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어려운데...차환 앞둔 KT-SK텔레콤
SK텔레콤, 12월 내 수요예측…올해 마지막 회사채 발행 나서
LG유플러스는 미매각…KT, 1년 내 만기 사채 1조4174억원
공개 2022-12-05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1일 19:3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SK텔레콤(017670)KT(030200)가 차입금 상환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등 차입금 규모가 작지 않지만, 최근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대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달 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하기로 했고, KT는 경영 상황과 금리 인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환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KT의 총 차입금 규모는 11조5772억원, SK텔레콤은 11조490억원이다. 구체적으로 3분기 기준 KT가 1년 내 상환해야 할 사채 규모는 1조4174억원이며 SK텔레콤의 이자를 포함한 1년 미만 만기도래 사채는 2조6693억원이다. 이와 관련해 KT는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 중이며, SK텔레콤의 경우 이달 중 수요 예측을 실시해 약 2000억~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조달할 계획이다.
 
통상 이동통신사는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으로 꼽힌다. 실제 KT는 경기가 악화된 올해 6월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성공을 거뒀다. KT는 지난 6월 2000억원 규모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했고, 총 9350억원 어치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G유플러스(032640)는 올 10월 신용등급 AA0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1500억원 중 500억원 어치가 미매각됐다.
 
KT, SK텔레콤 사옥(사진=각 사)
 
실제 최근 국내 회사채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은 상태다. 금감원 ‘10월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8조2982억원으로 지난 9월보다 49.5%(8조1498억원) 감소했다. 일반회사채 발행은 늘었지만, 금융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회사채 금리는 물론, 기업대출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50조원+α’ 규모의 채권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회사채 금리는 여전히 고공 행진하고 있고,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얻지 못한 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려들면서 기업대출 금리도 올랐다.
 
심지어 최근 금리는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기업 대출 금리는 연 4.66%에서 연 5.27%로 0.61%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대출 금리는 2012년 9월(5.30%) 이후 최고 수준으로 1998년 1월(2.46%p)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4.38%에서 5.08%로 0.70%p 올랐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4.87%에서 5.49%로 0.62%p 상승했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은 본업인 5G 투자, 비통신 부문 육성을 위해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KT는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면서 투자를 꾸준히 확대, 지난해 3분기 총 차입금 9조5646억원에서 현재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자 비용 부담도 3분기 기준 KT는 2017억원, SK텔레콤은 225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KT가 1884억원, SK텔레콤이 2082억원의 이자비용을 부담했던 것에 비하면 1년 새 이자 부담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KT의 경우 비통신 사업 확장으로 계열사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면서 꾸준한 투자금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KT클라우드와 KT스튜디오지니는 각각 8000억원, 2000억원의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여건이 좋지 않아 계획을 수정했다. KT클라우드는 당초 11월로 예정돼 있던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 일정을 12월로 연기했고, KT스튜디오지니도 자금조달 계획을 미뤘다.
 
계열사에 대한 차입 확대 리스크도 남아 있다. KT의 금융 자회사인 BC카드는 차입에 의한 여신사업 확대를 지속하며 차입금을 불리고 있다. BC카드는 자체사업 확대,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3분기 기준 BC카드의 차입부채는 1조1468억원으로 전년동기(2997억원) 대비 282.7% 상승했다. 이밖에도 KT는 3분기 반영될 예정이었던 인건비 인상 소급분을 4분기 중 반영하기로 예정돼 있어 4분기 영업 수익성 또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T 관계자는 <IB토마토>에 “10~11월에 만기가 도래한 건(부채)을 모두 상환했고, 내부적으로는 현재 약 1.06조원 정도의 만기도래 차입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차환 등의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라며 “현재 내년도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 계획 및 자금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곧 정리할 것이며 만기 부채에 대해서도 시중금리, 내부 경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문제없이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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