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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자금조달의 '함의'…신사옥 건립 박차 가하나
2년 6개월 만에 공모채 발행…2016년·2019년 이어 세 번째
우수한 현금 창출력 등 금전 여유…시중 금리 상승 대비 전망
실적 내림세 유보 현금으로 방지…신사옥 설립 재원으로도?
공개 2021-06-22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8일 10: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우수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엔씨소프트(036570)가 최대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며 관심이 쏠린다. 넉넉한 현금에도 최초로 7년 이상 장기물을 발행하며 자금조달에 나선 이유는 금리 인상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전략 외에도 실적 하락세와 신사옥 설립에 의한 비용 발생 요인 등 복수 과제를 유연하게 풀어나가려는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내달 3년 물 700억원, 5년 물 1300억원, 7년 물 400억원 등 2400억원가량 공모채를 발행한다. 업계는 수요에 따라 4400억원으로 파이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 발행주관사는 KB증권, 삼성증권(016360)이다.
 
창사 이래 세 번째 공모채 발행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2016년, 2019년 각각 1500억원, 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첫 발행 당시엔 3년 물을, 다음엔 3년 물과 5년 물을 찍어냈다. 이번 행보는 지지난해 이어 2년6개월 만이다. 7년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발행(연 이자율 2.03%) 당시 회사는 PC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의 모바일 이식 작업이 한창인 터라 운영자금에 모인 돈을 사용했다. 2019년 3년 물(2.12%), 5년 물(2.23%)로 조달한 자금은 순서대로 3년 전 공모채 상환에(1500억원), 나머지 1000억원은 회사 운영에 썼다.
 
 
세부적으로 ‘리니지2M’ 등 개발·마케팅 비용에 950억원가량을 사용했고, 약 50억원은 노후장비 교체 등 인프라 구축에 쓰였다. 종합해보면, 그간 엔씨소프트 공모채 발행 역사에서 대부분 돈뭉치가 게임 개발에 풀렸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기준 2조1187억원으로 단기금융상품만 6000억원을 웃돈다. 유동자산은 올 1분기까지 2조4300억원가량, 유동비율은 315.7%다. 게임 업계를 넘어 현금 창출력에선 이처럼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달 ‘트릭스터M’이 출격, 이어 ‘블레이드 & 소울 2(블소2)’가 출시 예열 중이지만 마케팅·개발 관련 비용 부담은 리니지보단 무게감이 덜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다음 회사채 만기도 내년 1월28일이다. 자금 조달을 위해 고삐를 죌 실정은 아니란 얘기다.
 
IB 업계는 다음달 회사 공모채 발행을 두고, 금리 오름세에 대한 선제 대응 전략으로 보고 있다. 사전에 돈을 끌어모아 금리스프레드 간극을 좁히겠단 방침이다. 다시 말해, 이자율이 인상한 데 대해 금융비용 증가분을 타개할 회사 대비책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근래 회사 내부 사정에서도 진단해볼 수 있다. 외부 이슈로 인한 내부 지표에 울릴 경고음을 유보 현금으로 미리 차단하겠단 전략이다. 여러 위험이 도사렸다. 리니지 업데이트를 두고, 불매운동이 잇따랐고 일본 대만 시장에서 리니지2M 성과는 미진했다. 대규모 일회성 성과급과 특별 연봉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 역시 공존했다. 
 
또,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 문제가 있었다. 회사 대표 비즈니스모델(BM)인 까닭에 고스란히 냉랭한 실적으로 돌아올 공산이 컸다. 산적한 우려감은 곧 현실이 됐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액(5125억원), 영업이익(56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30.0%, 76.5%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은 802억원으로 같은 기간 59%가량 감소했다.
 
블소2가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지만, 회사 외형을 지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블소2의 출시 초기(6개월) 일매출액을 23억5000만원으로 추정했다”라며 “이는 리니지M의 47억7000만원과 리니지2M의 33억6000만원 대비 각각 50.8%, 30.0% 낮은 수준이다”라고 봤다.
 
신사옥 설립에도 시선이 쏠린다. 엔씨소프트는 삼성물산(028260),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현재 사옥 인근 2만5719㎡ 규모의 시유지 계약을 성남시와 체결했다. 회사는 이 중 50%를 사용한다. 총 매입 대금은 무려 8377억원, 엔씨소프트의 실질 매입액은 4000억원을 웃돈다. 올 2분기부터 설계를 시작,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전례를 보면, 회사는 현재 자리하고 있는 판교 R&D센터(대지면적 1만1531㎡) 부지를 2010년 350억원에 매입했다. 건축비용까지 총 119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회사 자기자본(6417억원) 대비 20% 가까운 규모다.
 
이를 1분기 기준 3조원을 웃돈 엔씨소프트 자본총계에 단순 대입해보면, 최소 6000억원을 상회한 자본적지출(CAPEX)이 뒤따를 전망이다. 2022년 사옥 설립이 첫 삽을 뜬다면, 4년 동안 공사 진행률 기준에 따라 해마다 회계상 1000억원의 건설중인자산 계정이 인식되고 자본화 이후 유형자산으로 감가상각해 비용으로 잡힌다.
 
만일, 취득원가와 무관한 노무비와 재료비 등 부대비용이 발생할 경우 현금 유출도 곁들여진다. 덧붙여 사옥 건립을 위해 (특정)차입금을 들이면, 차입원가로 분류돼 이자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 실제, 2009년 천만원대였던 회사 이자비용은 R&D센터 공사 기간이었던 2010~2013년 순서대로 3억원 8억원 9억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인 바 있다.
 
결국 공모채 발행은 현금 곳간을 채워 실적 부진에 따른 부담감을 덜어내고, 예고한 사옥 설립의 재원으로 사용하겠단 회사 방책으로 읽힌다. 이장우 회사 IR 실장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불매운동과 관련 “일간 사용자(DAU) 등을 모두 고려해 실질적 영향은 솔직히 못 찾겠다”라며 “일단 트래픽 지표가 굉장히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니지M) 연간 업데이트를 앞두고, 수익성을 조정하는 과정이 지나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공모채와 관련해 <IB토마토>에 “공시를 통해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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