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본확충 난항…코리안리 ‘공동재보험’ 활용도 높아지나
신한라이프 이어 두 번째 보험사 계약 작업 진행중
금리 상승 여파에 자산·부채종합관리 필요성 부각
공개 2022-10-20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18:0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코리안리(003690)가 전개하는 공동재보험이 금리 변동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또 다른 선택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본혹충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조달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공동재보험은 실질적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금융시장 변동으로 가격 매력이 높아지는 등 활용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서는 추가 계약 가능성도 언급되는 모양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올해 초 신한라이프와 공동재보험 계약을 처음으로 체결한 것에 이어 다른 보험사와 추가 계약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동재보험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팀이 따로 있다”라면서 “보험사 명칭을 거론할 단계는 아니지만 작업이 진행 중인 사안이 있다”라고 말했다.
 
공동재보험은 원보험사가 위험보험료뿐만 아니라 저축보험료와 부가보험료 부문에서도 재보험사에 출재해 ‘보험위험’ 외에 ‘금리위험’까지 이전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재보험은 원보험사가 위험보험료 출재에 따른 보험위험 부분만 재보험사에 전가할 수 있었다.
 
코리안리 재보험사 전경 (사진=코리안리)
 
즉 공동재보험은 보험부채 증가로 인한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인데,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 수준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에서 분모인 요구자본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특히 고금리상품 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경우 금리위험을 재보험사에 이전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올해 보험업계는 금리상승 여파로 RBC비율이 크게 하락했는데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밑으로 내려가는 보험사들도 나타났던 터였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줄어 가용자본이 감소한 탓이다. 반면 보험부채의 만기가 확대되면서 금리위험액이 커지는 등 요구자본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보험사의 RBC비율 평균은 지난해 말 246.2%였는데 올 상반기 218.8%로 하락했다. 한화생명(088350)(167.5%)과 NH농협생명(184.6%), 흥국생명(157.8%), DGB생명(165.8%), 한화손해보험(000370)(135.9%), 롯데손해보험(000400)(168.6%), MG손해보험(74.2%), 흥국화재(000540)(154.0%) 등 다수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개선 필요성이 부각됐다.
 
금융시장 변동과 내년에 도입되는 새로운 회계·감독 기준에 대비해 자본확충과 부채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자금시장의 여건은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이 늘었을 뿐 아니라 증권 발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들은 수요예측에서 다수 미매각이 발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29일 후순위채 10년물을 400억원 규모로 발행했는데 앞선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수요예측 당시 공모희망금리는 연 5.30~5.90%로 설정했지만 이자율은 6.20%에 책정됐다. 유효수요가 산정되지 않으면서 잔액은 인수기관인 메리츠증권(008560)이 인수금액의 1.0%를 대가로 떠맡았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금리 부담에 더해 수수료율 비용까지 가산된 셈이다.
 
 
ABL생명과 한화손해보험도 지난달 각각 후순위채 63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850억원을 발행했는데 수요예측에서 대거 미매각이 나타났다. ABL생명은 기관투자자 두 곳(130억원)이 참여했고, 한화손해보험은 투자매매중개업자 한 곳(10억원)만 참여를 신청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성증권 요인뿐만 아니라 채권시장 자체가 안 좋은 영향이 있는 것이 더 지배적인 요인으로 생각된다”라면서도 “보험사의 회계 기준이나 자본규제가 내년에 바뀌면서 이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도 어느 정도 섞여 있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본 관리에 대안이 될 수 있는 공동재보험 역할이 기존과 다른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격 산정이 관건으로 꼽히는데, 시가 평가된 부채 가치를 가격 산정 기준으로 삼는 만큼 금리상승에 따른 할인율 반영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보험부채의 시가평가 가치가 작아져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005940) 정준섭 연구원은 “보험사들의 요구자본 부담을 경감시켜줄 수 있는 공동재보험은 보험사들의 자본 관리에서 다른 선택지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만큼 전반적인 매력이 확대되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라면서 “연초 이후 지금까지 계약이 없던 것은 가격과 관련된 이유 때문이라고 보이는데,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정도 추가 계약을 기대해 볼 만하다”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동재보험으로 요구자본이 줄면 자본확충 필요성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라면서 “금리리스크가 축소된 만큼 현재의 RBC비율이나 내년 킥스(K-ICS) 비율에서도 리스크가 줄어들 것인데, 금리리스크에 대한 부담은 RBC보다 킥스에서 더 크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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