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신기술조합 통한 왕성한 투자 식욕…'수익 다각화 박차'
째깍악어 시리즈B 투자 결정…투자 스타트업 15개 돌파
동남아시아로 투자영역도 확대…교보그룹 해외사업 시너지도 기대
공개 2022-09-19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17: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교보증권(030610)이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첫 번째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한 뒤 8개월간 15개 스타트업에 투자한데 이어 최근에는 싱가포르에 새로운 투자펀드를 조성하면서 해외로 투자영역도 확장하는 모양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투자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벌써부터 두 번째 신기술투자조합 펀드를 결성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9월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를 활용해 째깍악어에 30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교보증권이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한 뒤 15번째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째깍악어는 부모와 아이 돌봄 선생님을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기업으로 2016년 설립됐다. 지난해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마무리했고 올해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나섰다. 앞서 교보생명이 시리즈A에 약 1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 펀드를 통해 시리즈B 투자에 나서게 됐다.
 
교보증권 본사.(사진=교보증권)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는 교보증권 벤처캐피털사업부가 결성한 첫 번째 펀드다. 교보증권은 수익다각화의 일환으로 2020년 10월 벤처캐피탈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신기술사업금융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2021년 8월에는 금융감독원에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 등록을 완료했다. 교보그룹에 벤처캐피탈 계열사가 없는 만큼 교보증권이 스타트업 투자 및 협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꾀한다는 계획이었다.
 
두 달 뒤인 2021년 11월 교보증권은 교보생명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를 결성했다. 교보증권이 위탁운용사로 250억원을 출자했고 교보생명은 출자자(LP)로 1750억원을 내놨다. 사업부 조직을 새로 구성한 지 약 1년 만에 라이선스 등록 및 펀드 결성까지 마치면서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교보증권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 뒤 약 8개월 만에 모두 15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조합1호펀드를 통한 직접 또는 타펀드 출자를 통한 간접 투자금액은 약 600억원으로 전체 자금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기업 밀당영어, 인테리어 플랫폼기업 오늘의집,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기업 루센트블록, 취미·여가 플랫폼기업 프렌트립, 방문요양 플랫폼기업 케어링, 인공지능 데이터기업 라이앤캐처스, 웨어러블 의료기기 전문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 영상콘텐츠제작사 밤부네트워크 등 투자처도 다양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해외로도 투자영역을 넓혔다. 교보증권은 올해 5월 싱가포르에 ‘동남아시아 디지털혁신펀드’를 결성했다. 싱가포르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어 동남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기도 하는 만큼 좋은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교보증권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유망한 디지털 스타트업 투자뿐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투자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교보그룹 해외사업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투자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신기술투자조합 2호를 결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시거래대금 감소, 금리상승 등 증권업황 악화로 대부분 증권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증권사들은 수익을 다각화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보증권도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 559억5304만원, 순이익 425억4314만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은 51.8%, 순이익은 53% 줄어든 수치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위탁수수료가 급감하는 등 업황부진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아직 교보증권의 신기술사업 투자가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을 바라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투자기업이 성장하고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그에 따른 투자차익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협력을 통해 디지털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투자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회사채 발행 등의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을 통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투자기업 중 케어링은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의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됐고 씨어스테크놀로지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동남아 디지털혁신펀드를 결성한 만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망한 투자처를 발굴하고 재원을 활용해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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