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기술, 턴어라운드 성공했지만…빚 부담 커졌다
흑자전환에도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올해 상반기에만 자본적지출 547억원
대규모 투자 마무리…실적 개선 지속 중요
공개 2022-08-18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6일 18:4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하나기술(299030)이 3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자체적인 현금창출력 부진이 지속되며 빚 부담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업종 특성상 외주업체에게 현금을 미리 지급하는 구조다 보니 차입을 통한 자금 확보가 필요한 점도 있지만 생산능력(CAPA)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차입 부담을 키웠다. 하나기술은 투자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수주량 증가 등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차입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기술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7억원으로 모두 흑자전환하며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모두 이뤘다.
 
 
 
2019년 이후 약 3년 만에 흑자다. 지난 2018년 매출 864억원과 영업이익 46억원, 2019년 매출 593억원과 영업이익 57억원으로 각각 5.3%, 9.7%라는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비용 상승)과 상환우선주 등의 파생금융부채 평가손실 증가로 2020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파생금융부채 평가손실이 사라지는 등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요소가 있었으나 원재료 상승과 인력 확충 등 고정비가 증가되며 손실이 지속됐다.
 
올해에는 대규모 수주 계약이 이뤄지며 영업실적이 개선됐다. 지난 4월 영국 배터리 제조업체인 브리티시볼트와 이차전지 화성공정 설비를 908억원의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5월에는 270억원 규모의 추가 수주를 확보했다.
 
다만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더욱 악화됐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00.3%, 차입금의존도는 48.5%로 작년 말보다 각각 23.5%p, 4.5%p 상승했다. 적정 기준(부채비율 200%, 차입금의존도 30%)을 넘어섰다.
 
수주 후 장비를 제작·납품하는데 소요되는 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차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주력 사업의 특징으로 인해 차입 부담이 존재하는 편이지만 최근 차입 부담 확대는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진행한 시설투자로 인한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자본적지출(CAPEX)을 살펴보면 2018년 250억원, 2019년 151억원에서 2020년 20억원, 2021년 30억원으로 50억원 밑으로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 547억원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 4월 이차전지 공장 증설을 위해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495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영향 탓이다.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면 외부에서 자금조달을 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진다고 해석하는데 하나기술의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은 2018년 이후 계속 적자를 지속했다.
 
수익성이 괜찮았던 2018년과 2019년에는 자본적지출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이 2018년 -325억원, 2019년 -37억원이었고 자본적지출이 줄어든 2020년과 2021년에는 조정영업활동현금흐름(OCF)의 부진으로 잉여현금흐름이 2020년 -140억원, 2021년 -262억원으로 마이너스였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OCF는 -63억원으로 전년 동기(-119억원)보다 개선됐으나 자본적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610억원을 나타냈다.
 
 
 
현금흐름표를 봐도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유출 규모가 46.97% 줄었으나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714억원 자금이 빠졌나갔고 전체적인 현금흐름을 관리하기 위해 단·장기차입 증가 등 재무활동현금흐름을 통해 282억원의 현금을 유입하면서 차입 부담이 늘 수밖에 없었다.
 
물론 추후 차입금 관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며 현금흐름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토지·건물 매입 이후 당분간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투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실적 개선세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유럽과 북미지역은 이차전지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도 해당 지역 배터리 제소사들은 신생 업체가 많아 장비사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크다는 특징이 있는데 하나기술은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의 수주 성과를 이미 낸 경험이 있어 이후 수주경쟁에서도 강점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자본적지출 역시 수주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이기에 생산능력 증가가 바로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유진투자증권(001200)은 하나기술의 신규수주가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개선을 지속시킨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하나기술의 올해 신규수주 금액을 전년(1800억원)보다 122.22% 늘어난 4000억원으로 예상했으며 이 중 3000억원 이상이 해외수주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화성시 토지·공장 매입 이후 리모텔링 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규모 금액이 투입되는 투자는 다 끝난다고 할 수 있다”라며 “실적 개선세로 인해 현금흐름이 좋아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차입 부담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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