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4가, 삼성물산·대우건설 맞손…지산 공실 리스크는 여전
지산 4만7000평서 2만3000평으로 축소…컨소 참여 이끌어
중대형 지식산업센터 한 개 규모 여전…분양 수요 확보 관건
지산 침체·PF 경색 여전, 남은 물량 소화가 사업성 좌우할 듯
공개 2026-06-2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8일 10:4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문래동4가 재개발사업이 지식산업센터(이하 지산) 비중을 절반가량 줄인 끝에 삼성물산(000830)·대우건설(047040)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맞았다. 한 차례 유찰을 부른 4만7000평 규모의 지산 부담을 2만3000평대로 낮추면서 사업 추진 동력은 확보했지만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산 시장 침체와 PF 경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남은 물량의 분양·임차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사업비 회수와 조합 수익성을 가를 전망이다.
 
영등포구 문래동4가 전경 (사진=영등포구청)
 
1차 유찰 교훈 삼아 지산 부담 축소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문래동4가 재개발 조합은 정비계획을 변경했다. 공동주택은 기존 1100여 가구에서 2176~2358가구 수준으로 늘렸고, 주거시설 연면적도 약 6만 1586평에서 약 13만 845평으로 2배 이상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산 연면적은 약 15만690㎡(4만7488평)에서 약 7만7000㎡(2만3314평)로 절반 가량 줄였다. 서울시의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 정책을 반영해 주거 비중을 늘리고 지식산업센터 비중을 축소했다. 업계에서는 일반분양 물량을 확대해 사업성을 키우려는 의도로 본다.
 
문래동4가 재개발사업은 지난 2012년 준공업지역 도시환경정비구역 정비계획에 따라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당초 해당 사업은 아파트 1114가구와 지식산업센터 1041실을 함께 조성하는 준공업지역 복합개발 사업으로 추진됐다. 준공업지역은 정비사업 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산업기반 유지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지산 건립이 포함됐다.  
 
4만평이 넘는 지산 부담은 지난해 초 1차 시공사 선정 유찰의 원인이다. 최근 지산 시장은 공실이 증가하며 침체를 겪고 있다. 이후 조합은 주거 비중을 늘리고 지산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비계획을 수정했고, 삼성물산·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장 공사비 규모는 9346억원이다. 
 
시공사들은 지산 축소 등 사업성 개선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삼성물산·대우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산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상당 부분 축소되면서 사업성이 개선됐다고 판단했다"며 "주거 비중 확대와 용적률 상향 등이 반영되면서 사업 추진 여건이 이전보다 나아진 것으로 보고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철공소가 밀집돼 있는 영등포구 문래동4가 일대 (사진=IB토마토)
 
남은 2만3000평의 숙제…PF·조합 수익성 좌우할 변수
 
지산 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고 해서 관련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비계획 변경 이후에도 문래동4가에 계획된 지산 연면적은 약 7만7000㎡(2만3314평)이다. 서울·수도권 기준으로 중대형 지식산업센터 한 곳에 맞먹는 규모다. 
 
2만평이 넘는 지산 규모는 문래동4가 재개발의 사업 안정성을 판단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다. 일반적인 조합 방식 재개발 사업과 마찬가지로 사업비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각종 금융조달을 통해 마련하고, 최종 상환 재원은 아파트 일반분양 수입과 지산 분양·임대 수익에서 확보되기 때문이다. 지산 규모를 줄였지만 남아 있는 2만3000평 규모의 물량 분양·임대가 차질을 겪을 경우 사업비 회수와 정산 일정, 조합 수익성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지산 시장은 최근 수년간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이 동시에 나타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2년~2024년)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의 공실률은 55% 수준이다. 한국디벨로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입주율이 10% 초반에 그쳤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투자 수요가 급감했고, 실수요 기업들의 신규 입주 수요 감소에 기인한다.
 
금융 환경 또한 녹록지 않다. 지산 분양·임대 수익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주요 상환 재원 가운데 하나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공실 증가와 잔금 미납 사례가 늘면서 관련 대출 심사를 강화 중이다. 실제 금융사들은 지산을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자산으로 분류해 담보 가치와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추세다. 
 
지산 미분양이 장기화될 경우 관련 리스크가 시행·시공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지산은 중도금·잔금대출 과정에서 각종 신용보강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수분양자 잔금 납부 지연 또는 미분양이 발생하면 사업비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즉, 미분양이 발생하면 시행사는 분양대금 유입 지연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고, 시공사 역시 미수 공사비 증가나 추가 금융 부담에 노출될 수 있다.
 
한 증권사 PF 담당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금융권은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시설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문래동4가처럼 규모를 줄여 사업성을 개선한 사례는 긍정적이지만, 남아 있는 지산 물량이 계획대로 소화되는지가 결국 사업 안정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수요 측면의 부담 요인 또한 있다. 문래동과 영등포, 양평동, 구로디지털단지 일대는 이미 서울 서남권 대표 지식산업센터 벨트로 SK디앤디(210980) 지산 사업장 등 분양 이후 장기간 공실과 임대료 할인에 시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인근 가산 디지털단지에서는 '가산3차 SK V1센터'가 고분양가와 단기간 대량 공급 여파로 대규모 공실이 발생해 매물만 5000건에 달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업 수요가 한정돼 분양가 할인·무이자 대출·무상임대 등 각종 인센티브 경쟁이 붙었고, 그만큼 수익률과 가치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문래동 한 공인중개사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문래동4가는 입지나 교통 여건 등을 고려하면 관심을 받을 만한 사업장인 것은 맞다"며 "결국 얼마나 많은 기업과 사업체가 실제 입주 수요로 연결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시공사들은 직접적인 리스크 노출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산 시장 침체와 사업 구조 변경이 사업성 개선이 입찰 참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지만, 개별 사업장의 재무적 영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문래동 일대는 지식산업센터 수요가 일정 부분 뒷받침되는 지역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정비계획 변경 이후 지산 규모가 줄고 주거 비중이 확대되면서 사업성이 개선됐다고 봤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참여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개별 사업장의 재무적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문래동4가 재개발 사업의 경우 정비계획 변경이 이뤄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PF 조달 구조와 금융 약정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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