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그룹을 관통하는 경영전략을 공개했다. 핵심은 '민관협력'과 '주주환원'이다. 이를 위해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에 80조원을 쏟아붓는다. 자체 투자도 늘린다. 자본건전성 악화가 예상되지만 그룹 측에서는 영향이 적다는 입장이다.
(사진=우리은행)
향후 5년간 80조원 투입…자체 투자도 늘려
29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민관협력에 향후 5년간 80조원을 투입한다. 우리금융은 이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가 키워드다.
생산적 금융 전환은 총 73조원 규모다.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 ▲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됐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조성하는 펀드로, 민간으로서는 처음 출자 의사를 밝혔다. 국민성장펀드는 인공지능과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전략 사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조성한다.
정부 중심 투자 외에도 우리금융 자체적으로도 총 63조원을 투입한다. 그룹 공동투자펀드와 모험자본 투자, 생산적금융 펀드에 약 7조원, 첨단전략산업 생태계에 대한 융자를 56조원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특히 모험자본 투자의 경우 우리투자증권이 중심이다. 현재 1조1000억원 규모인 우리투자증권의 자본금을 증자하겠다는 계획으로, 기업의 생애주기에 따라 투자한다. 이를 위해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PE, 우리자산운용을 중심으로 5조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특히 우리벤처파트너스는 벤처 기업의 자금 공급 역할을 맡는다.
기업 금융에 대한 집중도도 높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3년 부동산 금융을 축소시키고 자산 리밸런싱을 진행해왔다. 융자인 만큼 프로젝트 주체는 은행이다. ▲케이-테크 프로그램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11조원 ▲국가 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 및 소상공인 금융지원 3조원 등으로 융자 구체화도 마쳤다.
생산적 금융 전환과 더불어 포용금융도 확대한다. 서민금융대출 공급 확대와 정부 연계사업 지원 강화 등 유동성 공급에 7조원을 붓는다. 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를 7개에서 11개로 늘리고 저신용자에 대한 금리도 인하한다. 우리금융은 매년 11만명씩 5년간 총 55만명의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도 자본영향 없을 것"
우리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확대에 따른 자본 안정성 및 건전성 악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금융은 가계대출과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줄여 여력을 마련한 뒤 기업대출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가이드 엄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일반 대출은 줄인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의 가계대출은 147조6130억원이다. 지난해 말 144조4110억원에 비해 2.2%,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6% 성장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은 52조9010억원, 중소기업대출은 126조1010억원이다. 지난 5년간 기업대출 성장률은 약 4%인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연 10%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개인금융의 비중이 현재 50% 정도라면, 향후 40%로 줄이고 기업 대출 비중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업 대출 확대를 중심으로 한 계획이 밸류업과 동시에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기업대출은 가계대출 대비 위험가중치가 크다. 밸류업 정책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의 경우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 비율로 산출되다보니 영향이 불가피하다.
상반기 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2.76%다. 지난 2021년 말 11.43%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12.45%에서 12.76%로 올랐는데 당기순이익 증가 영향이 컸다. 올해 들어 전년 대비 분기 배당이 11.1% 늘어나는 성과도 거뒀다.
다만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할 경우 보통주자본비율의 유지나 상승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상반기 우리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은 230조4110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줄어들었으나, 보통주자본비율은 0.16%p 하락시키기도 했다.
건전성도 마찬가지로 기업대출 영향이 크다. 상반기 기준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4%로 전년 동기 대비 0.14%p 증가했으며 가대출은 0.17%로 기업대출 대비 낮은 수준일뿐만 아니라, 1년간 0.04%p 오르는 데 그쳤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기업금융은 일반 가계대출보다는 위험가중치가 높으나,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력 가능한 수준에서 자본을 배분했다”라면서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