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카카오뱅크, 돈방석은 옛말…스톡옵션에도 불똥
"굳이 지금"…2차 지급 스톡옵션 행사 가격 밑도는 주가
상품 강화·적금 금리 인상 등 고객 확대로 기업가치 제고
공개 2022-09-13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9:2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지난 2분기 카카오뱅크(323410) 임직원들이 행사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수량이 지난 분기에 훨씬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장 직후 임원들이 스톡옵션 행사로 막대한 차익을 실현한 것과는 분위기가 반전됐다.
 
현재 카카오뱅크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임직원에 제공한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에 한참 못미친다. 결국 현 주가로는 손실이 불가피해 스톡옵션의 의미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행사할 이유도 없는 셈이다.
 
시기 도래했지만 행사 수량 작년 같지 않아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카오뱅크 임직원들이 행사한 스톡옵션 수량은 112만3200주다. 대부분은 1분기 중 행사된 물량이다. 지난 1분기 103만7200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2분기 중 행사된 수량은 8만6000주에 그쳤다. 
 
지난 2019년 임직원에게 푼 1-2차 스톡옵션 주식 289만주 가운데 절반은 지난 3월25일부터 풀렸다. 2년 이상 재직한 임직원이라면 스톡옵션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데, 2분기 중 행사된 주식수는 5만4000주에 그쳤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스톡옵션으로 부여한 주식 6만3800주가 풀리자 그해 연말 1만4800주만 남기고 권리를 행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3월 카카오뱅크가 추가로 지급한 스톡옵션 46만7062주 가운데, 2만7019주는 권리가 상실됐다. 행사 시기가 도래하기 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취소된 것으로,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퇴사했다는 얘기다. 
 
2분기들어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에 미온적인 것은 주가와 상관관계가 깊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 주식은 주당 2만4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이맘때 카카오뱅크 주식이 7만~8만원대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11조8440억원이다. 작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주관사단은 카카오뱅크가 22조961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거래배수는 7.3배였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PBR은 2.59배다. 
 
현재 카카오뱅크 주가는 2년 뒤부터 보통주를 매수할 수 있는 스톡옵션 행사 가격 보다 낮다. 카카오뱅크가 2차로 제공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4만6693원이다.
 
임원의 스톡옵션 장기 보유를 권장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카카오 그룹 전반으로 임원의 주식 매도 절차가 까다로워졌다. 카카오페이 임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했는데, 주식 시장 침체기에 시세차익 행위가 적절한지를 두고 지적이 잇따랐다. 해당 논란에서 카카오뱅크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3월 카카오뱅크도 서둘러 임원 주식 매도 제한 규정을 마련했다. 공동 매도 행위를 금지하고 상장 후 2년간은 주식을 팔 수 없으며, 주식을 팔기 전 사전 신고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작년 8월 상장 직후 일부 직원이 보유 주식을 매각했음을 공시했다. 이와 달리 올해는 스톡옵션을 통해 보통주만 매입하고, 매도 공시는 없다. 
 
다만, 매도 규정이 임원을 대상으로 한 만큼, 주가 하락으로 스톡옵션 열기가 식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규정이 신설되긴 했지만, 일반 직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라며 "굳이 지금 가격에 스톡옵션을 행사할 이유가 없지 않냐"라고 귀띔했다.
 
 
 
자사주 매입 효과도 '단발성'…주가 부양 묘수는
 
카카오뱅크는 연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묘수로 상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택한 것이다. 
 
예·적금 상품 금리 변경에도 적극적이다. 간편하게 여유 자금을 따로 분리해서 관리할 수 있는 세이프박스 기본금리를 기존 보다 0.20%포인트 인상하는 한편, 26주 적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대 연 3.70%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조정하기로 했다. 변경된 금리는 8일 신규 가입부터 적용된다. 
 
통상 기업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임원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배당 정책을 사용한다. 카카오뱅크는 어느 하나 쉽지 않다. 
 
지난 7월7일 일부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날 하루 6인의 임원이 매수했다고 보고한 자사주는 2만8685주다. 실제 당일 카카오뱅크 주가가 1% 이상 뛰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날 주가가 다시 또 하락하며, 사실상 자사주 매입 효과는 없었다. 자사주 매입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쳤기 때문이다. 
 
또, 카카오뱅크의 경우 배당 가능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주주환원을 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1900억원의 이익잉여금이 발생했는데, 올해 전액 대손준비금으로 적립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238억원으로 리스크에 대비하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품 강화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려 한다"라며 "추후 배당가능이익이 생길 경우 배당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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