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승계전)②오너 고객 잡고 CIB 딜까지 노린다
은행권 비이자수익 신탁수수료 중심 확대
승계 자문 통해 기업금융·자산관리 연계 강화
공개 2026-06-22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8일 17: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이 기업승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창업 1세대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가 맞물리면서 승계는 더 이상 가족 간 상속·증여에 머무는 문제가 아니게 됐다. 정부도 인수·합병(M&A)을 통한 승계 제도화에 나서고 있고, 은행권은 기존 기업금융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회계법인·로펌과 손잡은 종합 자문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토마토>는 은행권 승계 비즈니스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또 실제 수익 모델로 자리 잡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4대 시중은행이 기업승계 시장을 통해 비이자 수익처를 확보한다. 자산관리(WM) 시장을 기업투자금융(CIB)으로 잇는 가교 역할을 은행이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비이자 수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은행에 그치지 않고 지주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각 사)
 
비이자수익 확대 견인하는 신탁보수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4대 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1조5044억원이다. 전년 동기 1조2887억원 대비 성장했다. 은행권의 비이자이익은 수수료 수익에 기대고 있다. 은행은 수수료 수익을 여신업무를 비롯 신탁보수, 대리사무, 지급보증, 외환수입, 증권대행, 타회계사업위탁수수료, 투자금융수수료 등 은행별로 기준이 다르다. 특히 1분기에는 은행권 전반의 신탁보수 관련 수수료가 치솟았는데, 증시 회복에 따른 금융상품 판매 확대와 퇴직연금·신탁 운용 수요 증가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분기 4대 시중은행의 신탁보수관련수수료는 3436억4700만원이다. 전년1982억1900만원에서 70% 이상 증가한 규모다. 가장 큰 규모로 확대된 은행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1분기 수수료 수익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1분기 국민은행의 수수료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대리사무 수수료였다. 대리사무취급 수수료는 국고금 취급, 지방세 수납, 등 정부기관이나 기업을 대신해 업무를 처리하고 받는 수수료가 해당된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국민은행의 연결기준 신탁 보수관련 수수료는 1261억7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59억8800만원에서 800억원 이상 확대됐다. 신탁보수수수료에는 신탁 관리와 운용에 대한 보수, 금전신탁, 퇴직연금 등에 대한 수수료가 해당한다. 특히 은행의 WM 관련 수수료수익이 가장 많이 포함되는 항목이다.
 
국민은행 외에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신탁보수 관련 수수료가 각각 200억~300억원가량 증가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증가폭이 2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인수, 주선 자문과 관련된 수수료는 통상적으로 여신업무관련 수수료나 지급대행 수수료로 포함된다. 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이 여신과 다수 관련돼서다. 구조화금용 수수료도 여신업무관련 수수료에 해당한다. M&A 자문 수수료나 회사채 발행 주관 수수료, 인수금융 자문 수수료는 기타 수수료로 포함된다. 은행의 수수료 항목에서 따로 분리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 묶어서 공시한다. 
 
1세대 겨냥 이유도 명확
 
1분기 4대 은행의 수수료수익 증가는 신탁보수 관련 수수료 확대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은행별 수수료 항목 구성과 증가 요인은 차이가 있다. 4대 은행 모두 WM, CIB, 자본시장 사업 고도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배경이다. 은행 본원의 영업익 배경인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비이자수익의 핵심인 수수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특히 나아가 금융지주 차원의 WM사업 연계성도 높다. 특히 세 부문 중 WM, CIB와 모두 접점이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초고액자산가 서비스를 통해 WM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KB골드앤와이즈더퍼스트, 신한지주는 PWM. 하나금융그룹은 클럽1, 우리금융은 투체어스를 통해 WM 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은행과 증권사의 참여도가 높다.
 
단순히 자산가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언에 그치지 않고 상속이나 증여, 패밀리오피스 등과 더불어 사업가의 경우 CIB도 연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업 승계 영역을 확대한 것과도 연관이 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2024년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증권업에 재진입했다. 농협금융지주에 증권사를 매각하고 증권사 부재로 비은행 수익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연계 영업이 가능해진 셈이다.
 
특히 우리금융 투체어스는 세무 부동산, 상속 등 기업금융과의 연계와 더불어 기업 오너 고객 확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은 기업가 고객을 확보하고 CIB 딜까지 이어지는 수익 파이프라인을 견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가 각 특장점을 보유하고 있으나, 증권사 부재로 후발주자에속하는 만큼 우리은행이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해석 가능하다.
 
기업 승계 시장이 금융권에 중요한 이유는 창업주 성향에도 있다. 기업 승계를 원하는 대표자의 경우 기업의 정체성 등을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M&A를 선호하는 경우도 다수다. 자녀 승계를 희망하지만 녹록지 않은 경우 이미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컨설팅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기업가들의 경우 대부분 불확실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1세대 창업자의 경우 기업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M&A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기업가의 경우 내부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기피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만큼 신뢰 관계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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