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쌍용C&E 환경사업 키워 팔기…5000억 몸값 시험대
그린에코솔루션 영업익 3.7배 증가…멀티플 15배 요구
펀드 만기 앞두고 분리매각…재무·회수 부담 동시 해소
공개 2026-06-0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2일 14: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쌍용C&E 환경자회사 그린에코솔루션 매각을 통해 회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배당과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원금 회수를 끝낸 한앤코는 쌍용C&E 인수 이후 키워온 환경사업을 통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최근 고금리 등으로 몸값이 재조정되는 분위기라 멀티플이 기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쌍용C&E 동해공장 전경 (사진=쌍용C&E)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그린에코솔루션 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에는 그린에코솔루션 산하 그린에코사이클, 그린에코넥서스, 그린에코로직스가 패키지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PwC며, 원매자로는 아주산업과 노앤파트너스가 거론되고 있다.
 
'몸값 5000억' 기대하는 한앤코…영업이익 1년 새 3.7배 증가
 
그린에코솔루션은 한앤코가 쌍용C&E 인수 이후 환경사업 확장을 위해 세운 핵심 자회사다. 쌍용C&E는 2021년 3월 환경자원사업 확대를 목적으로 그린베인을 설립했고, 같은 해 7월 사명을 그린에코솔루션으로 바꿨다. 이후 KC에코물류를 인수해 그린에코사이클로 변경했고, 그린에코넥서스와 그린에코로직스를 세웠다. 삼호환경기술도 인수한 뒤 그린에코넥서스에 흡수합병하면서 폐합성수지 중간처리와 수집·운반, 원료 재생으로 이어지는 순환자원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한앤코는 시멘트 실적에 기댄 쌍용C&E를 사실상 환경사업으로 방어해왔다. 쌍용C&E 연결 기준 환경자원사업 매출은 2024년 1247억원에서 2025년 127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2026년 1분기에도 273억원을 기록하며 연결 매출의 8.6%를 차지했다. 외형만 놓고 보면 시멘트사업에 비해 비중은 여전히 작은 셈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환경사업 영업이익은 2023년 280억원, 2024년 399억원, 2025년 421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환경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5.2%에서 2025년 39.7%까지 치솟았다. 올 1분기에는 환경사업 영업이익이 5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3.2%를 차지했다.
 
특히 매각 대상 패키지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다. 내부거래를 포함해 그린에코솔루션과 주요 자회사 합산 매출은 2024년 941억원에서 2025년 1054억원으로 12%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38억원에서 141억원으로 약 3.7배 증가했다.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29억원이다. 그린에코사이클 영업이익은 31억원에서 92억원으로, 그린에코넥서스는 8억원에서 50억원으로 뛰었다. 쌍용C&E가 시멘트 업황 둔화에 직면한 사이 환경자회사가 이익 방어막 역할을 한 셈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단순 계산하면 EBITDA 329억원에 몸값 5000억원을 적용할 경우, EV/EBITDA 멀티플은 약 15.2배다. 국내 폐기물·환경업체 M&A에서 통상 인정되는 10~13배, 우량 소각·매립 자산에 적용되는 13~1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선 몸값 5000억원이 현재 실적보다는 향후 성장성을 선반영한 가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올해부터 적용된 폐기물 직매립 규제 강화를 비롯해 시멘트 업계의 유연탄 대체연료 확대, 순환자원 수요 증가 등 가격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원매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몸값과 향후 수익 성장세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환경사업 업종과 관련한 기업들이 20배가량의 멀티플을 인정받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몸값이 고금리 시장 상황과 맞물리면서 재조정되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앞서 2024년 KJ환경 매각 당시엔 EQT파트너스가 제네시스PE로부터 KJ환경을 포함한 17개 자회사를 총 1조원에 인수하면서 20배에 달하는 멀티플이 적용, 기준점을 크게 올려놓았다. 비슷한 시기 에코비트 경우에도 국내 1위 종합환경업체라는 프리미엄이 얹혀 실질 멀티플이 20배에 육박했다. 다만 이후에는 고밸류 논란이 이어지며 영남권 최대 폐기물 업체 코엔텍이 약 13.8배 멀티플을 인정받는 데 그쳤다.
 
고배당서 분리매각으로…쌍용C&E 회수전략 변화
 
이번 매각은 한앤코의 쌍용C&E 회수전략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한앤코는 2016년 쌍용양회 경영권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와 추가 지분 인수를 거쳐 지배력을 높였다. 이후 배당, 컨티뉴에이션펀드,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회수 기반을 다져왔다. 2024년에는 공개매수와 주식교환을 통해 쌍용C&E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고 상장폐지했다. 2025년에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와 합병해 지배구조도 단순화했다.
 
자산 매각도 이어졌다. 쌍용C&E는 쌍용레미콘 지분 매각과 풋옵션 행사를 통해 레미콘사업을 정리했고, 2025년 말에는 쌍용기초소재 지분 100%도 매각했다. 공시상 자산처분 제한현황에 기재된 쌍용레미콘 매각 규모는 3778억원, 쌍용기초소재 매각 규모는 962억원이다. 여기에 그린에코솔루션이 5000억원에 팔릴 경우, 주요 자회사 매각을 통한 회수 규모는 9700억원 안팎까지 커진다.
 
쌍용C&E 입장에서도 매각 효과는 작지 않다. 사업보고서상 그린에코솔루션의 취득원가는 1450억원, 장부금액은 442억원이다. 5000억원 매각이 성사되면 취득원가 대비 3.4배 수준의 가격에 환경자회사를 현금화하는 셈이다.
 
다만 최근 쌍용C&E는 고배당과 공개매수, 업황 둔화 영향으로 재무부담이 커진 상태다. 단적으로 시멘트 내수 부진으로 본업 실적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2025년 6월 신용등급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아졌다. 컨티뉴에이션 펀드 만기가 내년 7월로 예정되어 있어, 한앤코는 그린에코솔루션 이번 매각대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펀드 만기 대응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5000억원 몸값을 온전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성장 프리미엄은 물론이고 매각 이후에도 모기업과의 거래를 이어가는 캡티브 조항과 관련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환경 자회사들은 쌍용C&E 공장 전용 연료 공급을 목적으로 플랫폼이 구성됐다. 경쟁사인 한일이나 삼표 등은 이미 자체 환경 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쌍용C&E와의 세부적인 장기 공급계약 조건이 매각가를 좌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