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그린워싱 오명에도 MD를 주력으로 키우는 까닭
엇갈리는 반응 속 수익성 기여하는 MD
'구매력 올리는' 회원 수 올해 900만명
브랜드력만큼…품질관리 노력도 수반돼야
공개 2022-12-09 07: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8일 10: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백희 기자]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오명을 얻은 스타벅스가 연말 대목시즌 MD(기획상품)를 대거 선보이며 매출 확대를 예고했다. 스타벅스의 MD는 매년 일부 제품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며 실적 측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MD가 충성층이 두터운 만큼 안전과 환경문제에 대한 이슈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서 직원들이 연말 겨울 시즌을 알리는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스타벅스)
 
8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달 22일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두 번째 프로모션을 통해 텀블러와 머그컵, 콜드컵은 물론 스마트 저울과 스마트 타이머, 플레이트, 디저트볼, 포크 세트 등 다채로운 기획상품을 내놨다. 아직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023 다이어리도 출시 예정이다. 
 
본업인 커피 판매율을 끌어올리는 유인책으로도 풀이되는 MD는 스타벅스의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이마트(139480) IR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운영)의 누적 매출액은 1조9262억원이다. 2020년 기록했던 1조9284억원의 매출액을 올해 3분기 만에 끌어올렸다. 연간 매출 2조 규모는 지난해 이미 달성했다. 여기서 스타벅스의 MD 판매수익은 실적에 플러스알파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MD 판매를 통해 거둬들이는 연간 수익은 1년 매출액의 8%에 달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결코 무시 못할 수치’라고 입 모아 말한다. MD 수익 자체도 있지만, 본업인 커피 구매를 유도하는 잠재적 수익성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시즌상품만큼 코어상품(상시 판매 품목) 수요도 탄탄해 신상이 기존 제품의 파이를 가져가는 카니발 효과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 MD 중 비중이 가장 큰 텀블러는 최근 4년간 매해 300만개 가까이 팔렸다. 지난 10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스타벅스코리아를 통해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판매된 스타벅스 텀블러는 1126만개였고, 종류만 연평균 449개에 달했다.
 
 
텀블러를 필두로 한 스타벅스의 MD 판매율은 앞으로도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에서 멤버십 회원 수 확보는 안정적인 GMV(총 매출액·상품 판매량)와도 직결된다. 스타벅스의 경우 e-스티커 적립 등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인데, 앱 접근성이나 편의성을 고려하면 회원 구매력이 비회원을 압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 수는 지난 2014년 5월 100만명을 시작으로 올해 5월 900만명을 채웠다. 회원 수는 연간 100만명씩 증가했다. 
 
이러한 매출성장 잠재력이 스타벅스가 MD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MD는 인기와 함께 중대한 품질 문제를 동시에 떠안았다. 올해 3분기 SCK컴퍼니는 일회성 비용 358억원이 반영된 누적 영업이익 1031억원을 남겼는데, ‘서머 캐리백’ 유해물질 검출로 인한 리콜 사태가 원인이 됐다.
 
지난 여름 스타벅스가 e-프리퀀시 행사로 내놓은 서머 캐리백에서 폼알데하이드가 일정 수치 검출되면서 품질 논란이 일었다.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폼알데하이드는 신체에 고농도로 노출될 경우 기관지나 폐에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측은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판매되거나 증정된 서머 캐리백 108만개에 대한 회수와 보상 조치를 지난 8월부터 전개했지만, 막대한 이미지 손상을 피할 수 없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물품 검수, 관리 등을 충실히 하지 못한 스타벅스에 책임이 크다”라며 단발성 대처로 끝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시즌마다 생산되는 스타벅스 기획상품이 과도해 환경적 부담을 낳는다는 시선이 있다. 텀블러와 머그컵을 두고 ‘오래 쓸 수 있다’는 명목으로 스타벅스가 친환경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현실과 괴리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소비를 부추길 뿐 제작하고 폐기할 때 드는 환경비용을 무시 못한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고가 명품 매장에서 이뤄지던 오픈런이나 리셀 현상도 스타벅스의 MD출시 시기마다 반복되는 문제다. 스타벅스의 브랜드력만큼 우수한 품질을 기대하고 MD 구매에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스타벅스는 안전이나 환경 문제를 고려해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텀블러와 머그잔 판매 비율을 줄이고 있으며, 플라스틱 텀블러 대신 스테인리스 텀블러 상품을 늘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황백희 기자 h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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