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엔무브 합병에도 현금흐름 악화…ESS가 관건
합병 이후 영업활동현금흐름 또 다시 적자
현금창출력 보완에도 총차입금 규모 3.9% 증가
SK엔무브 자금줄 전락 우려…ESS 실적 반등 '절실'
공개 2026-07-06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7월 02일 17: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SK온이 지난해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하며 리밸런싱에 나섰지만, 합병 이후에도 배터리 사업 부문의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면서 현금창출력과 재무안정성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SK엔무브의 우량한 윤활유 사업이 뒷받침하는 자금 여력에도 불구하고 합병에 따른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배터리 사업 부문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윤활유 사업 부문의 현금창출력만으로는 이를 계속 떠받치는 데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SK온이 미국 시장에서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주 등을 통해 배터리 사업의 실적을 얼마나 빠르게 개선하느냐가 SK엔무브와의 합병 시너지는 물론 이번 리밸런싱 전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SK온)
 
SK엔무브 합병에도 현금흐름 또다시 악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이 윤활유 사업을 맡고 있는 SK엔무브와 합병한 지 반년이 넘었지만 배터리 사업 부문의 수익성 부진으로 합병에 따른 개선 효과가 상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전방 수요 둔화로 외형이 축소되고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가중돼 영업적자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배터리 부문의 영업손실은 3492억원으로 전년 동기(2994억원) 대비 17% 확대되면서 합병 시너지를 통한 실적 개선 효과가 저하되고 있는 셈이다.
 
(그래프=AI 제작·IB토마토)
 
더 큰 문제는 합병 직후 흑자로 돌아섰던 현금흐름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 확대 과정에서 운전자금 수요가 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증설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현금 여력이 빠르게 소진됐다.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마이너스(-) 3639억원으로 SK엔무브 합병 효과로 흑자를 냈던 지난해(8687억원)와 비교해 142% 급감하며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잉여현금흐름(FCF)도 5308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이 단행되면서 -894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운전자금과 증설 투자 부담이 누적되면서 27조 6000억원의 잉여현금흐름상 부족자금이 발생했고 이를 외부 차입으로 메우면서 차입 부담도 불어났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총차입금은 21조 5876억원으로 전년(20조 7878억원) 대비 3.9% 늘었다. 특히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성차입금은 8조 2675억원인 데 반해 보유 현금성자산은 4조 6595억원에 그쳐 단기 유동성 커버리지가 절반 수준(56.4%)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 둔화와 공장 가동률 저하를 반영해 2차전지 관련 유형자산에 4조 7000억원 규모의 손상을 인식하면서 부채비율도 전년(241.7%) 대비 16.2%포인트 오른 257.9%로 악화됐다.
 
결국 지속된 배터리 사업 부문의 현금창출력 저하가 차입금 확대로 이어지며 재무안정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셈이다. 다만 주요 증설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향후 투자 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북미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른 AMPC 수혜 제한과 미국 외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심화 양상 등을 감안할 때 SK온이 단기적으로 2차전기 부문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 여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윤활유 사업의 안정적인 이익창출을 바탕으로 2차전지 부문의 수익성을 상당 수준 보완할 수 있고 최근 신증설 투자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투자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차입금 확대로 재무부담까지 가중…ESS 성과 '관건'
 
합병 이후 SK온의 재무안정성 또한 악화되면서 빠른 시일 내 배터리 사업 부문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마진 윤활유 사업 부문을 가진 SK엔무브의 우량한 실적과 자금 여력만으로는 배터리 사업 부문으로 인해 가중되는 재무부담과 추가 시설투자 자금 수요를 장기적으로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병 이후에도 차입금 확대와 시설투자 계획에 따른 자금 조달 압박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배터리 부문 실적 부진에 따른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차입금 부담이 불어난 탓이다. 올해 1분기 순차입금은 16조 9281억원으로 전년(15조 6346억원) 대비 8.3% 확대됐고, 이자비용을 포함한 금융원가도 전년 동기(3909억원) 대비 3.9배 급증한 1조 5229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향후 3조 1321억원 규모의 시설투자 계획까지 남아 있어 자금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SK엔무브는 SK온의 자금 보완을 위해 합병된 만큼 그동안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이어왔다. 2022년부터 합병 직전인 지난해 상반기까지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3019억원→1조 1470억원→6058억원→3114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특성상 설비투자(CAPEX) 부담도 크지 않아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2721억원→1조 1226억원→4888억원→2995억원의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다만 이처럼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윤활유 사업 부문을 흡수했다 하더라도 배터리 사업 부문의 성과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이로 인한 차입금과 시설투자 부담은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 결국 SK엔무브와의 합병 효과 자체가 훼손될 위험이 존재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완충 역할을 해줘야 할 SK엔무브의 윤활유 사업 부문마저 최근 몇 년 새 수익성이 꺾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윤활유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1889억원으로 전년 동기(1219억원) 대비 55%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최근 몇 년간의 연간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SK엔무브의 영업이익은 SK온과 합병 전이던 2022년 1조 712억원에서 2024년 6876억원으로 36% 쪼그라들었으며 최근 중간유분 수급 완화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추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윤활유 사업이 장기적으로 배터리 사업의 부담을 떠받치기엔 무리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시장에서는 SK엔무브의 현금 여력이 한계에 부딪히기 전에 ESS 공급 기회를 발판 삼아 실적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 합병 시너지와 리밸런싱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배터리 시장은 아직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배터리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은 단기간 내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올해와 내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ESS 수주를 통한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SK엔무브의 영업이익이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우수한 실적과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고 있어 장기적인 판단은 어려워도 단기적으로는 두 사업 간 보완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은 각 사가 보유한 사업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사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는 판단으로 결정된 것으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사업 구조와 미래성장의 안정성을 뒷받침할 재무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제품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 확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 기반을 마련하고 있고 유럽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회복 중이며 글로벌 ESS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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