 반면 단기성 차입부채는 19.6%(4460억원) 늘었다. 조달 구조에서 평균적인 만기가 짧아진 셈이다.
발행 자체를 짧게 하는 비중이 상승했다. 상반기 단기차입 의존도는 10.5%로 전년도 말 6.9% 대비 3.6%p 올랐다. 단기차입 부채가 2880억원에서 449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발행 만기 기준으로 1년 이내인 차입부채다.
자산과 부채 만기 구조에서는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저하됐다. 지난해 말 91.7%에서 올 상반기 78.3%로 13.4%p 떨어졌다.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은 2조 1272억원이며, 부채(단기성 차입부채)는 2조 7165억원이다.
단기성 차입부채가 증가하면서 해당 비율도 저하됐다. 100%를 크게 하회하고 있는 만큼 매칭 상태가 좋지 못하다. 경쟁 그룹의 비율은 1분기 기준 115.6% 정도다.
단기차입 확대는 시장금리 상승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된 가운데 추가적인 상승 압박까지 받으면서 시장금리도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 왔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사는 자금조달을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데, 한국캐피탈과 같이 신용등급이 A등급으로 열위한 곳은 금리 부담이 더 크다.
지난달 말 기준 여신전문금융사채 A등급 2년물의 민평금리 수준은 약 5.6%였다. 한국캐피탈의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평균 금리는 상반기 기준 약 4.3%로 파악된다. 두 금리의 격차가 1%p 이상이다. 기발행 채권을 상환하고 신규로 차환하는 과정에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가장 최근 발행 양상을 살펴보면 지난 4일 내놓은 공모사채 만기와 금리 수준이 ▲1년7개월물 4.9% ▲2년물 5.2% ▲2년3개월물 5.3% ▲2년6개월물 5.4% 등으로 나타난다. 민평금리보다 0.1%p~0.3%p 정도 낮게 발행하고 있지만, 발행금리가 점점 상승하며 5% 중반대로 올라섰다.
조달금리 상승에 수익성 방어·주주 지원도 한계
상반기 이자 비용은 938억원이다. 영업자산 확대에 따라 이자비용도 지난 4년간 계속 증가해 왔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1823억원이다. 반면 조달비용률(차입부채 평균잔액 대비 이자비용)은 지난해 말 4.7%에서 올 상반기 4.5%로 하락했다. 이는 과거 고금리 채권이 차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한참 높았던 2023년 발행한 채권의 이자율은 6%대다. 이 같은 고금리 채권을 차환하면 이자 부담과 조달비용률을 낮출 수 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건 중 고금리 채권(6%대 금리 세 건)은 거의 남지 않았다. 이 외 나머지는 대부분이 금리가 4% 초반이나 3% 중후반이기 때문에 차환 과정에서 금리 레벨이 높아진다.
한국캐피탈은 고수익 자산에서 얻는 높은 운용수익(상반기 2638억원)과 이자마진(1699억원)으로 영업이익(678억원) 성장을 이뤄오고 있지만, 이자비용이 더 많이 증가하면 이러한 흐름이 꺾일 수 있다. 손익 성장도 둔화하는 방향으로 영향받게 된다.
박종일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한국캐피탈은 경쟁그룹 대비 조달비용 부담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최근 상승해 있는 시장금리 수준과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고려하면 조달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대주주인 군인공제회의 유동성 지원은 보완 요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기준 군인공제회의 지급보증 한도는 총 7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4100억원이 미사용 한도다. 기업어음(CP) 인수 약정 한도도 1000억원 있으며 전액 미사용 상태다.
최대주주 지원은 신용보강 효과에 따라 발행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지속된 금리상승 국면에서는 실질적 영향력이 높지 않다. CP도 단기차입이라 만기구조 측면에서는 개선 효과가 떨어진다.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9월과 10월에 2년물 이상 공모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차입금도 장기로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하반기에는 유동성 지표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