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업은 DGB금융지주, '균형성장·디지털'로 도약 준비
비은행 부문 강화로 계열사 포트폴리오 다변화
디지털 금융으로 비용 절감하고 그룹 통합 효과
공개 2022-05-11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9일 19: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역대급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DGB금융지주(139130)가 계열사 균형 발전과 디지털 전환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비은행 부문의 순익 기여도를 높이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 그룹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DGB금융지주의 실적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에서 계열사별 손익 분포는 은행이 61.2%, 비은행이 38.8%로 확인된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증권이 18.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캐피탈이 13.1%, 생명 7.1%, 기타 0.6% 등으로 나타났다.
 
DGB금융그룹의 계열사는 △대구은행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DGB생명 △하이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트너스 △뉴지스탁 등이다. 이 가운데 하이투자증권(87.9%)과 뉴지스탁(74.0%)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전부 지분율 100%다. 
  
특히 DGB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의 실적 비중이 다른 지방 금융지주사 대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DGB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연결실체)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4.4%다. 같은 기간 BNK금융지주(138930)는 24.2%, JB금융지주(175330)는 25.6%로 확인된다.
 
이는 BNK금융지주(부산은행·경남은행)나 JB금융지주(전북은행·광주은행)가 핵심 계열사로 은행 두 곳을 영위하고 있는 것과 달리 DGB금융지주(대구은행)는 한곳만 운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은행을 제외한 다른 비은행 계열사들이 손익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다른 지주사 대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DGB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실적은 성장을 이루면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1731억원으로 그 전년에 비해 66.6%(69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p 늘었다. 지난 1분기 DGB금융지주는 은행이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 11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했는데 비은행도 754억원을 달성해 34.2% 성장했다.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그룹 내 비은행 자산의 비중을 35%까지 확대하고 이익 비중도 40%까지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금리 변동에 따른 그룹 당기순이익 조정과 그룹사 간 통합 효과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조정 여파에 증권 부문 실적이 부진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작용한다. 1분기 기준 캐피탈(96.2%)과 생명보험(495.7%), 자산운용(40%)에서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성장한 반면 증권에서는 13% 줄었다. 브로커지 수익(-40.1%)과 상품운용 수익(-66.5%)이 감소한 탓이다.
 
이에 대해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연결 기준으로는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증가했다”라면서 “다른 계열사들이 전년 동기 대비 많이 증가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보이는 면이 있지만 자체적으로 봤을 때 시장 상황에 비해 선방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이후에도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00억원 증자를 하면서 자본을 늘렸는데 이를 활용하면서 시장 리스크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DGB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DGB금융지주)
 
DGB금융지주는 계열사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도 강화한다. 디지털 금융으로 비용 절감은 물론 고객 접점까지 넓히고 그룹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먼저 불필요한 점포를 계속 줄여나간다. 2019년 289개였던 그룹 전체 점포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243개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은행은 245개에서 213개로, 증권은 27개에서 25개로 줄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설비 현황은 5931억원으로 2020년에 비해 1.2%(72억원) 감소했다. 대구은행이 5757억원으로 1.9%(110억원), DGB생명보험이 8억원으로 81.8%(36억원) 줄었다.
 
대구은행은 지점이 폐쇄된 지역에 금융특화점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아세븐이 전개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 내에 디지털 키오스크를 배치해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대구은행은 코리아세븐과 금융채널 혁신 및 리테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디지털 대응 일환으로 모바일앱과 같은 비대면 채널을 통한 영업수익도 확대한다. 대구은행의 경우 스마트뱅킹 서비스인 IM뱅킹 고도화를 추진해 활용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현재 1분기 기준 IM뱅킹 고객 수는 13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대면 원화 대출금(1조293억원)과 예수금(2조734억원)도 성장 추세다.
 
DGB생명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로봇으로 자동화 중이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들이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회사는 9개 부문 자동화로 연간 1982시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다양한 계열사가 실적을 내면 체질이 개선되고 탄탄한 수익 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면서 “건전성 역시 좋아져 그룹의 전체적인 성과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또 디지털 추진에 대해 “지주사 입장에서 계열사를 통합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라면서 “현재 디지털 혁신부라는 담당 부서에서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인력과 계열사 인원을 늘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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