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용민 기자]
고려아연(010130)의 자원순환 사업 거점인 미국 페달포인트가 상반기 흑자 전환에 이어 3분기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 사업효율성 강화를 염두에 두고 인수한 IT 자산 처리(ITAD) 사업을 수행하는 MDSi도 3분기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미국 페달포인트 공장 모습.(사진=고려아연)
12일 업계에 따르면 페달포인트는 온산제련소의 친환경 동 생산능력 증설에 맞춰 동 이차원료 공급 확대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실적을 향상하고 자원순환 밸류체인을 강화하는데 페달포인트가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윤상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자회사 실적 호조로 고려아연의 연결 영업이익은 273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며 “미국 폐기물 활용기업 페달포인트 실적은 IT 폐기물 처리 MDSi 인수 효과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 페달포인트는 MDSi와 그 자회사 TSG(을 약 9935만 달러에 인수했다. MDSi는 IT 자산 처리(ITAD)와 네트워크 장비 재판매에 특화된 미국 기업으로 1990년에 설립했다.
MDSi는 AT&T 등 현지 통신사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MDSi의 2020~2023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7%였고 2024년 매출액 대비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약 11%다.
페달포인트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8월에 공개한 ‘2025년 2분기 실적자료’를 통해 인쇄회로기판(PCB) 스크랩 처리량 증가 등을 상반기 흑자전환 요인으로 거론하며 폐기물 소싱 역량 강화 및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페달포인트는 PCB 스크랩, IT 자산 등 전자폐기물 처리 사업을 수행하고 이차원료를 조달하는 사업도 확대했다. 은과 동이 함유된 태양광 폐패널·웨이퍼, 연, 니켈 등을 포함한 폐배터리를 수급하는 데 주력했고 비철금속 트레이딩을 수행하는 자회사 캐터맨(Kataman)을 통해 다양한 동 스크랩 원료를 확보하는 노력도 지속했다.
페달포인트는 태양광 폐패널, 폐납축전지 물량을 확대해 연, 은, 동, 안티모니 등의 생산 증대에 일조할 방침이다.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켐코가 건설 중인 올인원(All-in-One) 니켈제련소의 향후 가동을 대비해 블랙매스(Black Mass) 등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고려아연이 필요로 하는 동(구리) 원료를 뒷받침하는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될 전망이다. 온산제련소가 오는 2026년부터 동 건식 제련설비(Cu Smelter)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앞서 온산제련소는 제련 부산물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설비인 퓨머(Fumer) 3기를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친환경 동 제련 설비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연간 동 생산능력은 현재 3만1000톤에서 2028년 15만톤까지 늘어난다. 고려아연의 친환경 동 캐파(CAPA) 확장에 부응해 페달포인트는 미국 내 전자폐기물 처리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동 스크랩 등 이차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도 고려아연의 동 생산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본사는 2026~2028년 구리 생산능력 증대가 매출과 이익 규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