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BNK캐피탈이 캐피탈 업권에서 개인신용대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신용대출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이어 자산건전성을 위협하는 제2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BNK캐피탈은 이 부문에서 건전성이 악화되고 대손비용까지 불어나면서 수익성에도 타격을 입었다.
개인대출 규모 3조원 돌파…건전성 지표도 악화
18일 여신전문금융업계에 따르면 BNK캐피탈은 개인신용대출 자산 규모가 올 상반기 기준 2조7856억원이다. 전체 영업자산 9조8769억원에서 28.2%를 차지한다. 특히 주요 캐피탈사 19개 가운데 BNK캐피탈의 익스포저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인 개인신용대출 외에 개인사업자 주택담보대출도 3978억원 있다. 이것까지 감안하면 개인대출은 총 3조1834억원이며, 영업자산 내 비중은 32.2%로 상승한다.
BNK캐피탈의 개인신용대출은 지난 2023년부터 빠르게 증가했다. 그동안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1조7002억원 ▲2022년 1조8041억원 ▲2023년 2조3083억원 ▲2024년 2조7608억원 등으로 나온다. 당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캐피탈사 조달금리도 치솟았는데, 이자마진 확보를 위해 고수익 자산을 늘렸던 것이다.
개인신용대출은 거액여신 리스크가 있는 기업금융,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보다는 신용위험이 덜하다. 자산이 소액다건으로 구성되는 만큼 분산도 역시 높은 편이다.
다만 차주 구성 측면에서는 불리한 면이 있다. 기본적으로 제2 금융권은 차주 신용도가 제1 금융권 대비 열위하기 때문이다. 고금리로 경기 침체가 지속돼 왔던 상황에서는 한계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캐피탈사는 연체가 늘어 건전성이 저하된다.
BNK캐피탈의 경우 개인신용대출 부문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말 4.0%에서 올 상반기 5.8%로 1.8%p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같은 기간 0.7%p 개선됐지만 그럼에도 8.6%로 높은 편이다. 전체 채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0%다. 지난해 말보다 0.4%p 올랐는데, 개인대출의 건전성 악화가 주요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PF보다 개인대출 부실 더 커…수익성에도 직격탄
건전성 악화 원인 1순위였던 부동산 PF 대출은 익스포저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2022년 1조6810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PF 대출 규모는 2023년 1조4114억원, 2024년 1조19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 8762억원으로 축소됐다.
PF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5.9%다. 수치가 매우 높지만 자산 규모가 작은 만큼 고정이하여신 금액은 1393억원으로 나온다.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5.8%)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고정이하여신 금액이 1616억원으로 산출된다. 여기에 개인사업자 대출까지 고려하면 개인대출의 고정이하여신은 1972억원으로 불어난다.
(사진=BNK금융)
개인대출의 부실채권 익스포저가 PF 대출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이다. 게다가 개인신용대출은 향후 건전성 개선도 더디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내려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됐지만 내수 부진으로 차주의 상환 여건이 계속 저하되고 있어서다. 개인신용대출은 도매·소매업, 음식점업, 운수·창고업 등 업종 특성상 경기 민감도가 높다. PF 대출에 이은 건전성 악화 제2 뇌관으로 꼽히는 이유다.
건전성이 악화되면 결국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손충당금을 쌓는 데 들어가는 대손비용이 커져서다. BNK캐피탈은 상반기 대손비용이 809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35.7%(21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대손비용은 1740억원이었다.
상반기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이 1732억원으로 전년 동기(1696억원)보다 많았음에도 영업이익이 923억원으로 176억원 줄어든 배경에는 불어난 대손비용이 있다. 조달비용은 금리 하락으로 계속 줄어들 예정이지만 대손비용은 전적으로 건전성 관리 수준에 달렸다.
대손충당금 잔액은 2383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 대비 커버리지 비율이 62.5%에 불과하다. 100%보다 한참 낮다. 부실채권 완충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다. 건전성 악화로 충당금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 대손비용은 그만큼 또 늘어난다.
BNK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 개인신용대출 부분의 건전성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업계 전반의 공통된 인식”이라며 “당사도 보수적인 여신 심사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CSS(Credit Scoring System)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나 연체 경험이 있던 고객 등 취약 차주에 대한 모니터링과 별도의 심사 전략도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