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페이퍼, 더뎌지는 수익성 회복에…빚 부담 '위험신호'
설비투자 본격화로 2010년부터 차입금 과중
나빠진 수익성…전방산업 불확실로 개선세 더뎌
공개 2022-10-18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4일 10: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무림페이퍼(009200)의 과중한 차입 부담이 수년째 지속되며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결기준 수익성은 회복세로 접어들었지만 주력사업인 제지 업황은 여전히 부진, 별도의 자금 확충 방안 없이 자체적인 현금창출로 빠른 시일 내 차입금을 줄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자체적인 현금창출을 통해 차입 관리에 나서야 하는데 제지 등 주력사업의 업황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변수가 여전한 점은 부정적이다.
 
1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무림페이퍼의 연결기준 올해 6월 말 부채비율은 267.7%, 차입금의존도는 58.7%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14.4%p, 0.7%p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적정기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을 크게 웃돌며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무림페이퍼의 과중한 재무부담은 2010년부터 발생했다. 2008년 수직계열화를 위해 표백화학펄프제조업체 무림P&P(009580)를 인수한 후 2009년 11월 펄프와 제지 일관화를 위한 설비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비용이 발생했고 차입금이 늘어났다.
 
 
 
이후 산업용 인쇄용지 설비와 친환경 펄프몰드용 설비 투자 등으로 연간 500억원 이상의 자본적지출(CAPEX)이 꾸준히 발생하면서 차입조달 필요성을 키웠으며 2019년 제일에쿼티파트너스의 지분 77% 인수,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키면서 제일에쿼티파트너스와 미래개발(제일에쿼티파트너스 100% 자회사)의 차입금이 추가되기도 했다.
 
2009년 부채비율 132.4%, 차입금의존도 37.8%에서 2010년 부채비율 210%, 차입금의존도 55.1%로 오른 후 올해 반기까지 부채비율은 2017년(196.7%)을 제외하고 200%를 넘어서고 있으며 차입금의존도는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무림페이퍼는 장기간 지표상 재무 부담이 컸음에도 그동안 양호한 수익창출력 유지를 통해 대응해왔다. 특히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점점 재무안정성 지표도 개선될 것이라 기대됐다.
 
하지만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이 같은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펄프부문 이익 감소로 무림페이퍼의 2019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1.3% 줄어든 688억원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악영향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273억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제지 판매량 증가와 펄프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3% 늘어난 298억원을 거뒀으며 올해 반기 영업이익은 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9%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나 과거 영업이익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운전자본 이상의 영업현금흐름을 발생시키며 잉여현금흐름 흑자를 시현해 왔는데 실적 회복세를 보였던 2021년부터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실제 한국기업평가(034950)는 무림페이퍼의 잉여현금흐름을 2021년 -1256억원, 2022년 -147억원이라고 밝혔으며 나이스신용평가는 2021년 -1192억원, 2022년 -104억원으로 계산했다.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글로벌 제지 수요 회복과 제지·펄프 판매가격 상승 등 무림페이퍼의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주력 사업인 제지 업황 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우세한 상황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 위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디지털화에 따른 인쇄용지 수요 감소가 제지의 판매가격 인상에 악영향을 줘 무림페이퍼의 수익성 개선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무림페이퍼의 개별 실적(제지)을 보면 연결기준 회복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2021년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적자전환했고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외부변수에 의한 수익성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유상증자 등 별도의 자금 확충 방안이 없다면 단기간에 차입부담을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무림페이퍼가 당분간 과중한 수준의 재무부담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결기준으로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지 업황 회복은 좀 더 필요하다”라며 “해외 운임 비용 등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실적 개선을 통한 차입금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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