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행산업은 전통적인 여행사 중심 구조에서 온라인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을 축으로 한 생태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기존 여행사들이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전략 강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내 OTA 기업 마이리얼트립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다만 글로벌 OTA 기업인 아고다와 트립닷컴 등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IB토마토>에서는 여행플랫폼 시장 구조를 조망하고 향후 기업들의 전략과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유여행과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드가 활성화되면서 국내 온라인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막대한 자본력과 거대 유통망을 보유한 글로벌OTA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토종OTA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웃바운드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 서비스와 콘텐츠의 질을 강화해야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해외여행·원스톱 서비스 내세운 OTA 성장세
29일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여행조사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6년부터 매년 9월 수행하는 '연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지난 2024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온라인 여행상품 플랫폼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1만28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OTA 아고다가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앞서 지난해 아고다의 이용경험률은 15%를 기록하면서 네이버(지난해 기준 14%)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선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부터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았던 2023년까지 이용경험률이 상위권을 차지했던 OTA는 야놀자·여기어때·네이버 세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아고다·여기어때·NOL(구 야놀자)이 각각 15%, 18%, 20%를 기록하며 상위권 순위가 변동됐다. 올해에는 아고다가 17%까지 늘었지만, 여기어때는 16%로 줄었고, NOL 11%로 쪼그라들었다. 네이버는 올해 전년대비 1%포인트 오른 15%를 기록하면서 다시 상위 3곳에 들었다.
올해 들어 아고다를 비롯한 글로벌 OTA의 선전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데에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영향을 끼쳤다. 특히 아고다는 글로벌OTA 중 상대적으로 국내여행 상품 비중이 높고, 아시아 지역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고객층 회복에 유리하다는 강점이 이용률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권과 액티비티 등을 원스톱으로 예약 가능한 서비스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상 숙박·항공·액티비티를 아우르는 통합 상품은 편의성과 경제성, 맞춤형 경험 제공 등을 이유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면서다. 아고다와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트립닷컴 역시 원스톱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용경험률도 2023년 3%에서 올해 6%로 올라왔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마이리얼트립 역시 단순 예약 플랫폼이 아닌 '여행 경험의 완전한 연결'을 지향하는 여행 슈퍼앱을 목표로, 여행 전·중·후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OTA와 경쟁 심화 속에서도 올해 이용경험률은 지난해 대비 2%포인트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NOL·여기어때, AI와 해외패키지 확대 집중
국내 OTA는 해외여행과 액티비티 등으로 영역을 넓혀 왔음에도 국내여행과 해외 숙소·항공권 중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지속적인 약점으로 꼽혀왔다. 이에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용률 변화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OTA들은 아웃바운드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최근 NOL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패키지 후보를 추천해 주는 맞춤형 패키지 추천 서비스를 오픈했다. 항공·숙소·일정·액티비티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구성된 해외 패키지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영역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개발·데이터 직군의 인력 채용을 단행한 바 있다. 서비스 확대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데이터 엔지니어, 프론트엔드 개발자 등 분야별 채용을 지속한다. 같은기간 아웃바운드 서비스의 고도화와 AI 기술을 접목한 여행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일종의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인 '해커톤'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기어때는 최근 일본 대형 호텔 체인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숙소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 좋은 조건으로 일본 숙박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OTA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패키지 확대와 함께 기술력과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국내 OTA는 자금력과 기술력에서 글로벌 OTA를 따라가는 게 한계가 있지만 국내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며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해외 결합상품을 제작하고 글로벌 확장을 이뤄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자본과 기술력의 싸움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 OTA 간 힘을 합칠 수 있는 영역을 더 발굴해내면서 글로벌 OTA에 대항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