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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1500억 이상 날렸다?…아쉬움 사는 이우현 부회장의 선택
중국 경쟁사와의 치킨게임 대신 체질 개선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 해소·수요 회복 가능성 있었다
이 부회장, 안정적 재무구조 선호…글로벌 리딩 컴퍼니 의문
공개 2021-01-21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18: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이우현 OCI(010060) 부회장의 의사결정이 아쉬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인식한 손상차손과 예상 기회비용의 합이 2018년 OCI 영업이익의 6년 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OCI의 최근 주가 흐름. 출처/키움증권 영웅문
 
19일 OCI는 전일 9만8500원에서 5.08% 오른 10만3500원으로 10만원선을 재돌파하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3월19일 2만6450원이었던 상황과 비교할 때 4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OCI의 주가 급등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OCI의 주가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과 상관관계가 높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80달러를 터치했던 2011년 당시 OCI의 주가는 65만7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반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7 달러 초반까지 떨어진 2019년 말과 지난해 초에는 2만 645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주가가 크게 밀리기 한 달 전 이 부회장은 군산 공장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장의 대부분(연산 5만 2000톤)을 폐쇄하는 과감한 선택을 한다. 이 선택으로 OCI는 공장 설비 관련 유형자산 손상차손으로 7463억원을 인식했다. 또한 관련 매출의 감소도 예상됐다. 당시 이재윤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공장 폐쇄에 대해 "주력 사업의 시장지위와 사업 경쟁력이 약화됐다"면서 "구조적인 상각 전 영업이익의 창출력이 축소됐다"라고 말했다. 

이우현 OCI부회장과 폴리실리콘. 출처/OCI
 
이 당시 시장의 반응은 크게 2가지였다. 첫 번째는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REC, 선에디슨(SunEdison), 한화솔루션(009830) 등도 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바커(Wacker)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이 아닌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헴록(Hemlock) 역시 신규 시설 증설 계획을 철회했다.  
 
두 번째는 중국발 공급과잉은 해결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공급과잉은 수요 회복과 경쟁업체 이탈로 회복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태양광 시장은 탄소제로 시대 흐름에 따라 수요가 회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OCI의 재무 상태는 나쁜 상태가 아니었다. 2019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 79.1%, 순차입금의존도 17.9%로 당시 치킨게임을 견딜 수 있는 여력은 있었다. 아울러 OCI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에 집중한다고 하더라도 공급처 확보, 수율 문제 등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많았다. 
 
이 부회장의 결단은 부메랑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만약 OCI가 군산공장을 폐쇄하지 않았다면 1500억~2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올해 추가적으로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에서 비용을 차감한 값을 톤으로 환산한 이후 5만2000톤을 곱하고, 이후 환율을 고려해 추산했다. 달리 말하면 이 부회장의 경영상 판단은 기회비용의 감소를 가져왔고, 그 규모는 2018년 OCI의 연결 기준 영입이익 수준이었다. 손상차손까지 고려한다면 6년 치 영업이익이 손실로 계상되거나 기회비용이 된 셈이다. 
 
OCI관계자는 "그 당시 상황에 맞는 필요한 의사결정을 했다"면서 "중국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업체들의 홍수나 화재 사고 등은 예측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재작년과 작년 많은 기업들이 설비를 많이 없애 가격 회복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작년 수요 회복이 더디게 진행돼 가격이 늦게 올랐으나, 충분히 가격 상승과 안정화를 예상할 수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OCI의 목적과 비전. 출처/OCI 홈페이지
 
이 부회장의 경영상 판단은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니지만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재무적인 안정을 기하는 가운데 수익을 추구하는 경영방식이다. 부채비율이 2015년 잠시 100%를 상회했을 때를 제외하면 부채비율은 항상 100% 미만이었다. 부채비율이 다소 높았던 그 당시에는 OCI머티리얼즈(헌 SK머티리얼즈(036490))를 SK(034730)에 4703억원에 매각하며 재무 안정에 방점을 맞췄다. 
 
다만,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OCI의 비전을 달성하는데 적합한지는 의문이다. OCI는 '글로벌 그린에너지·화학산업의 리더'란 비전을 갖고 있다. OCI에서 글로벌 산업 리더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뿐이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선택은 그 반대였다.  
 
인수·합병(M&A)을 자문하는 관계자는 "OCI는 캐파, 비용, 재무 여력 등을 모두 고려한 함수를 만들어 최적화했을 것"이라면서 "다만 리더 그룹으로 가는 길과는 차이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석유화학을 담당하는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글로벌 리더십과 확장성을 갖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면서 "시대 흐름이 경영진에게 과감한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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