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한숨에도…'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CU의 사업방식
지난해 이익률 증가로 3% 넘어…경쟁사 이익률 하락에 2%대
전년 대비 원가율 하락 눈길…세븐일레븐 등 원가율 상승 대조
올해도 나홀로 생수 가격 인상…GS·이마트24, 철회·동결 발표
공개 2023-05-0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10:1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자물가 인상으로 서민경제가 위축되는 가운데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영업이익률이 3%를 기록했다. 이는 1~2%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실제 CU는 판매비와관리비 등 비용 증가에도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원가율 하락을 통해 경쟁사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BGF리테일)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BGF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문(CU)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이 3.2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영업이익률인 2.92%보다 0.3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같은기간 경쟁업체인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 영업이익률이 2.97%에서 2.82%로 0.15%포인트 줄어든 것과 비교된다. 3위 업체인 코리아세븐은 최근 미니스톱 매장을 세븐일레븐 매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PMI(Post Merger Integration) 통합비용 등으로 인해 48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원가 비중 0.84%P 감소…싸게 사서 비싸게 팔았나
 
지난해 BGF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문(CU) 매출은 7조5777억원으로 전년(6조7620억원) 대비 12.0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71억원에서 2492억원으로 26.43% 증가했다. 이는 각각 BGF리테일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99.50%, 98.7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편의점 사업이 곧 BGF리테일의 전체 사업이라고 평가해도 무관하다는 뜻이다.
 
실제 편의점 사업부문(CU)의 영업이익률 증가는 원가율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BGF리테일의 원가율은 81.80%를 기록해 전년(82.64%)보다 0.8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판매비와관리비 등 비용이 같은 기간 9774억원에서 1조1330억원으로 15.92%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전체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도 각각 14.441%에서 14.88%로 상승했다.
 
이는 판관비 증가에도 원가율 하락을 통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원가율 감소는 제품을 싼 가격에 구매해 비싸게 판매했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반면, 경쟁사인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매출원가 비중은 79.08%로 전년(78.48%) 대비 소폭 증가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문(GS25)의 매출원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GS리테일 전체 매출원가율은 같은기간 77.33%에서 74.44%로 줄었다. 그러나 GS25의 매출 비중은 전체 사업 가운데 69.3%에 불과해 99%가 넘는 CU와 직접 비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지난해 편의점업계 전반적으로 가격 인상이 단행된 이후 올 3월 들어서도 CU는 도시락, 주먹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 간편식품 일부 상품이 최대 6.6%(100~200원) 올렸다. 이어 지난달에도 자체브랜드(PB) 제품 생수가격을 100원 올렸다.
 
지난달 정부는 급격한 소비자물가 인상을 막기 위해 식품기업 등 관련 업체들에게 제품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경쟁사 가운데 세븐일레븐이 PB 생수를 100원 인상했지만, GS25는 가격인상 철회, 이마트24는 가격동결을 발표한 상황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CU는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상품 가격 상승효과가 발생했고 연세 크림빵, 고대 사과잼 페스츄리 등 차별화 상품으로 객수·객단가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라며 “물가 상승으로 매출총이익률(GPM) 개선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경기 불황기에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채널로서 계속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 측 “담배 등 저마진 제품 매출 비중 감축 효과”
 
CU 측은 매출원가 비중 감소가 고마진 제품을 통한 포트폴리오 재정비 효과라는 설명이다. 담배 등 저마진 카테고리 비중을 줄이고 가정간편식(HMR)을 비롯 가공식품 등 일반상품 비중을 확대한 점이 이익률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담배는 전체 매출 구성비 가운데 37.8%를 차지하며 전년(39.5%) 대비 1.7%포인트 줄어든 반면 가공식품은 같은 기간 42.5%에서 42.8%로 소폭 증가했다. 이외에 식품은 0.4%포인트 증가한 12.8%, 비식품은 1%포인트 증가한 6.6%의 구성비를 기록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매출원가 비중의 감소는 고마진 제품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결과"라며 "이번 치킨 가격 인상은 최근 원부자재값이 인상됨에 따라 가격 보존을 위해 단행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기준 전년 동월(106.85)대비 3.70% 증가한 110.80을 기록하며, 2021년 101.98로 기준치 기준치 100을 넘어선 이후 매년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지난달 115.67로 가장 높은 물가지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편의점도시락의 물가지수는 107.47로 전년동월(100.69) 대비 6.73% 증가했다. 이외에 편의점 등에서 주로 판매되는 삼각김밥은 2.46% 증가한 105.55, 즉석식품은 6.24% 증가한 120.37을 기록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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