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메디칼, 30억 자사주 매입…소각까지 갈까
주주가치 제고 명목 30억 규모 자기주식 취득
배당에 초점 맞춘 주주환원책…지난해 배당금 감소
과거 소각 없고 매입 뿐…운용 방안 고심 중
공개 2025-12-1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7일 17: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세운메디칼(100700)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명목 하에 30억원 규모 자기주식 매입을 완료했다. 그간 사측은 자사주 소각보다는 현금배당에 초점을 맞춰 주주환원을 실시해 왔는데, 지난해 배당 규모는 순이익 감소와 맞물려 다소 줄어든 모양새다. 이에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져 주주환원 확대에 드라이브가 걸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세운메디칼 홈페이지)
 
주주가치 제고 명분 내세운 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완료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운메디칼은 이달 11일부로 3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신탁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계약은 지난 6월 하나증권과 체결한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이며, 기간 만료에 따라 계약이 종료됐다. 이로써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기존 50만8900주에서 162만3000주로 늘어나게 됐으며, 발행 주식총수 대비 자사주 비율은 1.16%에서 3.71%로 증가했다.
 
계약 체결 당시 세운메디칼은 계약목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명시했는데,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더 나아가 취득한 자사주를 완전히 없애 버리는 소각을 단행하면 발행주식수가 줄어들면서 1주당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효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자사주 매입 공시가 발표되면 통상 주가 상승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보다 확실한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평가받는 소각 계획이 포함된 매입인지가 중요하다. 향후 재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는 단순 매입은 일시적인 효과만 수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탁계약해지결과보고서에 따르면 6월 7억원, 7월 17억원, 8월 6억원 등 총 세 달에 걸쳐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고, 매입 초기 회사의 주가는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계약 시작일이었던 6월11일 하루 전 2530원이었던 주가는 6월30일 2680원을 거쳐 7월31일 종가 기준 2725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 흐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8월29일 종가는 다시 2600원으로 내려왔다. 이날 세운메디칼의 주가는 2485원으로 장을 마감해 계약시작일 직전 주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돌아온 상태다.
 
 
현금배당 총액 소폭 감소…자사주 소각 여부 관심
 
아직까지 세운메디칼은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 이후 취득한 자사주 활용 계획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과거 회사의 자사주 매입 사례를 살펴보면 세운메디칼은 지난 2010년 8월18일 자기주식취득 결정을 공시했고, 위탁투자중개업자로 교보증권을 선정해 10억원을 들여 보통주 50만8900주 매입을 완료했다.
 
당시에도 사측은 자사주 취득 목적에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명시했는데, 첫 번째 자사주 매입은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내역은 약 15년간 변동이 없었고, 이번 매입으로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간 세운메디칼이 주주환원을 외면한 건 아니다. 회사는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초점을 맞춰왔으며, 지난 2008년 코스닥 시장 상장 후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해 왔다. 앞으로도 주주 중심 경영을 시현하고자 지속적인 배당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난해 현금배당총액은 26억원으로 전년 30억원 대비 13.33%가량 줄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순이익이 155억원에서 126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결기준 현금배당 성향은 20%대 초반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에 약 15년만에 이뤄진 추가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며 주주환원 확대에 드라이브가 걸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세운메디칼의 자본유보율은 3327%로 매우 높은 편이며, 현금및현금성자산도 9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자사주 소각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세운메디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탁계약 해지 이후 자사주 운용 계획은 경영진에서 고민 중에 있다. 정·재계에서 상법 개정에 대해 아직까지 논의되는 부분이 있다보니 지금 당장 자사주를 어떻게 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선 깊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에 대한 의사결정까지는 나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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