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진영 상장 추진에도…올해 IPO시장 '빈손' 위기
진영 상장예비심사 청구…내년 상반기 증시 입성 예상
지난해 9년 만에 IPO시장 복귀…올해는 트랙레코드 공백 불가피
공개 2022-10-17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3일 15: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빈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그룹 편입 이후 IPO를 비롯한 ECM(주식자본시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직상장 트랙레코드를 추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표면마감재 전문기업인 진영을 통해 시장의 문을 두드려보지만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사실상 올해 IPO시장에서 상장주관 실적을 쌓지 못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에 LG에너지솔루션(373220)범한퓨얼셀(382900) 상장 과정에서 인수단으로 참여했지만 상장주관사로 참여한 실적은 아직 없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6일 엣지(EDGE)와 시트(SHEET) 등 표면마감재를 만드는 진영의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올해 처음으로 직상장 주관업무에 착수한 것이다. 하지만 심사기간 및 공모일정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에 증시 입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올해 직상장 트랙레코드 공백을 피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진=하이투자증권)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2012년 LG헬로비전(037560)(옛 CJ헬로비전)의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은 이후 IPO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2013년 옵투스제약(131030)(옛 디에이치피코리아), 2017년 휴마시스(205470), 2018년 러셀(217500)의 스팩합병 상장을 성사시켰지만 직상장 트랙레코드는 추가하지 못했다.
 
2019년부터 ECM실을 신설하면서 경쟁력 강화 의지를 내보였고 이후 ECM실을 IPO와 유상증자 등을 담당하는 ECM팀, 리츠와 구조화금융 등을 담당하는 종합금융부로 재편하면서 전문성·효율성 제고를 꾀했다. 또 외부인력을 보강하고 딜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장주관 실적을 쌓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후 2021년에는 이노뎁(303530)의 단독 대표주관사를 맡아 코스닥 상장을 성공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2012년 LG헬로비전의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은 이후 9년여 만에, 단독 대표주관사로는 2011년 스마트솔루션즈(136510)(옛 쎄미시스코) 이후 10년여 만에 IPO시장에 복귀한 것이다. 2018년 DGB금융그룹으로 편입된 뒤 첫 IPO 주관실적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노뎁의 상장주관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계기로 IPO시장에서 트렉레코드를 본격적으로 쌓아갈 것이라는 기대도 받았다. 2021년에 하이제6호스팩(377400)하이제7호스팩(400840)을 상장시키기도 했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선보인 스팩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국내 증시와 IPO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이노뎁 이후 트랙레코드를 추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이앤에치의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심사를 철회하면서 상장이 무산됐다. 올해는 하이제5호스팩과 드림인사이트의 합병을 추진했지만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하이제5호스팩이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청산되는 아픔도 겪었다.
 
최근 IPO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상장계획을 미루거나 철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대어급으로 주목받던 기업들조차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과정에서 체면을 구기는 등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진영의 상장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을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2019년 진영과 상장주관사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프리IPO에 참여하면서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과 진영은 IPO시장이 부진하지만 증시에 입성한 뒤 꾸준한 성장을 통해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자신감에 따라 상장절차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은 IB사업부문 실적에 힘입어 높은 수익성을 기록해왔다. 특히 부동산 PF 등 부동산 관련 사업부문에서 강점을 보였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ROE(자기자본이익률)도 4년 연속 10%가 넘는 수준을 기록하는 등 DGB금융그룹 실적에 큰 기여를 해왔다.
 
올해는 증권업황 부진으로 하이투자증권의 실적도 저조하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927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줄었다. 하지만 IB부문 영업이익은 7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오히려 늘었다. 특히 올해 2분기 전체 영업수익 1255억원 가운데 IB·PF 영업수익이 1100억원이었다. IB 영업수익이 미미했던 만큼 사실상 수익 대부분을 PF 사업에서 거둔 셈이다.
 
하이투자증권은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PF사업 부실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수익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IPO를 비롯한 전통적 IB사업은 초대형 증권사들이 장악하고 있어 중형 증권사들이 두각을 보이기 쉽지 않지만 IPO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 하이투자증권이 진영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이유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진영 상장과 관련해 이제 막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단계이며 구체적 일정은 알 수 없다”라며 “부동산 사업 업황 둔화 등과 관계없이 IPO를 비롯한 ECM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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