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빅스텝…푸르덴셜생명, '고금리확정형' 부채부담 벗을까
부채 시가평가 하는 IFRS17 상쇄 효과 기대감
공개 2022-07-20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8일 18: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푸르덴셜생명이 가파른 금리인상 속도에 그동안 수익구조를 악화시켜 온 장기 고금리확정형 보험계약의 부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 회계기준에서 부채를 시가 평가함에 따라 금액 규모가 커질 예정이지만,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여건이 개선돼 일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8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1분기 기준 보험료적립금에서 금리확정형 비중이 94.5%로 나타난다. 지난 2018년 이후 94%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보험사는 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 등 보험계약에 의한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준비금을 적립하는데, 보험 상품에 적용하는 적립이율 성격에 따라 크게 변동금리형과 고정금리형으로 나눠 분류한다.
 
 
푸르덴셜생명은 금리확정형 중에서도 이자율이 높은 고금리확정형 보험계약 비중이 업계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해당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신용평가사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1분기 기준 잔존만기 10년 이상에 적립이율 4.5% 이상 비중이 56.9%로 업계 평균(27.0%)을 크게 웃돈다.
 
다른 보험사들의 경우 같은 기간과 조건 기준으로 교보생명 35.5%, 한화생명(088350) 31.8%, 삼성생명(032830) 28.6% 순으로 집계된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푸르덴셜생명은 업계 내에서도 비중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라면서 “현재도 대형사들보다 많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금리확정형 비중이 높게 형성됨에 따라 회사의 평균 적립이율도 5%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적립이율 수치는 2020년 5.18%, 2021년 5.14%, 2022년 1분기 5.12%로 확인된다. 반면 운용자산이익률은 같은 기간 4.49%, 3.40%, 3.66%를 기록했다. 둘 사이 금리차가 –0.69%, -1.74%, -1.46%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만큼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기존의 저금리 상황에서는 운용자산이익률이 저조해 금리차가 벌어지는 환경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여건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두 차례 인상에 이어 올해 벌써 네 차례 올랐다.
 
그간 푸르덴셜생명은 자산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면서 국공채 비중을 높게 유지해 왔는데 올해 1분기 기준 회사의 운용자산을 살펴보면 △국공채 76.3% △특수채 5.0% △대출채권(보험약관대출) 5.2% 등으로 안전자산 비중(87.7%)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특히 국공채는 과거에 매입한 장기 국공채로 구성돼 있어 운용자산이익률이 업계 평균 이상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 역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본사 (사진=푸르덴셜생명)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한 우려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도입하는 IFRS17에서는 보험부채 평가를 원가 측정에서 현행가치 기준으로 변경하는 만큼 푸르덴셜생명은 보험부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언급돼 왔다.
 
푸르덴셜생명 역시 2021년 감사보고서에서 “회사가 입수한 정보 등에 기초해 새 회계기준이 재무제표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평가한 결과”라면서 “보유중인 고금리확정 계약 등의 영향으로, 제도 시행 이후 보험계약부채 평가로 인해 보험부채 금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금리 인상은 IFRS17 부채 평가 과정에서 시가 평가에 따른 부채 금액 자체를 저금리 상황보다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할인율(K-ICS 관련)을 산출할 때 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인데, 현재 금리가 오르면서 할인율도 같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새 회계기준에서 보험사는 보험계약에 따른 모든 현금흐름을 추정하면서 현재시점의 가정과 위험을 반영한 할인율을 사용해 보험부채를 측정하게 된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리 상승은 대체적으로 보험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라면서 “특히 고금리확정형이 높을수록 보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평가했을 때 평가되는 금액 자체가 많이 줄어들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푸르덴셜생명은 본래 자본력이 우수하다 보니까 신 제도 도입에 대한 우려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라면서 “금리가 워낙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는 흐름이 좀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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