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들, 회사채 발행 러쉬…흥행 여부 '촉각'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속 건설사 간 희비 엇갈려
현대건설·GS건설 등 다음 주 수요예측 나설 예정
공개 2023-02-16 14:39:42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6일 14: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차환 등을 이유로 줄줄이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수요예측을 진행한 건설사 간의 희비가 명확히 엇갈린 가운데, 앞으로 발행할 건설사들의 회사채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신용등급 A-)가 전날 진행한 제174회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1000억원의 5배가 넘는 508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1년 만기 300억원 모집에 960억원, 1년 6개월 만기 400억원 모집에 1990억원이 몰렸다. 2년 만기는 300억원을 모집하는 데 2130억원의 유효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증액해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 건설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환경부문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온 것이 이번 SK에코플랜트의 회사채 흥행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이후 환경, 연료전지, 해상풍력 등 신규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건설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최근의 주택 및 분양 경기 침체에도 타 건설사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대응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국내 주택부문에 대한 사업 집중도가 높은 건설사들이 수요예측에서 '참패'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25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롯데건설(A+)은 기관 주문 물량이 400억원에 그쳤다.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011170)의 지급보증을 통해 신용도(AA+)를 보강했지만,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이달 3일 5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HL D&I(014790) 한라(BBB+)의 기관 주문 물량은 140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곧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설 건설사들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20일 현대건설(000720)(AA-)을 시작으로 한신공영(004960)(BBB0), 신세계건설(034300)(A0), GS건설(006360)(A+) 등의 수요예측이 다음 주 연달아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신용등급을 비롯해 그룹의 지원 가능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 등이 흥행 여부를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016360) 수석연구원은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부동산 PF 리스크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각 건설사들의 신용등급과 그룹 내 계열사 등의 지원 가능성 여부, PF 우발채무 규모 등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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