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미래에셋캐피탈이 영업자산에서 개인·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자산을 빠르게 조정하고 있다. 중도금대출을 정리 완료했고, 주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계속 축소 중이다. 대신 담보부대출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손실 가능성이 비교적 적은 자산에 집중해 낮은 대손 부담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매금융 내 중도금대출 잔액 처리…임차보증금대출 확대
17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올해 소매금융 내 개인·개인사업자 중도금대출 잔액을 모두 정리했다. 지난해 말에는 403억원이었다. 앞서 2023년 905억원까지 늘렸다가 지난해부터 취급을 줄였는데, 올해 나머지를 처리한 것이다.
개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잔액도 줄이고 있다. 주식담보대출 잔액은 602억원으로 27.8%(232억원), 신용대출은 506억원으로 34.6%(268억원) 감소했다.
세 부문에서 자산을 축소하는 대신 가계임차보증금대출을 늘렸다. 해당 대출금은 3960억원에서 4497억원으로 13.6%(53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자산이 줄었던 바 있는데 올해 다시 취급을 늘린 것이다.
소매금융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배경에는 건전성 개선이 있다. 개인금융 특히 신용대출은 건전성 리스크가 비교적 크기 때문이다. 제2 금융인 캐피탈사 특성상 차주의 신용도가 열위해 경기 민감도가 높게 반영된다.
3분기 기준 미래에셋캐피탈의 1개월 이상 대출채권 연체율은 0.9%다. 이를 차주별 구성으로 살펴보면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 부문이 0.7%, 개인사업자가 1.5%로 나온다. 가계대출은 2.4%인데, 신용대출이 7.8%로 가장 높다.
다른 부문은 연체율이 모두 하락하는 모습이나 개인신용대출은 홀로 0.4%p 상승했다. 이 같은 개인·개인사업자 대상 대출이 줄어들면 건전성 측면에서는 하방 압력이 완화됐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소매금융 주력으로 삼은 가계임차보증금대출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이 4.1%다. 수치가 높은 편이나 지난해 말 대비로는 1.2%p 하락했다. 이는 전세계약 시점에서 부족한 임차보증금을 대출해주는 것인데, 담보부대출이기 때문에 회수 과정에서 손실 가능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소매금융 자산 합계는 5605억원이다. 가계임차보증금대출이 늘었지만 다른 부문에서 축소된 만큼 지난해 말보다 6.1%(366억원) 감소했다. 전체 영업자산 3조751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9%다. 나머지 포트폴리오는 할부리스 16.0%, 기업금융 42.2%, 투자금융 26.9% 등이다.
(사진=미래에셋)
손실 가능성 낮은 대출 '집중'…대손 부담 낮아
미래에셋캐피탈이 최근 영업자산 전개 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손실 가능성이 낮은 영역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이다.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기보다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소매금융 조정은 지난해 할부금융에서 신차 오토리스를 줄이고 공공리스를 취급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공공리스는 캐피탈사가 조달청 입찰에 참여, 공공기관이 요청한 물품을 리스해주는 방식의 사업이다. 차주 구성상 부실과 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다.
기업금융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5164억원)을 줄이는 대신 일반대출(1조267억원)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법인 대상의 부동산담보대출, 지분담보대출, 확정·장래매출채권담보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담보대출 확대는 손실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우선 전략이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담보대출과 같이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 중심으로 조정하고 있다”라면서 “자산별로 어떻게 리스크를 잘 관리하면서 운용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산 운용은 수익성 측면에서 대손 부담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보수적 운용의 실질적인 목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3분기 대손비용이 35억원이며, 대손비용률(총자산 평균 잔액 대비)은 0.1%에 불과하다. 건전성 관리에 들어가는 돈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대손충당금 잔액은 243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445억원) 대비 비율이 54.7%다. 충당금 적립률이 낮은 편인데, 고정이하여신이 대부분 담보대출로 구성됐기 때문에 손실률도 낮다는 점이 유리하게 반영됐다.
충당금 적립률을 현 수준에서 맞춘다고 가정하면 대손비용에 대한 부담 역시 매우 낮은 상태에서 유지할 수 있다. 담보부대출 확대에 집중하는 이유다.
여신전문금융 관련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담보대출은 보통 담보 가치를 감안해서 충당금을 적립한다”라면서 “신용대출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충당금 추정 로직에 따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당금은 건전성이 저하된 자산일수록 더 많이 쌓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건전성이 저하된 자산이 담보대출이라면 그 가치를 고려해 쌓기 때문에, 대출총액의 몇 퍼센트 식으로 적용하는 경우보다 낮게 적립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