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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시험 출제범위 사전예고제
공개 2022-09-02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0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공인회계사시험 응시에 국적, 학력, 연령 제한은 없으나, 사전학점이수제에 의해 24학점(회계학 및 세무 관련 과목 12학점, 경영학 과목 9학점, 경제학 과목 3학점) 이상 이수하고, 토익 700점 이상 등의 공인영어점수가 있어야 1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1차 시험에 합격하면 다음 해까지 2차 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2차 시험(5과목)은 2년에 걸쳐 나누어 합격해도 되는 부분합격제가 시행 중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제도는 그동안 여러 차례 변경되었는데, 주요 내용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4년제 대학 2학년 이상을 다닌 학생은 1차 시험을 면제해 주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사전학점이수제 때문에 대학 2학년을 마쳐야 1차 시험을 볼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1981년까지는 2학년을 마치면 1차 시험을 면제해 주었다, 지금은 대학진학률이 70%가 넘지만, 그 당시에는 30% 미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제도다. 유사한 제도가 지금 시행된다면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둘째, 3차 시험이 있던 시기가 있었다. 1988년까지는 2차 시험 합격생은 2년간의 실무수습을 거친 후 3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고, 3차 시험 합격자에게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부여하였다. 3차 시험은 응시횟수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응시할 수 있으므로 아직도 공인회계사시험 공고 시 “1988년 이전에 시행한 제2차시험에 합격한 자는 세법 및 재무관리에 한함”이라는 공고가 추가되며, 이들이 하루에 3차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세법과 재무관리는 같은 날에 시험을 본다.
 
셋째, 2차 유예제도가 없었던 시기가 있었다. 1988년까지는 1차 시험 합격생은 해당 연도에만 2차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고, 2차 시험에 불합격하면 다음 연도에 다시 1차 시험을 보아야 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평소에는 2차 시험 위주로 공부하다가 1차 시험 직전에 1차 시험준비를 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그 당시 대부분의 고시에 2차 유예제도가 있었고, 2차 유예제도가 없으면 수험생들이 2차 시험준비를 깊이 있게 할 수 없으므로 1989년부터 공인회계사시험에 유예제도가 도입되었다. 
 
넷째, 1차와 2차 시험에 세법 관련 과목이 없던 시기가 있었다. 1988년까지는 1차와 2차에 세법 관련 과목이 없고, 3차 시험에만 ‘세법실무’ 과목이 있었다. 따라서 2차 시험에 합격하고 수습회계사로 일하면서도 세법을 몰라서 기업 실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따라서 1989년부터는 1차 시험에 ‘세법개론’, 2차 시험에 ‘세법’ 과목을 신설하였다.
 
다섯째, 1차 시험에 영어 과목이 포함된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1차 시험을 보기 위해서 공인영어점수가 있어야 하지만 2006년까지는 1차 시험에 영어 과목이 있었다. 1차 시험에 영어 과목이 있을 때 수험생들은 1차 시험 볼 때까지 영어를 계속 공부해야 하고, 1차 시험 합격 여부에 영어가 미치는 영향이 컸다. 따라서 고등학교 때 영어를 잘한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므로 명문대 학생이 1차 시험에서 유리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공인회계사시험을 중도에 포기한 수험생의 경우에 과거에는 공인영어점수가 없었으나, 이제는 최소한 700점 이상의 토익점수 등 공인영어점수가 있어서 취업 시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 
 
여섯째, 2차 시험에 부분합격제가 없던 시기가 있었다. 과거에는 2차 시험 5과목을 같은 해에 전부 합격해야 했으나 2007년부터 2차 시험에 부분합격제가 도입되어 2년에 걸쳐 5과목에 합격하면 된다.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부분합격제가 도입되었지만 수험기간이 길어지고, 연도별 난이도 차이로 인한 문제와 수험생의 실력 저하 문제 등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최근에 금융감독원은 “과목별 출제범위를 사전에 공고함으로써 수험생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고 시험제도의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공인회계사시험 출제범위 사전공고를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이는 미국공인회계사(AICPA)시험에서 블루프린트(Blueprint)를 통해 과목별 출제범위를 사전공고하는 것을 참고한 것이다. 출제범위 사전예고제를 통해 공인회계사시험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난이도의 연도별 일관성 유지를 통해 수험생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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