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도시은 기자] 교보악사자산운용이 교보생명의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며 자산운용 시장 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기존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으로 이전되던 배당 수익이 교보그룹 내로 완전 내재화된 데다, 내부 유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장기 성장을 기하는 체질 개선 작업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1075억원에 달하는 지분 인수 효과를 입증하려면 계열 자금뿐 아니라 퇴직연금과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등 외부 운용자산을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교보악사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1075억원 들여 지분 100% 확보…외부 배당 유출 차단
6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지난 5일 최대주주가 기존 교보생명보험과 BNP Paribas Asset Management Holding의 공동 체제에서 교보생명보험 단독 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기존에는 교보생명과 BNP파리바자산운용홀딩스가 각각 300만주씩 보유하며 지분율 50%를 유지했지만, 교보생명이 BNP파리바 측 지분 300만주를 모두 인수하면서 지분율 100%를 확보했다. 변경 사유는 '주식 양수도'이며 지분 인수 목적은 '자회사 경쟁력 강화'다. 인수 자금은 자기자금으로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로 교보악사자산운용이 창출하는 수익의 100%가 교보그룹 내로 내재화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는 공동 대주주였던 BNP파리바 측으로 연간 상당 규모의 배당금이 지급되어 왔으나, 이제는 단독 주주 체제 아래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과 효율적인 자본 재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배당 정책의 변화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그동안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 왔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연도별 실적 및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당기순이익 123억원 중 현금배당금 총액 약 122억원(주당 2033원, 배당성향 99%) ▲2023년 당기순이익 125억원 중 현금배당금 총액 123억원(주당 2050원, 배당성향 99%) ▲2024년 당기순이익 141억원 중 현금배당금 총액 약 139억원(주당 2310원, 배당성향 99%)을 기록하며 매년 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사실상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구조였다. 주목할 부분은 교보악사자산운용의 배당정책이 완전자회사 편입에 앞서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실적이 개선됐지만 2025년 결산배당은 실시하지 않았다. 이전까지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했던 것과 달리 이익을 회사 내부에 남기는 방향으로 자본정책을 전환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부 자금 유보를 통해 자산을 확대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대비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으로 자금이 유출되는 대신 회사 내부 자본으로 쌓아 기초 체력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수료 수익 증가세…계열·외부 자금 유치가 관건
이 같은 배당 정책 변화와 맞물려 본업 실적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올해 1분기 영업수익은 139억원으로 전년 동기 110억원 대비 약 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지난해 44억원 대비 59% 증가하며 수익성 지표가 대폭 개선됐다.
실적 개선은 본업인 운용수수료 증가가 견인했다. 투자일임 수수료는 전년 동기 47억원 대비 43% 증가한 67억원, 집합투자기구 운용보수는 54억원에서 17% 증가한 63억원을 기록했다. 운용자산(AUM) 확대에 따른 반복적인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아지면서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현금성 자산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교보악사자산운용의 1분기 기준 현금 및 예치금 자산은 추이를 보면 ▲2022년 1분기 629억원 ▲2023년 1분기 550억원 ▲2024년 1분기 554억원, ▲2025년 1분기 585억원으로 증가한뒤, 올해 1분기에는 644억원으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완전자회사 편입이 교보악사자산운용의 AUM 확대를 이끌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업계 2위권 생명보험사로 2025년 말 별도기준 총자산은 128조1613억원으로 시장점유율(M/S) 13.4%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계약마진(CSM)은 6조5110억원이며, K-ICS 비율도 경과조치 적용 후 226.0%로 우수한 자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보험자산을 바탕으로 일반계정 자산과 퇴직연금, OCIO 등 그룹 자금 일부가 교보악사자산운용으로 이전될 경우 운용자산(AUM) 확대와 운용보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계열 자금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AUM 확대와 안정적인 운용보수 수익 증가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BNP파리바와의 합작 관계 종료에 따라 해외 투자 네트워크와 글로벌 상품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다만 회사 측은 그룹사의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운용 역량으로 승부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단기적으로는 추석 전 SK그룹주 ETF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AUM 확대를 위한 중장기 계획과 목표도 현재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독 주주 체제로 전환된 만큼 모든 전략과 미션을 새롭게 정비하는 단계"라며 "교보생명 자산이 당연히 이관될 것으로 기대하기보다 고객의 신뢰를 운용 성과로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