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주인 바뀌었지만…현금·실적 모두 '내리막길'
3분기 매출·영업익 인수 전보다 감소…영업활동으로 현금 못 벌어
빚내서 투자하는 구조 못 벗어나…다만, 수주 확대는 긍정적 평가
공개 2023-01-13 08:00: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1일 19: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두산건설이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에도 여전히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다. 2021년 말 '큐캐피탈(016600)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인수한 직후인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특히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로 돌아서면서 인수 직후 투입된 현금마저 까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해 3분기 매출 8667억원, 영업이익 4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8.7%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시키지 못하면서 새 주인을 맞이한 이후 기대감이 높았던 실적 상승이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12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645억원 순유입을 기록한 전년 동기보다 크게 하락한 수치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매출채권이 333억원 증가했고, 매입채무가 940억원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못 받은 돈은 늘고, 줄 돈이 줄어들면서 현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벌어야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 여기에 전년보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순유출까지 확대되면서 전체 538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특히 재무활동현금흐름으로 590억원 유입되면서 두산건설은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지 못하고, 투자금 대부분을 빚내서 충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두산건설의 현금및현금성자산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17억원을 기록해 1155억원 기록한 2021년 말보다 46.58% 줄었다. 여기에 2021년 말 기준 46억원을 기록한 단기금융상품도 지난해 3분기 기준 6억원까지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생산 및 판매 등 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출입을 나타낸다. 회사가 외부자금에 의존하지 않고 영업을 유지할 수 있는지, 또한 빌린 돈을 갚고 신규 투자 등에 나설 수 있는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영업이익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규모가 작으면 이익의 질이 낮아 유동성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다.
 
아울러 재고재산이 쌓이면서 현금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두산건설의 재고자산은 지난해 3분기 153억원 규모로, 전년 말 69억원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재고자산 중 특히 미완성주택의 규모가 불어난 영향이다. 지난 2021년 말 1억6000만원 규모에서 지난해 3분기 76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금리인상 등으로 분양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 지난해 '인천 두산위브 더 센트럴',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 등의 공급에 나서 미분양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천 두산위브 더 센트럴'은 지난해 8월 주인을 찾지 못한 269세대의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으나, 단 14건 만이 접수됐다. 이어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도 본청약 진행 후 남은 111세대에 대한 무순위청약에 나섰으나 27명이 접수하는 데 그쳤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다만, 향후 실적 개선 여지는 남아 있다. 그동안 '공격적 수주 전략'을 바탕으로 탄탄한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음에 따라 상황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는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공사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착공 3조5586억원, 미착공 3조9952억원 등 총 7조5538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1조6524억원)을 기준으로 볼 때, 약 4.6년 치 먹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실제 두산건설은 지난해 1월 인천 서림구역 재개발(818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인천 제물포시장 재개발(734억원), 안양 삼신6차아파트 재건축(830억원), 광주 용봉동 소규모 재건축(447억원),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914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도시정비사업 3건을 연달아 수주하며, 7856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단숨에 쌓았다. 두산건설은 한 달 새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4448억원), 대구 평리2구역 재개발(2280억원), 수원 영화아파트 재개발(1128억원) 등의 시공권을 모두 확보했다.
 
홍세진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두산건설은 여러 사업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확보된 도급사업의 공사 물량을 중심으로 이자비용을 웃도는 영업이익 시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IB토마토>는 이와 관련된 얘기를 듣기 위해 두산건설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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