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현대해상(001450)이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강화를 위해 부채 듀레이션을 줄여온 가운데 금리상승 영향을 받아 갭 구조가 역전된 것으로 나타난다. 부채 듀레이션보다 자산 듀레이션이 더 길어졌다. 듀레이션 관리는 보유자산과 보험부채 가치의 민감도를 맞추는 작업이다. 듀레이션 갭이 반대 방향으로 벌어졌지만 금리 변동에 따른 K-ICS 비율 민감도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그동안 현대해상의 자본 변동성을 키웠던 금리리스크가 상당 부분 완화된 셈이다. 다만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보다 긴 구조가 확대되면 향후 금리 상승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어 추가적인 갭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현대해상)
듀레이션 갭 좁히며 양수 전환…장기물 중심 금리 상승 영향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올 상반기 듀레이션 갭이 0.7년이다. 자산 듀레이션 10.7년에 부채 듀레이션 10.0년으로 확인된다. 그동안 갭 양상이 마이너스(-) 수치로 나왔는데, 올해 들어 간격을 좁히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듀레이션 갭은 간격을 좁히는 것이 ALM 측면에서 핵심이다. 최근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에는 자산 듀레이션 10.6년에 부채 듀레이션 12.3년으로 갭이 –1.7년이었다. 이후 4분기에는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고 부채 듀레이션을 크게 줄이면서 갭을 –0.7년까지 좁혔다. 올 1분기에는 자산 듀레이션과 부채 듀레이션이 각각 10.8년으로 매칭된 바 있다.
자산 듀레이션이 10.8년 전후로 형성되는 가운데 부채 듀레이션이 계속 줄어드는 모습이 지난 1년간 나타났다. 현대해상은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에서 갱신형 담보 비중을 확대하고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부채 듀레이션을 관리해 왔다. 보험사 부채는 보유계약과 연관되는 만큼 듀레이션도 계약 구조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다가 올 2분기 들어 부채 듀레이션과 자산 듀레이션이 역전된 것이다. 완전히 매칭됐던 1분기보다는 갭이 벌어졌지만 부채 듀레이션 하락 기반인 만큼 안정적인 상황이다.
보험사 외부 요인으로는 장기물 중심의 시장금리 상승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고채 10년물 등 장기물 부문에서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는데, 이 때문에 부채 듀레이션이 더 민감하게 떨어지는 영향을 받았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부채에 적용하는 할인율도 구조적으로 더 높아진다.
금리상승 환경은 일반적으로(특히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긴 경우) 보험사 자본 관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할인율 적용 결과 부채 가치가 줄어드는 민감도, 즉 속도가 자산보다 빠르게 반영돼서다. 부채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만큼 자본은 늘어난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번 금리상승 국면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보험사가 현대해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003530)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앞서 마이너스 갭에서 금리상승으로 자본이 증가한 것도 수혜지만 갭이 매칭에 가까워지면서 금리리스크가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라며 "K-ICS 요구자본 내 금리리스크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라고 평가했다.
K-ICS 올리고 금리민감도 낮춰…자산 듀레이션 다시 추가 조정
금리리스크는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 구성에서 분모인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에 포함되는 다수 위험액 중 하나다.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 일반손해보험위험액, 시장위험액, 신용위험액, 운영위험액 등이 있는데 금리리스크는 시장위험액에 들어간다.
현대해상은 시장위험액이 전체 위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분기 기준 21.1%로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53.5%) 다음으로 높다. 위험액 규모는 최근 흐름이 ▲2025년 2분기 3조 3345억원 ▲2025년 3분기 3조 162억원 ▲2025년 4분기 2조 6588억원 ▲2026년 1분기 2조 7244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듀레이션 갭 관리를 통해 해당 위험액을 줄이면 K-ICS 비율 측면에서 몇천억원 수준의 채권 발행(가용자본인 지급여력금액이 늘어나는 방향)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셈이다.
K-ICS 비율 수준은 듀레이션 갭 개선에 맞춰 2025년 3분기 179.8%, 2025년 4분기 190.1%, 2026년 1분기 207.2% 등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올 상반기는 209.0%다.
금리민감도도 완화됐다. 올 상반기 기준 시장금리 50bp 상승에 따른 K-ICS 비율 변동 추정치는 +0.7%p다. 50bp 하락은 +0.3%p로 나온다. 앞서 금리민감도가 높았던 때는 50bp 하락 기준 지난해 말 추정치가 –4.4%p였다.
기존과 반대 방향으로 벌어진 갭은 다시 축소하려는 모양새다. 해당 구조로 갭이 과도하게 벌어질 경우 앞선 상황과는 반대로 시장금리 상승이 ALM 전반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갭 축소는 자산 듀레이션도 같이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이는 운용자산 포트폴리오 영역인데 만기가 긴 국고채 위주로 취급했던 전략을 조정, 대체투자나 대출채권과 같은 중위험 중수익 비중을 늘려나가는 방식이다. 갭 차이는 현재도 크지는 않아 당장 자본적정성을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보험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현대해상은 2분기 보험손익이나 K-ICS 등이 괜찮게 나오고 있고 충분한 여력이 있어 보인다"라면서 "자산 듀레이션이 부채 듀레이션보다 훨씬 앞선다고 해도 단기간에 K-ICS가 영향받을 것 같진 않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