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레이다
캠시스, 감자 뒤 증자…성장보다 '버티기'
무상감자로 자본금 80% 줄인 뒤 결손금 완화
300억원 자본 확충, 유동성 관리에 '방점'
주주 배정 후 실권주 공모…높은 수수료 부담
공개 2025-12-30 14: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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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캠시스(050110)가 무상감자로 결손금을 줄인 후 유상증자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작업에 나섰다. 외형상 자금 조달이지만, 공시를 뜯어보면 이번 증자는 성장을 위한 투자라기보다 재무 구조 버티기에 가깝다. 유상증자에서는 모집총액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할지가 관건인데, 주주 참여와 주가 향방이 변수로 작용 중이다. 특히 주주 참여가 부족할 경우 실권주 처리 비용이 크게 잡힐 수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캠시스는 보통주 1446만주를 새로 발행한다. 주당 모집가액이 2075원이며, 예상 모집총액은 300억원이다.
 

(사진=증권신고서)
 
인수 대표는 유진투자증권(001200)이 맡았다. 청약기일은 내년 4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이며, 납입기일은 같은 달 16일로 예정됐다.
 
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이후 실권주 일반 공모다. 주주 구성은 권현진 대표이사 18.88%, 김상학 부사장 0.03%, 소액주주 78.44% 등이다. 일반 공모 후에도 남는 최종 실권주 잔액 인수는 대표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 몫이다.
 
소액주주 참여가 부진해 모집 예정 금액의 일부만 청약될 경우 비용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주관사가 잔여 주식을 인수할 시 캠시스는 총 발행금액의 2.0%를 기본 인수수수료로 지급하고, 추가적으로 잔여 주식 인수금액의 18.0%에 해당하는 금액을 실권수수료로 내야 한다.
 
발행주식 총수는 3분기 기준으로 7323만8901주다. 다만 캠시스는 내년 2월5일 무상감자를 시행하는데, 보통주 5주를 동일 액면금액 보통주 1주로 무상 병합하는 건이다. 해당 작업이 이뤄지면 발행주식 수는 약 1465만주로 줄어든다. 이번 유상증자는 비율이 100% 정도인 셈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유상증자와 동시에 무상감자를 단행한다는 점이다. 무상감자로 먼저 결손금을 줄이고 유상증자로 운영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실제로 무상감자가 시행되면 자본금이 369억원에서 74억원으로 감소하는 효과가 난다. 여기서 발생한 감자차익은 결손금(–720억원)을 줄이는 데 쓰인다. 자본 항목 내에서의 회계적 처리인 만큼 자본총계(550억원)는 변동 없다.
 

(사진=캠시스)
 
유상증자 주당 모집가액인 2075원도 무상감자가 반영된 예정 금액이다. 캠시스의 1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는 지난 8일 기준 690원이다. 기준주가는 688원인데 여기에 다섯 배를 하고 할인율 25%를 적용해서 모집가액이 산출됐다.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 250억원과 채무상환 자금 50억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운영자금은 카메라 모듈 사업과 관련된 원재료비 확보용이다. 새해 2분기부터 원재료 매입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60억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수주 물량을 차질 없이 소화하겠다는 의도다. 50억원은 '제34회 전환사채(CB)'의 상환에 쓰인다. 전환가액(감자 반영 후 약 4040원 예상)이 현재 주가와 유증 예정가(2075원)보다 높아,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 대신 조기상환(Put Option)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모집하는 총액은 주가 향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주당 모집가액은 2026년 2월 1차 확정, 4월 최종 확정 등을 거쳐 결정된다. 만약 캠시스 주가가 이달처럼 계속 떨어지면 모집총액도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캠시스는 공모 자금이 예상보다 감소할 경우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금융기관·특수관계자 차입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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