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도시은 기자] 흥국증권이 올해 채권 운용 역량을 확대하며 채권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국채와 특수채, 회사채 보유를 크게 늘린 데 이어 국공채 차입 규모도 세 배 이상 확대했다. 단순 인수 중심의 발행시장 참여보다 자기매매와 장외채권 유통을 중심으로 채권 비즈니스의 체급을 키우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선정한 하반기 채권 최종호가수익률 보고회사에 새로 이름을 올린 점도 채권시장 내 존재감 확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진=흥국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채권자산 급증…특수채 중심으로 운용 규모 확대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흥국증권의 증권자산은 지난해 말 1858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6878억원으로 약 270% 증가했다.
채권 구성별로 보면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말 54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815억원으로 236% 불어났다. 같은 기간 특수채는 352억원에서 3748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고, 회사채도 599억원에서 1149억원으로 확대됐다. 채권 운용 규모가 전반적으로 대폭 커진 모습이다.
이 같은 자산 확대는 총자산 증가로도 이어졌다. 흥국증권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448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7409억원으로 급증했다. 보유 채권 증가와 함께 거래 규모 확대에 따른 결제 관련 미수금 증가가 동시에 반영되며 자산 규모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 확대와 함께 차입부채도 크게 늘었다. 흥국증권의 차입부채 전체는 1432억원에서 6585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매도증권 규모 중 국채·지방채가 급증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말 955억원이던 매도증권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3534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국채·지방채 매도증권이 655억원에서 343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수익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흥국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583억원, 수수료 수익은 그 중 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수익 321억원, 수수료수익 55억원과 비교하면 외형 대비 수익 기여도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물론 채권 운용 규모 확대가 단순히 이자수익 확보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금리 변동에 따른 매매차익을 추구하는 자기매매는 물론 기관투자가 간 거래에 대응하기 위한 재고 확보, 시장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사의 채권 운용 전략은 거시경제와 금리 환경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았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았고,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여건도 다소 위축됐다.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안정과 물가 상승 압력 완화 여부가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대규모 국고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7월 경쟁입찰 방식으로 약 16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대규모 국고채 공급 물량의 소화 여부와 그에 따른 금리 향방은, 증권사들의 채권 운용 전략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종호가 보고회사 신규 선정…장외채권 영향력 확대
흥국증권은 금융투자협회의 최종호가수익률 보고회사로 신규 선정되면서 채권시장 내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채권·CP 최종호가수익률 보고 증권회사에 흥국증권이 신규 선정된 점도 눈길을 끈다. 해당 제도는 오는 7월1일부터 적용된다.
채권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 등 시장 활용도가 높은 16개 채권의 기준수익률을 산출하기 위한 제도다. 10개 보고회사가 제출한 호가수익률 가운데 최고·최저 각 2개를 제외한 평균값을 공시하며, 국내 채권시장의 대표적인 지표금리로 활용된다. 보고회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량과 시장 참여도를 갖춘 증권사를 중심으로 선정되며, 시장의 공정한 가격 발견 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이번 선정이 별도 사업상 혜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거래량과 시장 참여도를 갖춘 증권사가 보고회사로 선정된다는 점에서 흥국증권의 채권시장 참여도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시장 가격발견 기능에도 참여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흥국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반기 채권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지만 당사는 기존 운용 기조를 꾸준히 유지해왔다"며 "채권 거래의 약 80%가 장외시장에서 이뤄지는 만큼 특정 시장 비중을 확대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존 운용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