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투자해도 늙어가는 설비…기계장치 장부가의 경고
기계장치 지속 투자에도 감가 속도 빨라 장부가 줄어
2021년 장부가 1391억원서 올 3분기 1091억원 기록
취득액이 감가 못 따라가…설비 노후 가능성
공개 2026-01-0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2일 15:3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지난해 SPC삼립(005610) 시화공장에서 근로자 기계끼임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회사의 기계장치 장부가액(총 자산 금액)이 최근 수년간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계장치에 대한 투자 규모는 늘었지만, 감가상각비가 이를 웃돌면서 장부가 총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사고와 관련된 기계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설비 노후화 가능성과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사진=SPC그룹)
 
투자 늘어도 가치 감소 더 빨라…기계장치 순액 5년간 감소
  
2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지난해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 기계의 윤활유 자동분사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 측은 ‘작동 중 사람이 진입할 경우 자동으로 멈추는 등 기능을 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숨진 근로자가 직접 기계 안쪽으로 들어가 윤활유를 뿌려야 했고, 결국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경찰 판단이다. 이에 SPC삼립의 기계장치 투자와 감가상각 흐름을 둘러싼 재무 구조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PC삼립의 연결기준 기계장치 '취득원가'는 2021년 3083억원에서 2025년 3분기 3240억원으로 5년 간 5.09% 증가했다. 취득원가는 기계장치에 대한 투자, 즉 자본적지출(CAPEX)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설비를 도입하거나 기존 설비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투입된 금액이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감가상각누계액'은 1685억원에서 2137억원으로 26.82% 뛰었다. 감가상각누계액은 기계장치를 사용하면서 가치가 줄어든 부분을 회계 상에 반영한 누적 금액이다.
 
동기 기계장치 손상차손누계액은 2021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2728만원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기계장치 가치가 장부금액보다 낮아졌다고 판단될 경우 인식되는 손실 항목으로, 관련 계정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항목과 정부보조금 등을 합산한 전체금액인 '기계장치 장부가액'은 2021년 1391억원에서 올해 3분기 1091억원으로 21.56% 감소했다. 투자에 따른 취득원가 증가에도 불구하고 감가상각 속도가 더 빠르면서, 기계장치 순장부가는 하락한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SPC삼립의 기계장치 투자가 설비 총량 확대보다는 기존 설비의 효율화와 유지·보수 중심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이러한 구조가 수년간 이어졌다는 점에서, 신규 설비 확충보다 기존 설비의 사용 기간이 길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결과적으로 안전 관리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CAPEX-감가상각 구조도 유사…자산투자 '방어적 기조'
 
기계장치, 건물, 토지 등이 포함된 총 유형자산 취득액(CAPEX)과 감가상각비를 비교했을 때도 비슷한 구조다. SPC삼립의 최근 4년간 유형자산 취득액은 2021년 389억원, 2022년 434억원, 2023년 492억원, 2024년 508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올해 3분기는 2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98억원)보다 낮아졌다.
 
반면 감가상각비는 연간 900억원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2021년 900억원, 2022년 901억원, 2023년 900억원, 2024년 91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3분기 누적 감가상각비 역시 697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유형자산 취득액(297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유형자산 취득액보다 감가상각비가 더 크다는 것은 신규 투자보다 기존 자산의 가치 감소 속도가 더 빠른 구조로 해석된다. 이러한 흐름이 수년간 지속됐다는 점에서, SPC삼립의 자산 투자 기조가 방어적 성격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NICE신용평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SPC삼립 기계설비 재무지표와 관련해 “(지표만 보면) 직관적으로 노후화된 게 많다 보니 자본적 지출 대비해 장부가액이 감소할 수는 있다고 볼 수 있고, 아마 상각이 빨리 되는 기계를 많이 투입했을 수 있다”며 “다만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정률법 등 회계처리 방식이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기계장치 장부금액과 기계장치 취득 추이를 보면 감소, 증가 등이 눈에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SPC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계 장치는 단일 설비가 아닌, 여러 설비가 결합된 생산 라인 단위 자산으로, 하나의 기계 장치가 들어서면 기간 경과에 따라 공기구부품 등을 구입해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계 장치는 내부 회계 기준에 따라 정율 또는 정액으로 지금 당장 또는 5년 또는 10년에 걸쳐 감가상각하는 부분”이라며 “감가상각누계액 증가율, 장부가액의 증액 등으로 기계의 노후화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비에 대한 수리 및 보수는 공무팀에서 매년 부품수급 등도 고려해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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