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지난해 오토리스(자동차금융) 취급을 종료했던 미래에셋캐피탈이 공공 부문에서 금융리스를 늘리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신차 오토리스에서 줄어든 자산을 공공리스로 보완했다. 공공리스는 거래 대상이 정부와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포트폴리오 안정성도 우수하다. 다만 해당 자산을 계속 늘리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또 다른 할부·리스 영역 발굴이 과제로 남았다.
‘공공기관’ 대상 금융리스 확대…안정성 우수
29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공공리스 자산이 2412억원이다. 이는 영업자산 가운데 ‘할부·리스’에 속하는 것으로 자동차금융 외 기타 부문에 해당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관련 상품을 지난해 신규 취급하면서 자산을 새롭게 확보했다.
금융리스는 캐피탈사가 이용자를 위해 특정 자산을 매입하고 대여해 주는 구조의 상품이다. 그중에서도 공공리스는 정부부처나 관계기관 등이 거래 대상이다.
공공기관이 내부 운영에 필요한 물품(PC 등)을 구매할 때는 조달청의 입찰 과정을 거쳐 업체를 선정한다. 이후 물품 구매에 따른 대금을 납입해야 하는데, 이를 금융리스 상품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리스 입찰에 여러 금융사가 참여하면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한 곳이 최종 낙찰되는 방식이다. 이용자인 공공기관은 원리금을 계약 기간 동안 금융사에 매달 갚아야 한다.
공공리스는 거래 상대방이 정부나 공공기관인 만큼 다른 포트폴리오에 비해 신용위험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계약 기간도 60개월 이상 장기이기 때문에 현금흐름의 안정성도 뛰어나다. 할부·리스 영역 다변화를 위해 입찰에 참여하는 캐피탈사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에는 여신전문금융사 여러 곳이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면서 “경쟁률이 치열한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있다고 보이는데, 상품 금리가 금융사별로 크게 차이 나진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공리스는 여러 가지 할부·리스 상품 중 하나로 구성하고 있다”라면서 “중점적으로 키운다기보다는 자산 구성에서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사진=미래에셋금융)
오토리스 감소분 보전 필요…제3영역 찾기 ‘골몰’
미래에셋캐피탈의 할부·리스 자산은 총 7480억원이다. 이번에 확보한 공공리스 2412억원과 신차 오토리스 4934억원, 신차 오토론·할부 134억원 등이다. 오토리스는 지난해 취급을 종료하면서 자산 규모가 전년 대비 33.6%(2496억원) 감소했다. 오토리스 감소분을 공공리스가 보전한 셈이다.
전체 영업자산은 3조4035억원으로 ▲소매금융 17.5% ▲할부·리스 22.0% ▲기업금융 33.9% ▲투자금융 26.6% 등이다.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다소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비중이 높아서다. 여기에 우량 담보였던 신차금융 비중이 하락한 영향도 있다.
정하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선임연구원은 “미래에셋캐피탈은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 리스크는 다소 높은 수준”이라며 “신용집중 위험이 높은 기업금융과 이익변동성이 큰 투자금융 자산은 리스크 확대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영업자산 다변화와 포트폴리오 안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할부·리스 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자산 규모와 비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앞서 중단된 신차 오토리스는 시장 경쟁 심화와 낮은 수익성이 취급 종료 이유였던 만큼 영업 재개 시점이 불명확하다.
공공리스 자산을 지난해처럼 대폭 늘리기엔 제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기업 시장이 아닌 만큼 새롭게 확보 가능한 자산 규모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다. 공공기관 입찰 과정에서도 금융사 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로서는 할부·리스 부문에서 추가적인 상품 계획은 없다”라면서 “일단은 공공리스 자산을 잘 방어하면서 조금씩 늘려가려고 하고 있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