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논알콜 맥주' 시장…경쟁 심화 예고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 지난해 200억원 돌파
MZ세대 중심으로 개편된 술자리…"새로운 대안 음료"
공개 2022-06-13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9일 16:3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주류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논알코올 맥주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 속에 글로벌 주류사까지 앞다퉈 진출하는 등 주류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판매량 1위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의 논알코올 음료 ‘버드와이저 제로(Budweiser Zero)’가 국내에 들어온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오비맥주가 벨기에 밀맥주 호가든의 논알코올 음료 '호가든 제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맥주 업계는 논알코올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하이트진로(000080)의 '하이트제로 0.00'은 지난 한해 동안 2100만캔이 팔리며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영업이익은 116%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의 선전에는 무알콜 맥주 '하이트제로0.00'의 매출 증가가 기여했다. '하이트제로0.00'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 급증한 상황이다.
 
오비맥주는 2020년 '카스 0.0'을 선보이며 논알코올 맥주 시장에 참전했다. 맥주와 동일한 공법으로 제조하고 마지막에 알코올을 제거하는 방식을 차용해 2020년 10월 출시 후 지난해 12월까지 온라인 누적판매량 400만캔을 돌파했다.
 
롯데칠성(005300)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 대비 70%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늘었다.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 2012년 13억원 규모였던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억원으로 10년 사이 15배 가까이 팽창했다. 2019년 153억원과 비교했을 때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지난 5월1일부터 16일까지 편의점 CU의 논알코올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GS25에서는 52.2%, 세븐일레븐에서는 70%, 이마트24에서는 62% 늘었다.
 
핵심 소비층은 2030세대였다. CU에서는 연령대별 매출 비중이 20대 48.6%, 30대 38.8%, 40대 이상 12.6%로 집계됐다. GS25에서는 20대 65.3%, 30대 58.4%, 40대 50.1% 순으로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상권별로는 야외활동 시 구매가 많았다. 
 
논알코올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편의점들은 취급 품목 또한 확대하고 있다. CU에서 판매하는 논알코올 맥주는 2020년 2종에서 올해 6종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GS25는 5종에서 7종, 세븐일레븐은 2종에서 7종, 이마트24는 1종에서 6종으로 상품 수를 늘렸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가 향후 3~4년 이내에 2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4년 81억원 △2016년 100억원 △2019년 153억원 등 지속 성장했으며, 지난해 200억원 대에 들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국내 맥주 출고액(3조4974억원)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지만, 지난 2015년(4조3339억원)부터 매해 축소된 맥주 출고액과 달리 지속성장한 점은 긍정적이다. 
 
시장의 성장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추세가 뚜렷한 MZ세대 중심으로 술자리가 개편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도주 선호 트렌드가 ‘저도’를 넘어‘ 제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 술자리 자체를 즐기는 문화와 함께 온라인 판매 가능한 점 등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 1% 미만과 전혀 없는 경우 각각 논알코올(또는 비알코올)과 무알코올로 구분된다. 즉, 법적으로 ‘비알코올성 성인음료’에 해당한다.
 
비알코올성 성인음료는 주세가 붙지 않아 일반 주류에 비해 가격은 절반가량이다.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다. 최근 온라인 유통판로가 점차 확대되면서 논알코올 시장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평이다.
 
여름 성수기를 앞둔 만큼 주류업계 간의 치열한 공방도 예상된다. 특히 기존 국내 주류시장에 해외 맥주업체들이 뛰어들면서 논알콜 맥주 경쟁은 더 팽팽해질 전망이다.
 
맥주업계 측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논알코올 수요가 늘어나며 국내에서도 맥주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자체가 가진 성장성으로 보아 제로 열풍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논알코올 제품의 인기 요인으로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점, MZ세대를 중심으로, 알코올은 부담스럽고 맥주맛은 즐기고 싶은 심리가 작용했다고 본다”라며 “아울러 제로 알코올 제품의 인식이 단순히 ‘알코올 프리(Alchohol-free)’라는 점을 넘어 다른 음료의 '대안'으로써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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