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부동산 정책 실패, 다시 반복할 것인가
대토론회 계기로 정책 전환 의지 보여야
집값 안정·내 집 마련 사이 우선순위 선택 필요
공개 2026-07-1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15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가 14일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이날부터 16일까지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오는 23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토론회도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2030세대와 부동산 유튜버는 물론 '맘카페'의 목소리도 듣는다. 정책 결정 실무진과 실수요자의 이야기를 함께 듣겠다는 태도에는 박수를 보낸다.
 
다만 박수와 별개로 이번 토론회에서 꼭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부동산 정책에 회의적인 계층과 소통을 시작한 만큼 정부가 토론 결과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필요하다면 현재 정책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뜻까지 내비쳐야 한다.
 
이런 생각의 출발점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며 부동산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를 돕고, 수도권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안타깝게도 첫 대책이 발표된 지 약 10년이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3.3㎡당 4000만원을 기록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강남 아파트 가격은 어느새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생애 첫 집을 구하려는 실수요자의 자금 마련은 훨씬 더 어려워졌다.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정책이 오히려 실수요자를 옥죄는 상황이 됐다. 집값도 잡지 못했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은 이전보다 힘들어졌다.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 실패 사례다.
 
정부는 14~16일 사흘 간 공급·금융·세제와 관련해 부동산 대토론회를 연다. (사진=연합뉴스)
 
정책 실패의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문재인 정부의 투명하고 느린 정책 추진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면서 규제를 강화한 탓에 투기 세력보다 실수요자의 피해가 더 커졌다. 발 빠른 투기 세력은 새로운 대책이 나올 때마다 대응책을 마련했고, 규제 지역 밖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만 반복됐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비판에도 느리고 투명한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았다. 대비할 시간이 충분한 규제만 잇달아 내놓으면서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꿈은 더 멀어졌다. 바뀌지 않은 정책 기조는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에 승리를 내줬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정권까지 넘겨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의 최근 부동산 정책도 문재인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후 첫 대책인 '6·27 대책'을 제외하면 시장이 받는 충격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2~3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면서 시장이 대응할 시간만 벌어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정책 기조의 전환이 없다면 이번 대토론회의 효과도 '속도 조절'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보유세 등 규제의 적용 시점을 늦추는 것 외에는 뚜렷한 선택지가 없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 때처럼 시장에 규제에 대한 내성을 키울 시간만 주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2010년대 말부터 이어진 무색무취하고 느린 정책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는 내과적 처방이 아닌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정하고, 필요하다면 한쪽을 과감히 도려내는 선택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야 한다. 강력한 규제 기조를 유지해 집값 안정을 빠르게 유도할 것인지, 금융 규제를 풀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복원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대출 규제로 집값을 누르면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까지 돕겠다는 목표는 함께 달성하기 어렵다.
 
실수요자를 보유 주택 수로 구분하고 차등 규제로 통제하는 방식도 한계에 다다랐다. 주택 보유 여부만으로 투기 수요와 실수요를 나누기에는 시장의 상황이 지나치게 복잡해졌다.
 
진보 정부 4기인 이재명 정부는 과거 진보 정부와 달리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진영을 넘나드는 인재 채용을 주저하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가 듣는 리더라는 것이다.
 
이번 대토론회를 계기로 이 대통령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하기보다 우선순위를 분명히 정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의 실마리를 찾기를 기대한다.
 
서효문 산업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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