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아미코젠(092040)이 전환사채(CB) 상환 풋옵션에 대비해 급하게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 아닌 일반공모 방식의 유증을 선택해 풋옵션 청구기간 도래에 따라 채무상환이 급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시인한 모습이다. 일반공모의 경우 주주배정을 위한 절차나 구주주 청약 진행 절차 등을 배제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그러나 구주주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실권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 여기에 신주 발행으로 최대주주 지배력 악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진=아미코젠 홈페이지)
일반공모 300억원 조달 추진…187억원 채무 상환용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미코젠이 지난 2024년 10월 발행한 40억 규모의 5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이 시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으로 인해 최저조정한도인 3104원에 도달했다. 지난해 12월19일 기준 전환금액은 없으며, 약 5억원이 조기상환돼 미상환 잔액은 35억원으로 파악된다.
현재 회사의 주가는 이날 오후 12시 기준 1701원으로 전환가액보다 45.20% 낮아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다.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은 올해 10월부터다. 5회차에 앞서 같은해 7월 발행한 4회차 CB도 풋옵션 행사가 코앞이다. 해당 CB 역시 지난해 9월 전환가액이 최저조정한도인 3980원에 도달했고, 풋옵션 시작일은 이달 18일부터다.
4회차 CB의 경우 발행총액 130억원 가운데 상환금액 40억원, 전환금액은 28억원으로 잔액은 62억원으로 집계된다. 즉, 회사는 총 97억원 규모의 풋옵션에 대비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지난해 3분기 말 회사의 유동비율은 53.69%에 그쳤다. 보유 현금성 자산은 115억원 남짓인 반면 단기차입금 103억원, 단기사채 143억원, 유동성장기부채 130억원, 장기차입금 586억원 등 차입금 상환 여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추가 상환 부담을 맞닥뜨린 것.
이에 아미코젠 꺼낸 카드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다. 조달자금 가운데 79억원은 올해 1분기 중 4회차 미상환잔액 62억원과 5회차 미상환잔액 18억원을 조기상환하는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송도 공장 건설을 위해 차입한 산업은행 시설자금대출을 올해 1분기부터 매 분기마다 약 27억원씩 총 108억원을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유증 모집 금액의 절반을 상회하는 187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인데, 그럼에도 5회차 CB의 경우 미상환 잔액 17억원 가량이 남아 추가적인 CB 상환 부담 여지를 남겨두게 됐다.
여기에 더해 사측은 풋옵션 청구기간 도래로 인해 CB 상환 대비가 필요함에 따라 실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자금조달이 가능한 일반공모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일반공모 방식은 구주주의 신주인수권 및 우선청약권을 배제하고 구주주를 포함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일반공모를 진행, 상대적으로 실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모집주선 방식으로 이뤄져 대표주관회사의 잔액인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청약 미달로 실권주 발생 시 실권 금액은 미발행 처리된다. 이로써 당초 회사의 자본확충 예상 대비 부족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사측은 청약률 저조에 따른 미납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를 마련한 상태다. 채무상환자금 부족의 경우 송도공장이 담보로 제공돼 있기에 금융기관과 일부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증 결과를 토대로 중소기업 신속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할 예정이다. 운영자금 부족액은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으로 우선 대체하고 추가 창입으로 부족분을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적 재무 보완 넘을지 의문…지배구조 악화 우려도
사측은 증권신고서에서 이번 유증을 통한 자본확충을 통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확립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며, 향후 사업 확장 및 영업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대표이사 명의의 주주서한을 통해서도 단기적인 재무 보완을 넘어,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자금 활용 방향으로 △세포배양용 배지·정제용 레진 사업 생산 역량 강화 및 사업화 추진 △특수효소 및 신규 효소 기술 연구개발 지속 △효소 기반 헬스케어 소재 사업 안정적 성장 기반 확보 △국내 제조사 대상 핵심 바이오소재 공급 확대 △중장기 사업 운영을 위한 재무구조의 안정성 제고 등을 기재했다.
그러나 증권신고서 내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채무상환자금을 제외하고 바이오소재 사업 운영자금으로 잡힌 금액은 113억원이다. 구체적으로 20억원은 송도 배지공장의 생산·연구개발·영업부문 인력의 인건비로, 93억원은 원부자재 매입, 지급수수료, 소모품비 등을 포함한 기타 관리비로 사용될 계획이다. 재무구조 안정성 제고 외엔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아울러 이번 유증으로 인해 지배구조의 안정성이 더욱 약화된다는 문제가 남는다. 만약 100% 청약이 이뤄질 경우 아미코젠의 최대주주인 마가파트너스투자조합의 지분율은 기존 4.94%에서 3.90%까지 하락하게 된다. 특수관계인 포함 최대주주 등 지분율은 5.81%에서 4.59%로 감소한다.
이와 관련해 사측 역시 최대주주의 경영권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적대적 M&A 등으로 인한 경영권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사측은 마가파트너스투자조합의 대표조합원을 임원으로 선임해 경영 참여를 통한 안정성 강화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호적인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아미코젠 측에 구체적인 최대주주 지분율 추가 확보 방안에 대해 묻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아미코젠은 오는 9일 주주간담회를 열고 이번 유상증자 추진 배경과 목적, 세부 일정 및 절차를 안내한 뒤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