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오세훈 시장은 집값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이재명 정부 집값 상승 비판한 오세훈 시장
토허제 혼선·모아타운 투기 우려 책임은 외면
공개 2026-09-16 09:45:4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6일 09:4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은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자산'이다. 정부도 골머리를 앓는 분야다. '공급과 수요'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원리를 수행하기 가장 어려운 시장이다.
 
역대 정부들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결정지었던 요소도 ‘부동산’이다. 노태우·이명박 정부 외에는 전부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 정부 이전 민주당 정권이 민심을 잃기 시작한 배경에도 어김없이 부동산 문제가 자리했다.
 
잔혹한 역사를 알면서도 이재명 정부는 집권 이후 부동산 안정화에 가장 많은 힘을 기울였다. 작년 6월 취임 이후 약 한 달 만에 등장한 대출 규제를 비롯해 규제 지역 지정, 관련 세금 강화 등 규제 확대와 수도권 135만호 공급 대책 등 공급 대책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차례대로 나왔다. 종합부동산세 감면 상한 기준 등 일부 제도의 경우 기존대로 원상 복귀시키면서 정책 유연함을 보여줬다.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그런 정부를 향해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난 13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겨냥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86주 연속 올라 문재인 정부 최장 기록인 85주 연속을 넘어섰다"며 "상승 기간은 역대 최장이고, 집권 초기 집값 상승 속도마저 과거 정부를 넘어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책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남을 비판하려면 먼저 자신의 과오부터 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지금의 서울·수도권 집값 불안을 키우는 데 오 시장의 책임은 정말 없는가. 책임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혼란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였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시간을 1년6개월 전으로 돌려보자. 오 시장은 지난해 2월 긴급 발표를 통해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의 아파트 291곳, 2200채에 적용되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규제가 풀리자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뛰었다. 예상치 못한 가격 급등에 여론이 악화하자 오 시장은 불과 한 달여 만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다시 지정했다. 시장에 잘못된 신호만 던진 채 정책을 뒤집은 전형적인 '오락가락 행정'이었다.
 
2022년 1월 발표한 모아타운 또한 향후 수도권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달 19일 활성화방안까지 발표됐지만 전문가들은 '단기 투기판'으로 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외부 투기 세력이 유입돼 실거주자가 내쫓길 수 있다는 우려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둘러싼 혼선과 모아타운 정책만 놓고 봐도 오 시장은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 정치적 계산을 앞세워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까지 받는 그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공격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다른 정부의 실패를 헤아리기 전에 자신의 정책이 시장과 시민의 삶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부터 되돌아보길 바란다. 차기 정치 행보를 위한 목소리를 높이는 것보다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부에 더 힘을 쏟는 일이 서울시장에게는 우선이다.
 
서효문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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