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급한 더케이손보…하나금융지주, 추가 출자할까
업계 최하 수준 RBC비율…추가 출자 필요
130% 육박한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부담
공개 2020-05-15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3일 18: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의 더케이손해보험 인수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보험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부문 사업다각화 행보를 본격화했지만 더케이손해보험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악화로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추가 자금 투입에 따른 이중레버리지 비율 관리 부담이 예상된다.
 
지난 2월 하나금융지주는 교직원공제회와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분 70%(2240만주)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하나금융지주의 더케이손해보험 자회사 편입심사를 승인했다. 이에 이달 중 하나금융지주가 인수대금 770억원을 납입하게 되면 별도의 절차 없이 더케이손해보험의 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하나금융지주는 종합손해보험 면허를 확보하게 됐다. 오는 2025년까지 비금융 부문 이익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세운 만큼 손해보험 업계 15위 규모의 더케이손해보험을 통해 손해보험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더케이손해보험을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인 규모의 경쟁보다 디지털 시대에 대비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주의 계열사들과 금융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산이다.
 
더케이손해보험의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을 살펴볼 때 즉각적인 인수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2017년 59억원이던 더케이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 마이너스(-) 10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445억원으로 그 폭이 더욱 커졌다. 보험포트폴리오가 손해율 문제를 겪고 있는 자동차보험 중심이기 때문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난해 말 기준 합산비율(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것으로 100%가 넘으면 손실)은 110.7%를 기록했다. 이는 99.8%의 손해율로 합산비율 113.5%를 기록한 자동차보험 때문이었다. 작년 더케이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는 보험료)는 4999억원으로 이 중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3127억원으로 64.4%를 차지하는데 이는 손해보험 업계 평균 18.4%에 비해 훨씬 높다.
 
중요한 수익 수단인 운용자산이익률은 저금리 영향으로 부진했다. 2017년 3.2%, 2018년 2.9%, 2019년 1.4%로 내림세를 보였다. 작년 손해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7%다.
 
낮은 수익성으로 자본비율 유지능력이 떨어지자,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업계 최하 수준으로 하락했다. 더케이손해보험의 작년 말 RBC비율은 127.7%로 전년 대비 66%p 내려갔다. 손해보험업계 평균 241.2%에 절반 수준이며 보험업법의 100% 초과 규정은 충족했으나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인 150%에는 못 미쳤다.
 
금융당국 권고치보다 낮은 RBC비율로 인해 추후 하나금융지주가 추가 자금 투입을 할 가능성이 높다. 더케이손해보험의 이익창출능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대주주를 통한 자본 확충 만큼 RBC비율을 개선하는데 확실한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나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130%에 근접하고 있는 점이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총액을 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과도한 차입을 통한 자회사 출자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13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말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25.5%로 지난 3월 진행된 하나금융투자 4997억원 유상증자 출자를 감안하면 128.2%로 추정되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 매각대금 770억원까지 반영할 경우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28.7%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더케이손해보험에 대한 추가 출자까지 진행되면 129%를 넘어서게 되고 이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하나금융지주의 재무적 유연성과 자본시장 접근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나금융지주가 자회사 배당확대, 자본성증권 발행 등을 통해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이 완료될 경우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25% 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는 현재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심사가 승인된 상황으로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유상증자 등 출자 관련 내용은 아직 논의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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