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 투자 결실에 소각 모멘텀…'저평가 탈출' 예고
철근 단일 사업 한계 넘으려 다양한 외부 투자
올해 부동산 펀드 수익 등으로 지분법 이익 4배 증가
자사주 소각까지 이뤄질 경우 저평가 해결 기대
공개 2025-11-2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9일 15: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한제강(084010)이 적극적인 외부 투자로 지분법 이익을 크게 늘리며 당기순이익 확대를 노리는 모습이다. 철근업계 다수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불황에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한제강의 주당 순이익은 업계 흐름과 반대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행보는 향후 자사주 의무 소각과 맞물려 저평가 문제 해소의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제강의 자사주 비율은 30%에 달하기 때문에 향후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제화 시 발행주식수가 크게 감소한다. 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발행주식수가 큰 폭으로 줄면 저평가 문제 해소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데한제강)
 
이익 확대에도 불구하고 저평가 여전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올해 별도기준 3분기 누적 매출 5770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는데, 전방 건설산업의 불황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회사의 매출은 6081억원, 영업이익 19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 올해 3분기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31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270억원) 대비 15.2%나 증가했다. 대다수 철근사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순이익 증가 배경에는 지분법 이익 증가가 있다. 대한제강은 올해 3분기 지분법 이익으로 46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지분법 이익(13억원)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지분법 이익은 관계회사 혹은 공동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투자기업의 지분율대로 배분한 회계상 이익이다.
 
다만, 대한제강은 여전히 저평가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3분기 회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4배에 불과하다. 2020년 연간 PBR(0.4배)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이후 2만원 이하에서 주가가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익 확대로 인에 자산총계가 증가하면서 저평가 문제는 만성적인 문제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향후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제화 시 저평가 문제 해소에 동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주가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자사주 소각 로드맵 등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지난 4일 자사주 50만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향성을 간접적으로 제시한 상태다. 게다가 올해 3분기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47%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지배구조도 구축된 상태다. 자사주를 무리하게 경영권 방어에 활용할 이유도 적다.
 
동시에 대한제강의 자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사업 및 관계사 지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자본이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방 건설산업의 수요에 종속된 철근업계의 한계를 넘기 위한 목적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소각과 이익 확대가 병행될 경우 저평가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대한제강은 스크랩(고철) 사업과 부동산 신탁펀드 투자로 이익을 봤다. 이지스엑스블라인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 펀드는 대한제강에 올해 3분기까지 지분법 이익 24억원을 안겨줬으며, 스크랩 업체 효진알이씨로부터 발생한 지분법 이익은 30억원이다. 이에 인공지능 스크랩 선별 시스템사 아이모스, 지역 기업 투자 펀드(BNK-경남 스마트이노베이션 투자조합) 등에서 일부 지분법 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전체 관계사 지분법 이익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주당 순이익도 지난해 3분기 1547원에서 올해 3분기 1885원으로 늘었다. 주당 이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향후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진행되면 주당 순이익 증가는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대한제강의 자사주 비율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30.88%(723만999주)에 달하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수 감소시키기 때문에 주당 순이익 등 회사의 이익 창출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대한제강은 2022년 이래로 4차례의 신탁매입계약을 체결해 자사주를 취득해 왔다. 올해 3분기 기준 자사주 매입 규모는 1000억원 이상이다. 자사주 매입분은 자본총계에서 차감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한제강은 자사주 매입이 포함된 기타자본구성요소 항목에 1100억원을 차감처리했다.
 
 
적극적인 외부 투자 지속
 
대한제강은 지속적으로 외부 투자를 이어가며 이익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제강은 지난 7월 신사업으로 점찍은 스마트팜 사업 확대 차원에서 544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스마트팜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투자는 2028년까지 계획된 상태다.
 
관계사 지분 투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외부 기업 지분 투자에만 101억원을 썼다. 스크랩(고철) AI 선별 시스템 기업 아이모스 지분 70%와 스크랩 판매업체 효진알이씨 지분 35%를 취득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가운데 투자 펀드 등에 출자하고 있다. 올해 대한제강은 지역 혁신기업 육성 펀드에 13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해당 펀드 누적 출자금은 총 24억원이다.
 
다음 과제는 지분 투자의 성과가 된다. 전체적인 투자 성적을 보면 흑자를 꾸준히 내고 있다. 싱가폴 철근 사업 법인과 물류 법인, 스크랩 등 사업에서 꾸준히 이익이 창출되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포스코가 전기로를 가동할 경우 국내 스크랩 수요가 커지며 스크랩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어 올해 3분기 지분 투자 성적을 보면 투자 규모가 큰 곳에서는 수익이 나고, 투자 규모가 작은 곳에는 손실이 나고 있어 리스크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제강은 지난 2022년 지분법 평가에 관한 별도 재무제표상 회계처리 방식도 원가법에서 지분법으로 바꿨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 전 지분 투자 회계처리에 대한 방법을 통일한 것인데, 투자 지븐율이 20% 이상일 경우 지분법을 선택해야 하는 규칙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분법은 피투자기업의 실적이 즉각 반영되기 때문에 투자 실적을 파악하기 쉽다. 이러한 회계처리 방법 변경은 투자기업의 외부 투자 확대 과정에서 활발히 이뤄진다.
 
<IB토마토>는 대한제강 측에 향후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가능성에 대비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등을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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