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간판' 효과 톡톡…SK그룹 잇단 IPO에 재미 보는 SK증권
SK바이오팜·바사·IET로 30억 챙겨
계열 분리 이후에도 '후광 효과' 여전
공개 2021-05-17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2일 15:2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SK증권(001510)이 SK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바이오팜(326030) 상장 주간사단에 합류한데 이어 올해도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 인수사로 참여하며 트랙레코드를 쌓았기 때문이다. 2018년 계열 분리 이후 3년이 지났지만, SK그룹의 후광은 여전한 모습이다. 특히 SK증권은 여타 증권사들과 달리 비대면 일반 고객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별도의 수익까지 쏠쏠하게 챙기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증권은 작년 하반기부터 SK그룹의 계열사 IPO에 인수사로 참여해 약 30억원의 인수대가를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 SK증권은 지난 2018년 SK에서 사모펀드 J&W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스팩(SPAC) 상장에 주력하는 등 기업공개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7월 상장한 SK바이오팜 상장 인수단에 이름을 올린 이후 연이어 SK그룹 IPO딜 주관업무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종목별로 보면 SK바이오팜의 경우 전체 공모물량의 8%인 156만6265주를 인수, 6억14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이는 대표 주간사였던 NH투자증권(005940) 인수물량(26%)의 3분의1에 달한다.
 
올해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IPO에서는 공모주식 2295만주 가운데 183만6000주에 달하는 물량을 인수했다. 인수대가는 9억5500만원으로 인수단으로 공동 참여했던 삼성증권(016360)과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114만7500주(5억9600만원)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1.5배를 웃돈다.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 81조원을 끌어모았던 SKIET 기업공개에서는 전체 공모 물량의 8%인 171만1200주를 배정받아 14억3700만원을 인수대가로 가져갔다. 공동인수단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인수수량은 각각 42만7800주로, 인수물량은 4배가량 차이가 난다.
 
SK그룹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여전히 각별한 챙김을 받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고객등급에 따라 부과되는 청약 수수료를 고려하면 관련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증권은 일반고객이 창구에서 청약을 신청할 경우 4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KB증권 등과 달리 비대면 고객에게도 2000원의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공모 건별로 배정금액의 일정 요율(0.0%~1.0%)을 청약수수료로 부과한다.
 
SK의 지원사격이 이어지면서 SK증권의 기업금융(IB)부문 입지도 커지고 있다. 작년 SK증권의 IB 부문 순익은 295억7000만원으로 전년동기(510억원) 대비 41.9% 줄었지만, 전체 순이익(12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3%에서 240%로 늘었다. 이와 함께 SK증권은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SK텔레콤의 자회사 원스토어에 상장 공동주관사로 선정되며 건재한 유대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딜 주관으로 인한 신규 고객의 유입도 눈에 띈다. SK증권에 따르면 SKIET 공모 기간 유입된 고객은 전월대비 120%(일평균 환산 기준) 올랐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230%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모주 투자를 위해서만 들어왔다고 고객을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유입은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SK증권은 올해 초 SK그룹과의 브랜드 사용 계약을 2023년까지 3년 연장하며 동행을 지속하는 모습이다. 내년 상장을 검토 중인 11번가를 비롯해 SK리츠, ADT캡스, SK브로드밴드 등 SK계열사의 상장이 예정된 만큼, 브랜드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담긴 결정으로 보인다. 지난 1955년 신우증권으로 문을 연 SK증권은 1992년 선경그룹(현 SK그룹)에 편입됐으며 1998년부터 SK증권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 사용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과거 사례를 비춰보면 매년 10억원 안팎으로 추산돼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8년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SK증권은 2015년부터 3년간 SK에 942억원을 연간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했다. 사용료는 '(직전연도 매출액-광고선전비)ⅹ0.2%’로 산정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증권이 SK그룹의 지원 아래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는 만큼 온전한 홀로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고 최종현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SK증권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과거 SK가 증권을 내놓은 것은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가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면서 “오히려 계열분리 이후 회사채나 ECM에서 자유롭게 물량을 받아 가고 있어 수익과 고객 기반 확대 측면에서 더 유리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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