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토지신탁, 1000억 자본 수혈 무색…대손비용 973억
군인공제회, 지난해 영구채 1000억원 인수
상반기 대손비용 973억원…순손실 513억원
부채비율 142.3%…신탁사업 자금 회수가 관건
공개 2026-09-15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0일 17:1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대한토지신탁(이하 대토신)이 대주주인 군인공제회의 자본 지원 이후에도 재무 부담을 완전히 덜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군인공제회가 약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지만, 올해 상반기 부실 사업장과 관련한 대손비용이 크게 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도 다시 높아진 만큼, 기존 신탁사업에 투입한 자금을 얼마나 빠르게 회수하느냐가 향후 재무구조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트리븐 삼척 공동주택 조감도(사진=대한토지신탁)
 
실적 악화 속 군인공제회 지원…재무완충력 보강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토신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1459억원으로 전년(1388억원) 대비 5.09%(71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74억원에서 89.81%(336억원) 급감한 38억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2억원으로 전년(279억원) 대비 95.57%(267억원) 줄었다. 수익이 증가했음에도 이익이 많 감소한 것은 대출채권 관련 손실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 지난해 관련 손실은 638억원으로 전년(192억원)보다 3.34배 많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신탁사업장에 투입된 대여금 등 대출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자 관련 손실을 대거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흐름 또한 순유출을 기록했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36억원이 순유출됐다. 전년(1576억원) 대비 유출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2년 연속 영업활동에서 현금이 빠져나갔다.
 
올해 들어서는 실적 악화 폭이 더 커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대토신은 올해 상반기 735억원의 영업 손실과 513억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같은 기간 조정대손비용은 973억원에 달했다. 조정 대손비용은 부실 사업장 등에 투입한 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것에 대비해 반영한 손실 관련 비용을 재산정한 지표를 말한다. 
 
트리븐 삼척 공동주택 공사현장 (사진=대한토지신탁)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최대 주주 군인공제회의 재무 지원도 강화됐다. 군인공제회는 지난해 12월 대한토지신탁이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대토신의 자본 확충과 부채비율 개선 효과가 있다. 실제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해당 자본 확충을 반영할 경우 지난해 9월 말 151.7%였던 부채비율이 단순 계산 기준 약 29%p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봤다. 
 
지난해 재무 활동에서는 해당 행보에 따라 2320억원의 현금이 순유입되는 흐름을 보였다. 앞서 군인공제회는 2021년과 2023년 각각 1500억원, 2024년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한 바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토신의 외부 자금 조달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신용 보강 역할을 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군인공제회가 대한토지신탁의 금융기관 차입 등에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는 총 2700억원에 달한다. 군인공제회의 신용보강을 바탕으로 대토신이 금융기관과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손 부담이 확대되고 자체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군인공제회의 지원 여부가 대토신의 재무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지급보증은 대토신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군인공제회가 대신 이행하는 신용 보강 장치인 만큼 자금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호황기 키운 차입형 신탁…침체기 대손 부담으로 
 
군인공제회의 지원에도 재무제 개선은 요원했다. 대토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36.4%에서 올해 상반기 142.3%로 5.9%p 올랐다. 군인공제회의 지급보증과 신종자본증권 인수 등 지원을 통해 자금조달 여력을 보완했지만, 대손 부담이 확대되면서 재무표 개선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신탁사업에 투입한 자금 부담 또한 크다. 순신탁계정대의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199.1%에서 169.4%, 165.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자기자본의 1.7배에 육박한다. 신탁계정대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비나 사업비가 부족할 때 신탁사가 사업장에 먼저 투입한 돈을 말한다. 최대 주주의 지원으로 당장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 수는 있지만, 재무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사업장에 묶인 신탁계정대를 얼마나 회수하고 추가 손실을 줄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대토신이 어려움을 겪게 된 배경에는 부동산 호황기에 확대했던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이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먼저 투입하고 이후 분양 대금 등으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분양이 원활해 투입한 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고, 신탁 보수와 신탁계정대 이자수익도 얻을 수 있어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혔다. 실제 대토신은 차입형 개발신탁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호황기인 2020~2021년 분양을 시작한 사업장 대부분이 양호한 분양 성과를 거뒀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과 사업 지연이 늘자, 사업장에 먼저 투입한 신탁계정대가 제때 회수되지 않았고,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추가 사업비 투입 역시 이어졌다. 호황기에는 수익을 확대했던 차입형 사업이 침체기에는 대손비용과 차입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돌아온 것이다. 여기에 신규 신탁 수주 감소로 본업인 신탁 보수 수익까지 위축되면서 기존 사업장의 손실 부담과 신규 수익원 감소가 동시에 실적을 압박하는 구조가 됐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공사 중인 책임 준공형 사업장 수 감소와 신규 책임준공형 사업 수주 급감 등을 고려하면 신탁계정대와 차입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수익성 회복이 더딘 가운데 신탁재산의 추가 가치 하락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와 처분 지연에 따른 신탁계정대 회수 지연 가능성을 고려하면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토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23~2024년 지방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며 “현재는 기존 신탁사업뿐 아니라 리츠와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에 힘을 싣고 있으며, 지방 미분양 사업장의 정상화를 위해 특별사업본부를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공모사업인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리츠를 통해 영종도와 부산 범천, 거제 아주동, 대전 학하 등의 사업을 수주했다”며 “도시정비사업에서도 광명 하안주공 3·4단지와 수지 한성아파트 등 수도권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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