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I&C, 상장유지 빨간불에…채무상환 대신 신사업 베팅
세 차례 정정 끝 발행가 확정…채무상환 삭제
시총 200억 미달 지속…신사업 반응이 변수
공개 2026-07-14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09일 16:0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의류기업 형지I&C(011080)가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앞두고 유상증자 자금의 사용처를 신사업 투자로 돌렸다. 주가 하락으로 발행가와 모집총액이 크게 줄면서 당초 계획했던 채무상환은 빠지고 일본·중국 시장 공략과 온라인 브랜드 강화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가총액이 상장 유지 기준인 200억원을 밑도는 상황에서 남은 시간은 2주 남짓이다. 이번 신사업 청사진이 주주 기대를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관리종목 리스크를 피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형지I&C 홈페이지)
 
발행가 3분의 1 토막…사용목적서 사라진 '채무상환'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형지I&C는 최근 세 번의 정정 공시 끝에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확정했다. 처음 증권신고서를 공시한 지 3개월 만이다. 주가 하락으로 공모 일정이 계속 순연되면서다. 지난 4월1일 종가 5256원(10대 1 무상감자 반영 수정주가)이었던 주가는 4월 무상감자 후 거래 재개 직후인 5월7일 3745원까지 떨어졌다. 2차 발행가액 확정을 하루 앞둔 지난 6일에는 2225원까지 하락했다. 이 때문에 최종 결정된 모집 총액은 기존 130억7600만원에서 44억2680만원으로 감소했고, 모집 가액은 4670원에서 1581원으로 낮아졌다.

 

눈여겨볼 점은 최종 사용목적에서 '채무상환'이 빠졌다는 것. 처음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운영자금에 80억원, 채무상환에 50억7600만원을 쓰겠다고 공시했다. 다만 지난 6월 1차 발행가액 확정 시엔 조달 자금 전액을 운영자금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온라인 전용 신규 브랜드 론칭 투자 재원에 쓰인다. 온라인 전용 라인업 기획, 퍼포먼스 마케팅 및 인플루언서 협업, 당일 배송 등 '배송특화서비스' 운영 등이 세부 내용으로 담겼다.

 
 
다만 최근 형지I&C의 사업보고서를 뜯어보면 재무 구조가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형지I&C의 올해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81.5%, 유동비율은 186.4%로 양호한 수익성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동자산의 대부분이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등 현금화에 시간이 걸리는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실제 단기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현금성 자산은 부족한 상황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커지며 현금창출력도 약화됐다.
 
올 3월 말 기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 부채는 194억원으로 보유 현금 25억원을 크게 웃돈다. 유동부채의 40%는 매입채무 및 기타유동채무가 차지하고 있다. 매출은 늘었지만 투자자산처분손실 등 기타 비용이 급증하며 당기순손실 규모를 키웠다.
 
형지I&C는 <IB토마토>에 "증자 규모 조정에 따라 기존 채무상환 계획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여 효율적인 자금 활용을 통해 차질 없이 수행할 예정"이라면서 "장단기차입금 일부의 금액에 대해서는 투자부동산의 담보가 제공되어 있는 만큼 최소한의 금융 비용의 만기연장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달 자금 신사업 베팅…주가 상향 시험대
 
이런 상황에서 형지I&C가 조달 자금 전액을 신사업에 베팅하는 배경에는 코스닥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엿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부실 기업 정리를 위해 이달부터 코스닥 상장사의 유지 기준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으로 200억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주가 자체에 대한 규정도 강화됐다. 주가가 동일하게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일 경우에도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다.
 
형지I&C의 경우 현 주가는 동전주를 벗어났으나, 기업가치는 8일 기준 85억원으로 상장 유지 조건을 한참 밑돌고 있다.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관리종목 대상이 된다. 최근 시가총액을 계산해보면 지난 6월19일 151억원을 기록한 뒤 이후엔 그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수로만 계산하면 시가총액은 13일 연속 상장 유지 조건 이하다. 이제부터 17일 연속 시가총액 200억원을 넘지 못하면 관리종목 대상이 된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간 연속 45거래일 이상 시가총액을 회복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 발행하는 주식 수를 기존 주식 수에 더하면 709만6262주다. 상장 유지 조건인 200억원을 총 주식 수로 나누면 약 2818원이 산출된다. 따라서 증자 이후 주가가 2818원 수준까지 올라야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지난 7일 종가 1967원 대비 43.3% 높은 수치다. 사실상 관리종목 지정 전까지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2주 남짓의 물리적인 시간이 충분하진 않다고 분석된다.
 
형지I&C의 주가 부양 청사진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향해있다. 오는 11월 일본 현지 론칭을 목표로 8월부터 상품 주문 발주가 진행될 예정이며 연말에 초도 물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역시 상하이의 대규모 복합문화상업지구인 '판롱티엔띠' 소재 대형 쇼핑몰에 팝업 스토어 운영을 추진 중이다. 또, 올해 하반기 최대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에 브랜드 계정을 론칭하고 왕홍(인플루언서)과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 커머스 시장을 선점해나가겠단 설명이다.
 
형지I&C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해외 신사업이 얼마나 주주들의 기대를 높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한류 열풍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 선호도가 차츰 높아지고 있단 점이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2025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 30개국 기준 전체 한류 콘텐츠 분야 중 지출액은 패션(33.9달러), 뷰티(29.7달러), 음식(24.9달러)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인기도(관심 응답 비율) 자체는 드라마·음악보다 낮았지만, 실제 지갑을 여는 금액은 패션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마뗑킴이나 한섬, 젝시믹스 등 국내 유명 패션 브랜드의 해외 시장 확장도 형지I&C의 시장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형지I&C는 <IB토마토>에 "국내에선 백화점 중심의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을 강화하는 '옴니패션'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방문자 수는 108% 늘어나며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라면서 "외부 채널 의존도를 낮춰 수수료 및 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함으로써 견고한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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