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7월과 8월 여름휴가를 보낸 자금 조달시장은 9월 들어 다시금 활기를 찾았다. 다만 분야별로 시간 차는 있다. 주식자본시장(ECM)에선 유상증자의 경우 중소형사 자금 조달이 이어졌지만 기업공개(IPO) 정체가 아직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채권자본시장(DCM)은 금융사 하반기 자금 조달이 순위를 갈랐다. 낮아진 채권 금리에 공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이어졌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선 대기업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한편 금융사 빅딜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힘빠진 'IPO', 떠오르는 '유상증자'
<IB토마토> 집계에 따르면 9월 ECM에서 KB증권이 IPO부문 1위를 차지했다. KB증권은 하반기 마지막 대어급 명인제약과 1건의 스팩주 주관에 성공하며 총 212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의 뒤는 에스투더블유 IPO를 주관한
대신증권(003540)이 이었다. 대신증권은 올해 들어 매달 중소형 IPO를 맡아 리그테이블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정체기에 접어든 IPO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다.
정체기에 접어든 IPO 시장과는 반대로 유상증자 시장은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중소형급 유상증자 딜이 이어졌다. 특히 중형 고난도 유상증자 주관을 맡은 중소형 증권사의 약진이 돋보였다.
2위는 올해부터 유상증자 시장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SK증권(001510)이다. 총 636억원의 주관실적으로 기록했다. 282억원 규모
에이비온(203400) 유상증자와 221억원 규모의
유니슨(018000) 등 모두 4건을 진행했다. 예정된 유상증자도 현재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로 꾸준한 리그테이블 입성이 기대된다.
9월 들어 ECM서 거론된 주요 딜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누적 순위는 대형 딜을 맡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순위가 고착화됐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KB증권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IPO부문 주관실적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한편 유상증자는
NH투자증권(005940)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자금조달 시작…KB증권 '선두'
9월부터 DCM은 각 기업들의 하반기 자금조달이 시작됐다. 은행지주와 증권사 중심으로 이뤄진 가운데 확연히 낮아진 채권 발행 금리를 노린 신규 기업들의 채권발행이 이어졌다.
9월 채권 발행시장 주관실적 1위는 KB증권이 차지했다. KB증권은 9월 한 달동안 28건 2조789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KB증권은 2500억원 규모
키움증권(039490) 회사채와 1500억원 규모
한국금융지주(071050) 채권을 주관했다. 이어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등 굵직한 공기업 회사채 발행도 맡아 실적을 쌓았다.
뒤를 이어선 NH투자증권이 주관실적 1조2752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은 9월 발행에선 금융채 주관보다는 기존 파트너 기업 중심의 채권발행을 주관했다. 삼성 비금융 계열사 중 유일하게 채권 시장에 이름을 올힌
삼성중공업(010140) 채권을 비롯해 롯데와 현대차그룹 자금 조달에도 참여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각각 8166억원, 7897억원을 기록하며 나란히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증권은 월간 실적에서 지난 6월 이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수실적에선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1조6815억원, 1조317억원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7400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인수실적에서 6555억원을 기록했고 키움증권이 뒤를 이어 4831억원의 인수실적을 올렸다.
누적순위는 KB증권의 1위 수성과 더불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순으로 순위가 고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어 중위권 순위에서도 SK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순의 순위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하반기 빅딜에 딜로이트 안진 '약진' 돋보여
올 3분기 M&A 시장은 대기업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고, 대형 금융사 인수합병이 순위 역전을 이끌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IB토마토> 집계에 따르면 3분기 M&A자문 실적에서 삼일PwC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회계 자문 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일PwC는 올해 3분기 회계자문 실적에서 7조2861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이전 분기 11조6043억원 보다는 다소 감소한 수치로 최근 대기업 포트폴리오 조정 딜이 마무리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
다만 삼일PwC는 해외 사업장 매각인수 딜을 주관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011170) 파키스탄 사업장 매각 딜과
삼성전자(005930)의 플랙트그룹(FlaktGroup Holding GmbH)인수 건이 있다.
딜로이트 안진은 이번 3분기에서 삼정KPMG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3분기 딜로이트 안진의 실적을 이끈 딜은 올해 M&A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거론되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건이었다. 딜로이트 안진은 해당 딜에서 매수자인
우리금융지주(316140) 측에서 회계자문과 재무자문을 맡았다. 딜로이트 안진은 해당 딜 포함 5건만으로 2조7649억원의 주관실적을 기록했다.
삼정KPMG는 2조3500억원으로 3위에 머물렀다. 삼정KPMG는
현대위아(011210) 공작기계사업부 매각 등 대기업 딜 주관을 맡아 실적을 쌓았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끝나가면서 빅딜을 주관한 딜로이트 안진에 역전을 허용해야 했다.
EY한영은 이번 분기 스킨푸드 매각 건과 미용의료기기 비올 매각건의 자문을 맡아 1조36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재무자문에서도 삼일PwC는 1위를 기록했다. 회계자문을 맡은 다수 건에서 재무자문도 동시에 맡은 결과, 삼일PwC는 재무자문 실적으로 3조547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삼정KPMG는 2조8576억원의 실적으로 재무자문 2위에 섰다. 회계자문에선 딜로이트 안진에 추월을 허용했지만, HD현대사이트솔루션 매각 등 대기업 딜에서 자문을 맡아 순위를 유지했다.
딜로이트 안진은 재무자문에서 2조5601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매각 건 관련 회계와 재무자문을 맡았지만 절대적인 진행 건수가 부족해 순위 역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EY한영이 올 3분기 9120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4위에 이름을 올린 한편 국내 증권사 중에선 NH투자증권이 비올 매각에 자문을 맡아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