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M&A에 쌓이는 재무부담…재무통 '김기홍' 효과 언제?
‘문어발식’ 지적에도 M&A 잇따라…9월 국내 계열사 수 134개
광고사업 매출 중심 탈피 자구책…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축소
법인세유효세율 2분기 57.2%로 확대…김 부사장 영입 효과 절실
공개 2022-09-23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1일 18: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카카오(035720)가 올해도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M&A 여파로 올해 상반기 현금흐름이 악화된 가운데 올해 초 재정비된 재무라인의 역할이 막중해졌다는 평가다. 올해 초 영입된 김기홍 재무그룹 그룹장(부사장)의 주도로 재무라인이 재정비되면서 현금흐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4858억원) 대비 악화됐다. 이 기간 카카오의 연결 매출이 2조6102억원에서 3조4740억원, 영업이익이 3201억원에서 3297억원으로 각각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M&A를 통해 계열사 협업 확대 및 신사업 진출을 확대하는 이른바 ‘카카오식 성장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카카오는 2040억원을 들여 13개 기업의 지배력을 획득했다. 여기에는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인 네오젠소프트, 웹툰 제작 리소스를 보유한 샌드위치타임 등이 포함됐다. 이 중 일부는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목적으로 지분 투자가 이뤄졌다.
 
 
카카오가 이토록 M&A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포털 광고 중심인 매출 집약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김범수 의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M&A 중심 성장 전략은 카카오 초창기부터 이뤄졌다. 기업이 직접 사업에 진출하는 것보다 스타트업에 투자해 M&A를 통해 사업 기반을 다진 것이 카카오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해석이다. 실제 카카오는 이 같은 사업 방식을 통해 매년 외형 확장에 성공하며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카카오의 현금성 지표는 악화되는 추세다. 카카오의 2분기 법인세 유효세율은 57.2%로 1분기(24.9%)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법인세 유효세율은 법인세를 법인세차감전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실제 기업이 번 돈에 비해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법인세 중간예납액으로 5728억원을 공시했다. IT 사업 외 영역의 협업도 많아지면서 재고자산 및 운전자본 부담도 늘어났다. 카카오의 재고자산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46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98억원, 운전자본은 3528억원에서 5910억원으로 급증했다.
 
잇따른 M&A에서 초래된 영업권 손상차손 부담도 만만찮다. 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누적 손상차손은 1조1562억원으로 반기 중 41억원의 손상차손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적잖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웃돈을 얹어주면서 손상차손이 발생해 지난해까지 손상차손이 반영됐고, 올해에도 인수한 기업들의 손상차손이 연이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 사옥(사진=카카오)
 
이에 따라 올 초 재무통으로 영입된 김기홍 부사장의 책임감이 막중해지고 있다. 김 부사장은 남궁훈 각자대표가 연초 카카오게임즈에서 카카오로 자리를 옮기며 영입한 인물이다.
 
카카오게임즈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던 김 부사장은 카카오의 재무통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당초 카카오는 배재현 CIO(최고투자책임자)가 CFO의 역할을 겸하고 있던 형태였지만, 김기홍 부사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재무와 투자 라인이 분리됐다. 김 부사장은 2015년부터 카카오 계열사들을 거치며 재무분야를 도맡아왔다. 배 CIO를 중심으로 지난해 선임된 이성호 CFO가 재무를 챙겼지만, 김 부사장이 3년 만에 카카오로 복귀하면서 재정비가 이뤄진 셈이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엔터프라이즈, 브레인, 그라운드엑스, 헬스케어 등 신성장 사업에 투자를 활발히 추진했다”라며 “이제 내실 다지기에 돌입해 ‘카카오톡’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고,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개별법인의 세무조정 영향으로 법인세 등이 증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악화됐다”라며 “이외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세나테크놀로지 인수 및 카카오VX 골프사업 확대 등으로 재고자산이 증가해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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