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운 짙어진 아모레퍼시픽…북미가 위기극복 해법 될까
1분기 실적 역성장…중국법인 3년째 적자행진
북미 지역 올해 1분기 매출 전년비 63% 성장
공개 2022-07-29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10: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아모레퍼시픽(090430)이 경쟁력 자체였던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위기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 실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을 시행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내 C뷰티의 성황 등으로 한국 화장품 자체가 중국에서 성장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회의적인 분석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며 실적 안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매출비중이 크지 않아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화장품 매출 1조294억원, 영억이익 1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4%, 13.1% 씩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아시아 실적이 전년 대비 매출 10% 영업이익은 20%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판매법인은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617억원, 565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중국 판매법인의 지난 3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는 2334억원에 달한다. 
 
순손실 규모가 커지며 중국법인의 재무상태 또한 나빠졌다. 지난해 기준 중국법인의 자산총액은 5812억원인데 부채는 자산을 초과한 6658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다는 것은 자본잠식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2분기 상황 또한 좋지 않다.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한 1조454억원, 영업이익은 48.1% 내린 473억원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고강도 방역 지침으로 1000개 이상의 화장품 매장을 폐쇄해야 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서둘러 북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진출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에서 브랜드를 키워가고 있는데, 이니스프리, 설화수, 라네즈 등 대표 브랜드의 세포라 매장 입점을 확대하고 아마존 입점에도 성공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들어 미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 행사인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 참가해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임 데이’는 아마존 유료 서비스 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할인 행사로 지난 12~13일 이틀간 진행됐다. 특히 라네즈는 아마존 뷰티&퍼스널케어 부문 전체 1위(판매 수량 기준)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북미 지역 내 설화수 및 라네즈가 성장을 견인하며 올해 1분기 북미에서 전년 대비 63% 성장한 348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 밖에 라네즈의 주력상품이 담긴 ‘버스데이 키트’가 세포라에서 인기를 끌면서 ‘립 슬리핑 마스크’ 매출이 70% 이상, 워터뱅크 크림이 30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립 카테고리의 경우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최근 3년간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역시 세포라 중심의 MBS(멀티브랜드숍)채널 볼륨 확대에 주력하며 전년대비 40%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미국 버그도르프 굿맨 매장(사진=아모레퍼시픽)
 
그럼에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북미사업이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내외(1분기 기준 추정치)로 극히 적은데다 현지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해온 로레알, 유니레버, 에스티 로더 등이 막대한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북미에서 소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실적이나 재무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에서 북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미미하기에, 성과 자체에 의미를 둘 순 있지만 중국에서 빠져나간 실적을 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하반기까지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설화수, 라네즈 두 브랜드를 필두로 1분기 때 60% 이상 성장을 거두었다”라며 “설화수와 이니스프리는 MBS채널과 e커머스 중심의 영업 기반을 확장했고, 라네즈는 입점 채널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력 상품인 ‘립카테고리’ 신규 성장 기회를 발굴하며 매출 볼륨을 확대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설화수는 이커머스 채널 확장과 디지털 경쟁력 제고에도 힘썼다”라며 “1월에 더 허트 그룹(THG)의 3대 이커머스 플랫폼 덤스토어, 룩판타스틱, 스킨스토어 론칭에 성공했고, 4월에 아마존 채널에 정식 론칭하는 등 온라인 판매 저변을 확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경쟁력을 강화에 온라인 채널 또한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출 비중과 관련해서는 “북미사업은 이제 기지개를 켠 단계로 당장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라며 “하지만 일말의 성과 등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고, 곧 공시하는 2분기 실적에서는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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